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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뷰] '세자매' 누군가의 이야기,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위수정기자 송고시간 2021-01-18 20:42

제공=리틀빅픽처스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 CGV에서 영화 ‘세자매’의 언론 배급 시사회와 온라인 기자 간담회가 열려 감독 이승원, 배우 김선영, 문소리, 장윤주가 참석했다.
 
영화 ‘세자매’는 2020년 전주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입증 받으며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의 연기 앙상블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승원 감독은 전작 ‘해피뻐스데이’, ‘소통과 거짓말’을 통해 날카로운 연출력을 인정받았으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인연이 된 문소리와 부인인 김선영을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혔다.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세자매’에서 문소리는 무결점으로 보이고 싶고 완벽한 척하는 둘째 ‘미연’으로, 김선영은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늘 괜찮은 척 하는 첫째 ‘희숙’, 장윤주는 매일 술에 취해있는 돌아이 같은 면모의 셋째 ‘희옥’을 맡았다.
 
불교 신자인 문소리는 신실한 기독교인을 연기하기 위해 “교회에 다녀본 적이 없어서 교회 문화를 공부하기 위해 몇 달을 열심히 예배를 보고 찬송가를 부르며 지휘하는 법을 배웠다”고 밝히며 “개인적으로 남동생이 있고 자매가 없다. 이 캐릭터랑 멀게 느껴지지만 내면적으로는 저 같은 모습도 있었다. 미연이 내면적으로 감추고 싶어하는 것이 반갑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캐릭터랑 실랑이를 많이 했다. 촬영 후반부에는 끝내 캐릭터 속으로 깊이 들어가서 나오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장윤주는 “두 번째 영화라 캐릭터를 연구하기 앞서 그동안 해왔던 보여진 이미지처럼 진한 화장과 캣워크를 벗고 시작하는게 저에게 가장 큰 숙제였다. 지금까지 해온 모델의 이미지처럼 화장도 안하고 화려한 옷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묻어날 수 있는 저의 버릇 같았던 몸짓을 내려놓는 게 캐릭터를 만날 때 고민한 부분이다. 미옥이를 만나기 위해서 ‘과감하게 탈색을 하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새롭게 변신을 하자는 마음으로 탈색을 했다”고 고민했던 마음을 전했다.
 
제공=리틀빅픽처스

김선영은 “‘희숙’을 연기할 때 감정 소모가 전체적으로 다 있었지만 저는 재미있게 찍었다. 이미 (희숙의 상황을) 마음먹고 찍어서 ‘이 사람은 그 안에서 나름 행복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언급했다.
 
이승원 감독은 ‘세자매’를 두고 “가족 문제가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인데 가정 폭력, 외도가 따지고 보면 단순한 주제일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이 영화나 이야기를 통해 큰 깊이나 생각을 통하지 않고 쉽게 소모가 된 문제도 있는 거 같다. 단순하다면 단순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걸 좀 더 깊게 들여다보고 싶었다. 이런 문제를 두고 연기하는 배우들이 최상의 조건으로 연기했으면 좋겠다. 원론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싶었다”고 전했다.
 
영화 ‘세자매’는 115분 동안 고구마를 물 없이 연속으로 꾸역꾸역 먹는 느낌이 들었다. 세 자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나서 답답한 마음이 큰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어쩌면 이리도 화가 나는 이유는 ‘픽션’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삶은 내 주위에 없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에 뉴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이다. 하이퍼 리얼리즘 같은 스토리에 답답한 마음이 드는 이유이다. 아버지의 입에서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고 갑작스러운 가족 간의 해피엔딩이 나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 자매가 바닷가에서 얼굴을 맞대고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을 보면서 영화 포스터에 세자매가 서로의 어깨에 기대고 있는 장면이 겹치면서 ‘그래도 셋이 힘을 합쳐 살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들의 앞날을 응원한다.
 
한편, 영화 ‘세자매’는 1월 27일 개봉된다. 

ent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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