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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는교회 최준영 목사,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11-28 03:54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품는교회 최준영 목사./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세속주의에 물든 교회. 한국교회가 쇠락하는 원인이며 현실이라고 지적된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며 안타까운 마음에 그런 모습을 보이는 분들에 대해 성토하고, 분을 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는 내 갈 길이나 똑바로 가자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통해 한국교회를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생각해보게 된다. 

마태복음_18장_11-20절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잘 알려진 읽은 양의 비유를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라고 하시면서 한가지 질문을 던지신다. “만일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길을 잃었으면 그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두고 가서 길 잃은 양을 찾지 않겠느냐”(12절).

여기에서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티 휘민 도케이)는 질문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질문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도록 하는 화법이다. 동시에 이어지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내리도록 강조하는 수사학적인 질문이다. 즉, 당시 문화권에서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 나머지 아흔 아홉마리를 두고 찾으러 가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의 결론과 그 것에 담긴 의미를 말씀하신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찾으면 길을 잃지 아니한 아흔아홉 마리보다 이것을 더 기뻐하리라 이와 같이 이 작은 자 중의 하나라도 잃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니라”(13-14절).

잃어버린 양에 대해 말씀하신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공동체 가운데 죄를 범한 형제를 어떻게 대할지에 대해 말씀하신다. “네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가서 너와 그 사람과만 상대하여 권고하라 만일 들으면 네가 네 형제를 얻은 것이요 만일 듣지 않거든 한두 사람을 데리고 가서 두세 증인의 입으로 말마다 확증하게 하라 만일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고 교회의 말도 듣지 않거든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라”(15-17절).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이런 공동체 관계를 확장하셔서 말씀하신다.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진실로 다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18-20절).

오늘 본문의 두개의 단락은 서로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두 단락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고자 하시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앞 단락의 잃은 양의 비유는 누가복음 15장의 잃은 양의 비유와 거의 동일해보이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먼저 누가복음 15장은 세리들과 같이 식사하시는 예수님에 대해 수근대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을 대상으로 말씀하신다. 또한 양을 ‘잃다(아폴뤼미)’는 동사가 바로 뒤에 나오는 드라크마를 ‘잃다’와 동일한 단어가 쓰이면서 양이 무의식적으로 길을 잃었음에 좀 더 의미를 둘 수 있다. 

반면, 본문은 예수님의 제자들을 대상으로 말씀하신다. 또한 본문에서 양이 ‘길을 잃다’(플라나오)에 쓰인 동사는 미혹을 받아 고의로 곁길로 나갔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 가운데 예수님께서는 바로 뒷 문단에서 죄를 범한 형제에게 어떻게 할지를 말씀하신다. 이것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오늘 말씀에서 공동체 안에서 연약한 자들, 혹은 잃어버린바 된 자들에 좀 더 집중하시면서 말씀하시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수님은 공동체 가운데에서 잃어버린바 된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셨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팔 가롯 유다조차도 끝까지 사랑하셨고, 그에게 경고하시며 돌아올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다(요13장 참조).

따라서 예수님께서 죄를 범한 형제를 어떻게 권징할지 말씀하시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이 죄를 뉘우침으로 하나님께로 온전히 돌아오도록 하시는 사랑에서 비롯된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넘어진 형제·자매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판단하고 정죄하며, 떠나버린 양으로 간주하지는 않았는가? 그러나 잃은 양을 향한 예수님의 마음은 무엇일까?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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