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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 원목실 교역자 이만기 목사 '지각이 깨어진 인간'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07-07 10:24

안양중부교회 교육부 담당 이만기목사./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지각이 깨어진 인간.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 앞에서 범죄하기 전에 만물의 형상을 보고 "알았다"고 말할 때, 아담에게 있어 무엇을 <알고 있다>는 것은 <아는 것을 모르지 않고 '정확하게' 알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인식하고 인지하고 있는 것에서는 헷갈림 없이 그 형상이 만들어지고 목적하는 바를 명확하게 알았다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과 같이 전지의 관점이 아니라 지각에 있어 <총명함과 명철함>이 완전하였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과 하나님은 구별된다.

   하지만 죄를 지은 아담은 하나님과 같이 <전지>할 것을 예상하여 '불순종'했지만 결과는 완전 반대였다.

   전에는 <아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분별>할 수 있었지만 후에는 <아는 것 조차 제대로 알 수 없게 되어 분별하지 못하고 섣부른 판단>만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구조적으로나 심미적으로나 <앎>에 대한 모든 체계가 엉망이 되어버린 인간은 쉽게 판단하고 쉽게 결정하며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괴물이 되어버렸다. 성경은 이것을 죄라고 말한다.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자원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며 청지기적 사명을 물려받아 다스려야할 인간이 서로 헐뜯고 배제하고 혐오하며 자연파괴는 물론 온갖 이기적인 방법들로 각자도생하는 현실이 지금의 세계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간헐적으로 제도와 사상, 이념에 기대어 시스템을 만들어보지만 그 어느것도 수정보완 되지 않으면 결코 인간을 존속시킬 수 있을만한 체계는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서구 선진국들에 대한 환상은 깨졌고 따라가야할 모델이 사라진 우리나라는 자체적인 모델이 되어 치열한 경쟁 안에서 존립하며 동시에 생존해야하는 거대한 과업을 등에 지고 있다. 

   지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결코 만만하게 볼만한 것이 전혀 없는 대한민국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말 그대로 '다이내믹'인 것이다. 

   생존을 위한 레이스가 가장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속에서 교회와 선교 그리고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응책은 쏟아져 나오지만 어느 것 하나 피부에 와닿는 것이 없음을 느끼며 '이래서 펜데믹인 것인가?' 라는 자조적이고 쓸모없는 깨달음만 가져다 주고 있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결론을 맺어보자면 우리 모두는 잘 <모른다>는 것이다. 반면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에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 이것만은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의심하고 있는 자신은 결코 의심할 수 없다는 명제안에서 인식론의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 평가받지만 그의 사상도 역사 안에서 폐기되고 수정되며 새롭게 변형되어 오늘날에 이르면서 다소 받아들이기 힘든 기형적인 형태로 우리의 현실 속에서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변이된 괴팍한 인식론들은 좀비처럼 변종되어 그 확산 속도가 더욱 급속화 되고 있다. 

   전에는 전혀 상식이라고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들이 지금은 당연한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예전으로 회귀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꼰대처럼 비춰지는 것 같아 조심스럽기까지 하다.

   지각이 깨어진 인간의 비참함이란 확증편향의 오류 속에서 <내가 정답>이라고 외치는 아우성 가운데 만들어진 결과물에 불과하다. 

   그 비참함을 더 이상 경험하지 않으려면 인간은 스스로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발전적 문명론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잠잠히 또 겸손하게 하나님 앞에 거하는 것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기적인 인간의 멈춤이 지구 생태계를 일시적으로나마 복원시켰던 것처럼 우리 역시도 비뚤어지고 왜곡된 지각을 잠시 멈추고 서로 어떻게 상생할 것인지에 대한 진중한 논의가 그 어느때보다 더 필요한 시기임을 느낀다. 아니, 이기적인 태도를 버린 기도가 더욱 필요한 시기다.

   누구나 아는 상식과 같은 이야기를 끄적이며...다시 한 번 기도의 문을 닫지 말것을 결단하며 두 손을 모은다.

 _ 주님 우리를 도와주소서. 우리의 앎은 어린이와 같습니다. 깨달아 알게 하옵소서(고전13:11).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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