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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우리가꿈꾸는교회 김병완 목사,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어떻게 하나님을 섬길 수 있을까?'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10-31 15:08

수원 우리가꿈꾸는교회 김병완 담임목사.(사진제공=우리가꿈꾸는교회)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어떻게 하나님을 섬길 수 있을까?>

인생이 잘 풀려서 하나님께 상상 못할 헌금을 내어드렸던 분을 보았다. 보기드문 모습이다. 

반대로 인생이 고달파서 요즘 신앙생활 할 여유가 없다고 말하는 분들도 보인다. 사실 보기흔한 모습이다.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한번씩 하곤 한다. 내가 나중에는 잘 되서 선한영향력을 끼쳐야지. 이번에 지원한 회사에 붙여주시면 십일조 생활 꼭 해야지. 내 사업을 하는 날이 오면 많은 개척교회들을 돕는 사람이 되어야지.

그런데 현실은, 그런 날이 잘 오지고 않을 뿐더러, 그런 날이 오더라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은 그때에도 여유가 똑같이 없기 때문이며, 혹 조금의 여유가 생기더라도 조금 더 뒤로 미루고 싶은 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지금 섬기지 않는 사람은 그 날에도 섬기지 않는다. 지금 섬긴 사람은 이전부터 섬겨왔던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그동안 ‘잘된 사람들’의 외적으로 드러난 헌신들을 보며, 나도 저 자리에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해왔던 것도 심술궂은 마음일 뿐이고, 나보다 ‘안된 사람들’을 보며 헌신하지 않기 때문에 악순환이라고 말하는 것도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 잊어버려서 하는 소리다.

사무엘하 15장에 다윗은 아들 압살롬에게 반역을 당해 예루살렘에서 좇겨났다. 왕인데 망했다. 그는 ‘유배지’로 밀려난 왕이 되었다.

제사장 사독과 수많은 레위 사람들이 하나님의 ‘언약궤’를 들고 따라왔다. 모세의 두 돌판과 아론의 싹난 지팡이, 광야에서 주어 담은 만나가 든 항아리가 들어있는 언약궤는 이스라엘에게 ‘하나님’과 같은 상징이었다.

이스라엘은 언약궤가 있는 곳에 ‘하나님’이 계신다고 믿었다. 자연히 왕에게 ‘언약궤’를 챙겨서 따랐던 무리들의 마음 또한 그의 삶에 ‘하나님’이 동행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였을 것이다.

‘언약궤’가 갖는 상징성을 안다면 이것은 반드시 챙겨야 하는 것이었다.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갖는 권한의 정당성도 ‘언약궤’에 달려있다. 언약궤가 있다면 다시 재기를 노려볼 수 있고, 새로운 터전에서 새로운 수도를 세울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다윗이 이를 돌려보낸다는 사실이다. 다윗은 제사장 사독과 레위인들을 돌려보냈다. 자신에게 가장 필요했던 사람들도 일부 그 자리에 두고 떠났다.

그날 다윗의 뒷모습을 사무엘은 이렇게 기록한다.

“그의 머리를 그가 가리고 맨발로 울며 가고(30절)”

다윗이 언약궤를 가져가지 않은 이유는 그가 현재의 어려움을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바라봤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여호와 앞에서 은혜를 입으면 도로 나를 인도하사 내게 그 궤와 계신 데를 보이시리라(25b절).”

다윗은 아팠지만 받아들였다. 이로서 다윗의 신앙관이 자기중심적이지 않고 하나님중심적인 것이 드러났다.

다윗은 자기의 시간표에 하나님을 가져오지 않고, 하나님의 시간표 속에서 자기 자신이 살고 있음을 알았다.

그가 언약궤를 제자리에 놓고 고난을 감내한 이유다.

우리는 고통 중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을까? 그것은 고통을 그대로 감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때로는 너무 똑똑해서 우리는 재빠르게 회개 기도부터 한다. 갑자기 교회를 열심히 나간다. 그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통의 이유’를 발견하지 않고 고통을 통과하는 것만큼 무익한게 없다.

인생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고통을 허락하신 이유 또한 발견해야 한다. 그것은 먼저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를 물고 진통을 견디며, 침묵으로 지난 날들을 성찰하는 것이다. 돌이킴은 그리고 나서 해도 늦지 않는다.

하나님은 의도하신 바가 이뤄졌을 때 비로소 우리를 ‘귀향’ 시키신다. 돌이키는 자에게 동굴은 밝은 터널이 된다. 하나님은 우리가 고난을 빨리 탈출하는 것보다 고난의 이유를 발견하고 ‘통과(success)’하기를 원하신다.

고난 속 하나님의 주권을 믿고, 그분께서 허락하신 시간을 감내해보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 시간의 의미를 바르게 생각해보자.

너무 빨리 기도하며 반전을 도모하기 보다 잠깐이라도 머리를 가리고 맨발로 울며 걷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때엔 그것이 예배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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