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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빛교회 윤용 목사, '당연한 건 없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09-22 01:25

말씀의빛교회 윤용 목사.(사진제공=말씀의빛교회)


[당연한 건 없다]

(창세기 48:8-22)

1. 당연한 적이 없었던 장자권

장자권은 당연히 장자에게 돌아간다고사람들은 생각하겠지만,
하나님 나라에서는 '당연히' 장자에게 돌아가는 장자권은 없다.

아브라함의 장자 이스마엘이 장자권을 받지 못했고,
이삭의 장자 에서가 장자권을 받지 못했고,
야곱의 장자 르우벤이 장자권을 받지 못했다.

객관적으로 '장자'인 그들 대신
장자가 아닌 이삭과 야곱과 요셉이 장자권을 받았다.
이제 야곱이 장자권의 복을 빌어줄 때가 되었는데,
요셉의 아들들 중에서 동생인 에브라임에게
오른 손을 얹어서 장자의 복을 빌어주었다.

(창 48:14, 새번역) 그런데 이스라엘은, 에브라임이 작은 아들인데도 그의 오른손을 에브라임의 머리 위에 얹고, 므낫세는 맏아들인데도 그의 왼손을 므낫세의 머리 위에 얹었다. 야곱이 그의 팔을 엇갈리게 내민 것이다.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팔을 엇갈리게 내밀어서 
장자권을 에브라임에게 넘겼다.
야곱은 자신의 욕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알았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렇게 축복한 것 같다.

요셉에 이르기까지 장자권은 한 번도 
장자에게 주어진 적이 없었던 것이다.
왜 장자권이 장자들에게 주어지지 않았을까?

이는 하나님의 은혜의 속성에 대해 말해준다.
하나님의 은혜는 세상의 그 누구도 
'당연하게' 받을 수는 없다.

세상의 관습과 문화에 따라,
또는 가문의 전통에 따라 '자동적으로' 장자권을 받는 것은
적어도 하나님에게는 용납되는 일이 아닌 것이다.

하나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자유로우신 분'이다.
하나님의 은혜는 하나님의 자유로운 결정에 따라 
하나님이 정하신 사람에게 주어진다.

세상의 그 누구도 은혜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고
은혜를 받은 사람은 그 은혜를 하나님의 '선물'임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은혜는 '당연히' 또는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 사실을 잊으면 패역한 자가 된다.

2. 세겜에 대한 의문

야곱이 이상한 말을 했다.

(창 48:22, 새번역) 그리고 네 형제들 위에 군림할 너에게는, 세겜을 더 준다. 세겜은 내가 칼과 활로 아모리 사람의 손에서 빼앗은 것이다.

요셉에게 가나안에 있는 세겜 땅을 유산으로 준다고 선언한 것이다.
요셉은 이집트에서 죽을 것이다.
세겜 땅을 요셉에게 유산으로 준들 요셉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러나 후대에 땅 분배에서 세겜 땅이 
에브라임에게 분배됨으로 
야곱의 말이 성취가 되었다.

그러나 요셉의 입장에서 본다면 
살아서 들어가지도 못할 땅을 유산으로 받은 것이니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 아닐까?

그러나 야곱은 최고의 유산을 요셉에게 물려주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요셉이 받고 누리지도 못하겠지만,
장차 자기 백성들이 약속의 땅에 다시 들어가고 
그 땅에서 살아갈 하나님의 약속이 있음을
요셉이 잊지 않고 살아가도록 한 것이다.

최고의 유산은 무엇일까?
눈에 보이는 땅과 집과 현금일까?
세상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그리스도인의 생각은 달라야 한다.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니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내가 살아가면서 누릴 수 있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고,
하나님의 약속, 장차 들어갈 본향이 있음을,
하나님의 약속과 본향을 향한 소망을 결코 놓치지 않고 살아야 함을 
새겨주는 것이 그리스도인에게는 최고의 유산이다.

3. 나는?

어제 설교를 하면서 새삼스레 나의 설교에 은혜가 되었다.
그리고 갑자기 마음 깊은 곳에서 울컥하는 감격이 밀려왔다.

'내가 설교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니',
'내가 이런 내용의 설교를 하는 사람이 되다니',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나는 결코 고상한 사람이 아니었다.
지금도 여전히 별로 고상한 사람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놀랍게 느끼고 있다.

내가 하는 설교가 스스로 은혜가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나는 결코 이런 고상하고 은혜로운 내용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세속적 욕망에 사로잡혀 
부자가 되려고 안달했던 사람이었다.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집에 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성공을 과시하고 싶은 
지극히 세속적인 욕망을 가지고 
미친듯 일을 했던 사람이었다.

주변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영향을 받아서 
온갖 더러운 탐욕에 유혹을 받으면서 
괴로워하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사람이었다.

그대로 살아가다가는 신자됨을 잃고 
불신자처럼 살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살기 위해서 말씀을 붙들었고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치열하게 말씀을 묵상했을 뿐이다.

그런데 말씀의 능력이 나의 마음에 조금씩 담대함을 주었고 
급기야 내 삶을 정리하고 경기도로 올라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우유부단하고 안정을 좋아하던 나로서는
내릴 수 없는 결정이었다. 

나는 그저 살기 위해 말씀을 묵상했을 뿐인데
말씀의 능력은 나를 살릴 뿐 아니라
이렇게 행복한 목사로 살아가도록 나를 이끌었다.

지금의 나의 삶을 생각할 때마다 
너무 감사하고 너무 기쁘고 감격스럽다.
그리고 과거의 처절했던 나의 상태를 잊지 않는다.
그 대조가 하나님의 은혜를 선명하게 알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죽어 마땅한 자요,
지옥이 당연한 자다.
결코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에 당연한 사람이 아니고
말씀을 전하며 살아가기에 마땅한 사람도 아니다.

그러니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삶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어느듯 나는 5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되었다.
전적으로 선물인 삶을 행복하게 누려가는 이 삶에서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목사된지 3년 반이 된 이제서야 비로소
후대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든다.
나는 자녀들에게, 그리고 교회의 후대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까?

교회는 번듯한 건물도 없고 
많은 재정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자녀들에게 물려줄 재산도 거의 없는데,
나는 무엇을 유산으로 남길 수 있을까?

당장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겜을 
유산으로 남긴 야곱을 생각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에게는 
가장 소중한 유산이 있다.

지금 내가 누리는 이 '행복'이다.
돈이 많아서도 아니고 
세상에서 인정을 받아서도 아니고 
유명한 사람이 되어서도 아니고 
오직 말씀 하나에 삶을 걸고 살았을 뿐인데
말씀을 올바르게 전하고 나누려 애쓰고 있을 뿐인데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의 나의 이 상태를 그대로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다.

자녀들에게도 교회의 후대에게도 
말씀 하나에 삶을 걸고 살아갈 때 누릴
가장 본질적이고 깊은 행복보다 
더 좋은 유산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자격 없는 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
그래서 결코 당연하거나 마땅하지 않고 
너무나 감사하기만 한 이 은혜를
나의 남은 날 동안 더 깊이 누려가길 소망한다.

그리고 말씀 하나에 삶을 걸고 살아갈 때 누릴
이 깊은 행복의 삶을 후대에게 잘 전수할 수 있길 
또한 간절히 소망하는 아침이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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