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 금요일
뉴스홈 종교
KEEN Ministry Coordinator 정서영 선교사 '삶으로 그리고 찬양과 기도의 열매로!'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10-17 00:37

드림플러스 한인교회 목회자 정서영 선교사.(사진제공=드림플러스)

28 예수의 소문이 곧 온 갈릴리 사방에 퍼지더라
The impure spirit shook the man violently and came out of him with a shriek.

카렌친구들과 같이 마스크 제조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3일이 지났다. 함께 일하고 함께 살아보니 그간 어떻게 한국에서 살았을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3일만에 이 정도라면 이들이 보낸 3년 안밖의 시간은 어쩌면 내가 상상할 수 없을만큼 힘겨운 시간들이었을지 모르겠다.

첫 날 공장 숙소에 도착했지만 숙소 주변은 그냥 시골이라 아무 것도 없고, 요리가 금지인 숙소 규칙 때문에 숙소에는 음식을 할 수 있는 도구가 전혀 없었다. 저녁으로 컵라면을 사왔지만 먹을 수 없었기에 다음 날 커피포트를 구해 오기로했었는데 배고팠었는지 어떤 친구는 과자처럼 그냥 먹었고, 어떤 친구는 샤워기 물을 받아서 그렇게 컵라면으로 저녁을 먹었다 한다.

다음 날 아침에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너무 혼란스럽고 무거웠다. 이렇게 까지 였었겠다는 생각이 그제서야 들었다. 

다른 직장보다 대우와 조건이 좋은 이 공장에서 카렌 친구들을 고용할 수 있는 최소 인원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그리고 장기적으로 카렌재정착 난민분들이 원하는 비도심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그리고 앞으로 감당하며 나아가야할 킨미니스트리 사역을 위해 나도 같이 공장에서 일하며 그 준비과정을 함께 하기로 했다. 자동화 공정의 생산직은 기계 앞에 앉아서 정해진 근무 시간동안 잠간이라도 한 눈을 팔면 안되는 일을 한다. 기지게도 마음 껏 펴지 못할 정도의 짧은 시간. 제자리에서 근무 시간동안 계속해서 일해야 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기계에서 나는 소음을 들으며 일하는 것도 여간한 일이 아니다. 

속도가 빨라지면 힘들고 늦어지면 졸린... 그런 일을 하다보면 단순하게만 생각했었던 이 단순노무직이 나에겐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기계에서 나는 소리를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계속 속으로 그 음과 소리를 따라하게 된다. 반복해서 들리는 기계음. 이잉음끽쓰~ 이잉음끽쓰~ 계속해서 나도 모르게 머리 속으로 따라하다 그것이 노이로제 증상같이 나를 힘들게 할 때쯤 그 소리가 이렇게 바뀐다. 있~으면 감사, 없~어도 감사! 있~으면 감사, 없~어도 감사!! 그러고 나니 그렇게 신경 쓰이던 기계음이었지만 있~으면 감사, 없~어도 감사를 되뇌이며 서서히 마음이 평안해 진다.  

손들이 익숙해지고 기술자의 조절에 따라 서서히 기계의 속도가 올라가고 탬포도 빨라진다. 잠간 눈 돌릴 틈도없고 기지게 펼 여유도 없이 빨라지는 기계의 소리도 더 요란해 진다. 다시 뇌를 울리는 소리와 함께 나도 모르게 음을 따라간다. 잇쓰~칙씅~ 잇쓰~칙씅~ 그리곤 이내 이 템포와 소리에도 익숙해 지고 이렇게 되뇌이기 시작한다. 예수찬양~ 예수찬송~ 그리곤 CCM가사가 떠오르고 다른 이들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나직히 찬양을 부르기 시작한다.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즐거운 일 아닌가?

그렇게 조용히 읍조리듯 찬양하며 하나님께 기도한다. 카렌 분들과 함께 일하며 이 곳에 하나님의 이름이 전하여지길. 삶으로 그리고 찬양과 기도의 열매로!



jso8485@naver.com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실시간 급상승 정보

포토뉴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