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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순창의 샘(88) 구림면 상리마을 웃샘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1-01-15 07:49

만병통치의 약수로 얼음을 풀어 놓은 듯한 차디찬 냉수
지금도 변함없이 윗샘물이 졸졸 내려가 마을 앞 문전옥답에 농업용수로 활용
다른 마을과 달리 우물을 땅속으로 묻어버리지 않아서 다행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자양리 상리마을 웃샘, 사각, 깊이 50cm./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자양리는 구림면 소재지로부터 서남향 4㎞ 지점에 위치한다. 조선 시대 무림방(茂林坊)에 속하였으며 1897년(고종 34) 방(坊)을 면(面)으로 바꿀 때 무림면으로 바뀌었다.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 무림면에 통폐합되었다. 1935년 무림면과 구암면을 병합할 때 구림면 자양리(紫陽里)로 개편되어 현재에 이른다. 행정리로 상리마을과 자양마을이 있다.
 
자양리는 무이산(武夷山, 558m)이 팔덕면 청계리와 구림면을 경계하면서 우뚝 솟아 있다. 이 산맥이 서북쪽으로 구곡리와의 사이를 뻗어내려 산맥이 북쪽으로 뻗어나가 자양동 앞까지 밀려 머무르고 청룡은 기복을 중중하면서 서쪽으로 뻗어내려 백호동 중리 마을을 형성하면서 북풍을 막아주는 사이에 마을이 형성되니 상리(上里)마을이다.
 
상리 마을 토착 성씨로는 달성 서씨(達成徐氏), 초계 최씨(草溪崔氏), 순천 김씨(順天金氏) 등이 있다.
 
상리 마을 앞 들판은 풍수지리상 늙은 할미가 비단을 짜는 노구직금(老軀織錦) 형국이라고도 한다. 마을 앞에 북 형상이 있고 마을 앞 도로변에 꾸리 등 실꾸리라는 형상 등으로 미루어 마을의 형상이 마치 치마 형상이라는 말에서 상리라 하였던 것이 윗 ‘상(上)자’로 표기되었지 않았나 한다. 연이나 치마를 둘러놓은 것 같은 모양이라는 데서 말하는 것이니 참고로 보아야 할 것 같다. 할미 고개, 꾸리의 형국이란 고개 산자락 등의 지명이 조금 독특하다.
 
상리 마을 쪽에서 정면에서 볼 때 왼쪽에 ‘안터’라는 조그마한 골짜기가 있다. 안터 왼쪽 너머에 옛날 억대 부자가 살아서 ‘억신’이라 불렀다는 골짜기가 있다. 성적굴, 대적굴, 온자실, 첫범적굴, 가운데범적굴, 끝범적굴, 참샘등, 외야등, 여시골, 큰어덩굴 등 재미있는 이름의 골짜기가 많다.
 
상리 마을에는 1800년경 심은 것으로 추정되는 당산나무가 3그루 있었으나 현재는 2그루만 남아 있다. 마을 사람들은 당산제를 잘 모시면 한 해 동안 마을에 침입한 질병을 막아 주고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해 주며 한 해의 풍년 농사를 짓게 해 준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렇게 훌륭하게 꾸며진 상리 마을에 마을 제일 상류 무이산 밑자락에 상리 웃샘에 옴팍한 터에 자리 잡고 옛날부터 쉴 새 없이 물을 뿜어내고 있다. 무이산 계곡에서 흐르는 물은 만병통치의 약수로 얼음을 풀어 놓은 듯한 차디찬 냉수로 예부터 치유 효과가 높은 신비한 약수로 전해진다.
 
마을 형성기 때부터 전해 내려온 웃샘물을 상리 주민들이 대대손손 마시며 살아왔다. 물이 좋고 맛이 있어 모든 분에게 건강을 가져다주었다. 후손들이 건강하게 성장하여 행정 고시 및 사법 시험 등에서 다수의 합격자를 배출할 만큼 교육열이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상리 마을이 북쪽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인지 마을 앞 벌판이 넓고 배가 절로 부른다고 한다. 그래서 상리 주민은 다른 마을보다 부지런하여 농촌의 선봉에 선 부자마을이다. 마을 안길도 탁 트여 차량들이 왕래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게 잘 가꿔진 마을이다. 상수도도 잘 깔려 있어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줄줄 나온다.
 
그러나 상수도로 인하여 옛날 조상들이 마시고 살아온 ‘윗샘’에는 큰 관심이 없어졌다. 이제는 그 옛날의 화려했던 윗샘이 아니다. 가끔 빨래하시는 아주머니들을 빼고는 주민들이 샘을 거의 찾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변함없이 솟아나고 있는 윗샘물은 마을 하수구를 타고 졸졸 내려가서 마을 앞 문전옥답에 농업용수로 활용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이다. 다른 마을과 달리 우물을 땅속으로 묻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연은 언제 우리 인간을 버릴지 모른다. 자연을 품안에 넣고 우리가 관리해야 할 때가 왔다. 상리 윗샘도 그대로 내팽개쳐 버리지 말고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 샘을 잘 관리하여 대대손손 물려주자.(출처. 순창문화원)

dhlee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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