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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 원목실 교역자 이만기 목사 '도우미가 필요한 방'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07-11 20:58

안양중부교회 교육부 담당 이만기목사.(사진제공=안양중부교회)


도우미가 필요한 방


    고등학교 시절 양천구에서 살고 있었던 나는 교육에 적합한, 아니 거의 최적화된 동네에 살고 있었다. 고등학교 근처에 있었던 상가건물 거의 모두가 학원이었기 때문이다. 간혹 보이는 반찬가게, 교복판매점 그리고 편의점과 문방구를 제외하면 다수가 학원 아니면 독서실이었을 정도로 그랬다.

     고3이 되고 대학에 입학 후 2학년까지 마치고 군대를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꽤 많은 문화충격을 받았다. 어떤 측면에서는 순수하다고 말할 수 있고 또 어떤 면에서는 세상 물정 모르는 그런 신학생이었던 기억이 있다. 

     그 중 기억나는 건, 군생활 할 때 주말 외출을 빌미로 선임들과 피씨방을 갔다후에 밥을 먹는 익숙한 코스를 지나며 나누었던 이야기다. 그 이야기의 핵심 주제는 노래였다. 

    누가 노래를 잘하니 못하니를 이야기하다 자연스럽게 노래방 이야기가 나왔고 한 선임은 이렇게 말했다. "거기 가봤어?" "어디?" "도우미 있는 곳!"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도록 코칭해주는 도우미가 있는 노래방이 있는 줄 알았다. 고참들은 돈이 없어서 못가고 어린애들은 잘 안받아 준다고 이야기 하길래 꽤나 까다로운 도우미라고 생각했다.

     그 후 몇 개월이 지나도록 그 진짜 의미를 몰랐는데 어느날 휴가를 다녀온 고참이 휴가 때 노래방 도우미들과 어울렸다는 이야기를 마치 기가막힌 비밀을 떠벌리는듯 마냥 썰을 풀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곁에서 듣던 나는 도우미의 뜻을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하긴 노래를 부르는데 무슨 도움이 필요하겠어..." 

     허탈감과 함께 민망함 밀려왔다. 그 이야기가 벌써 십 수년전 이야기다. 그러나 여전히 도우미 노래방은 성행중이다. 예배를 오고가는 길목에 즐비한 도우미 노래방들을 보며 예배당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내 인생에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모이는 방과 자기 인생에 나 밖에는 없으니 마음껏 즐기고 가자 외치는 사람들이 모인 방들이 존재한다. 때로는 어떤 방들은 성적 착취와 폭력이 난무하고 음주가무를 넘어 마약이 넘치는 방까지...존재한다.

     우리는 모두 도움이 필요한 방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방의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삶은 너무나도 달라진다.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이며 영원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 어떤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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