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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인 18살에 성폭력 피해 고백, "범인은 내 또래...그 역시 피해자"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이상진기자 송고시간 2020-09-23 00:00

(사진=장재인 SNS)


[아시아뉴스통신=이상진 기자] 싱어송라이터 장재인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장재인은 지난 22일 SNS를 통해 "오늘 참 오래된 앨범의 녹음을 끝낸 기념, 밤잠처럼 꾸준히 다닌 심리치료의 호전 기념! 글을 남긴다.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1년이 걸렸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첫 발작은 17살 때였고,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치료를 한다고는 했지만 맞는 의사 선생님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때 당시엔 병원 가는 걸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가 못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이십대가 된 나는 24살~29살까지 소원이 제발 제발 진짜 조금만 행복해지고 싶다 였는데, 그게 맘먹고행동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더라. 좋은 생각만 하고 싶어도, 열심히 살고 싶어도 마음 자체가 병이 들면 자꾸만 무너지는 거라."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렇게 긴 시간 나는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요즘. 우선 행복이란 단어 자체를 내려놓았고 나는 낮은 자존감에 묶일 수밖에 없는 삶을 지나온 걸 인정했고 무엇보다 일 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많은 증상들이 호전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18살에 앨범을 계획하며 내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하기로 다짐했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그렇게 행한 이들을 보고 힘을 얻어서다. 어릴 적에, 나랑 똑같은 일 겪고도 아님 다른 아픈 일 겪고도 딛고 일어나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 보면서 버텼다. 내가 그랬던 거처럼, 내가 받은 그 용기를 내가 조금만이라도 전할 수 있다면 그럼 내가 겪었던 사건들도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 하고. 그런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저를 붙잡았던 것 같고 지금도, 그럴 수 있다면 참 맘이 좋겠다 싶다. 첫 타래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읽기에 괜찮을까 염려되고 미안하다. 긴 글 여기까지 왔다면 또 고맙고. 잘하는 게 이야기 뿐이라 조금씩 앨범과 함께 이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어보려한다. 아주 사적인 이야기지만, 사람들의 아픔과 불안은 생각보다 많이 닮은 것 같더라."라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운 글을 통해 "감사하다.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이 됐다. 그 이후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제 또래의 남자분이었다.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다. 한 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보더라.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 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다만, 돌아보고 너비보면 그 때 이 일이 생긴 건 니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예요.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혹시나 혹시나 아직 두 발 발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장재인은 지난 2010년 SBS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 OST - 'Please'로 데뷔했다.

dltkdwls31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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