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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남원의 샘(39) 금지면 방촌리 방촌마을 대밭샘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1-03-01 15:05

많은 물이 안쪽에서 흘러나와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
샘의 앞쪽으로 넓고 길게 장방향의 물길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이 빨래를 하거나 허드렛물로 쉽게 이용
대밭샘은 현재도 한 가정이 식수로 사용
전라북도 남원시 금지면 방촌리 안골목길 5. 방촌마을 동네샘./아시아뉴스통신=남원문화원 김현식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전라북도 남원시 금지면 방촌리 방촌마을은 고려 중기(1168년 경)에 예조판서를 지낸 나주박씨가 관직을 그만두고 한양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던 중 산록의 꾸지뽕나무에 꽃이 다발지어 있는 것을 보고 지금의 자리에 터를 잡아 정착하여 꽃다울 방(芳)자와 마을 촌(村)을 합해 ‘방촌(芳村)’이라 하였다.
 
이후 나주박씨가 떠나고 금성라씨, 밀양박씨, 진주하씨, 흥덕장씨 등 여러 성씨들이 이주하여 마을이 크게 형성되었다. 금지면의 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본래 남원군 기지면 지역이었으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서촌리·매촌리 일부와 금안면 택촌리 일부를 병합하여 방촌리라 하여 금지면에 편입되었다. 1995년 1월 1일 남원시와 남원군이 통합되어 남원시 금지면 방촌리가 되었다.
 
마을 앞에는 요천이 흐르고 마을 뒤에는 709m의 고리봉이 위치하고 있다. 마을은 해발 100m 미만의 곡창 지대로 넓은 금지평야가 펼쳐져 있다.
 
예부터 마을에 선달, 대부 등 고관대작들이 많이 배출되었으나 어느 때인가 한 스님이 마을에 있는 절 주지로 오게 되었다. 그런데 마을에 힘 있는 사람들의 압력으로 결국 주지를 못하고 쫓겨나게 되자 이를 괘씸히 여긴 스님이 마을을 떠나기 전 “마을의 꾸지뽕나무를 모두 베어내면 마을이 더 부흥할 터인데”라고 말하고 떠나자 마을 사람들은 그 스님의 말에 따라 꾸지뽕나무를 모두 베어버렸다고 한다.
 
이후 높은 벼슬을 하는 인물을 배출하지 못하였는데 이는 절에 주지를 하지 못하고 쫓겨 난 스님의 앙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방촌마을에서는 농사철에 비가 오지 않으면 날을 받아서 기우제를 반드시 지낸다고 한다. 이 마을에서는 기우제를 ‘우제(雩祭)’라고도 부른다. 기우제를 지내기로 한 날이 되면 그날 10시경부터 마을 뒤의 평지에서 돼지를 잡는다.
 
축문을 읽으며 기우제를 지낸다. 어떤 때는 기우제를 지내고 있는 사이에 비가 오기도 한다. 그러나 기우제를 지내도 비가 오지 않으면 마을 여자들이 고리봉 정상에 올라가서 불을 놓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비가 오기도 했다고 한다.
 
기우제는 농경사회의 한 풍습으로 비가오지 않을 때 국민의 공동적 집단행사로서 대개는 남원의 남서부 지역에서 주로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미신타파라는 명목으로 많은 마을굿들이 없어지면서 기우제도 저수지나 수리시설, 양수기 등이 보급되면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전라북도 남원시 금지면 방촌리 안골목길 5. 방촌마을 동네샘./아시아뉴스통신=남원문화원 김현식

전라북도 남원시 금지면 방촌리 방촌마을에는 동네샘과 대밭샘이 있다. 첫 번째 동네샘은 마을 승강장에서 방촌 안골목 길로 120여 미터를 들어가면 나온다.
 
이 샘은 사각형으로 깊이 60cm, 가로 110cm, 세로 90cm, 수위 39cm, 수온은 15℃로 매우 차다. 지표면에서 약 60cm 깊이로 굴착하였는데 밑바닥은 암반층이며 물이 아래쪽에서 솟아나는 것이 아니라 뒤쪽 바위틈에서 흘러나온다.
 
샘 옆면과 앞쪽에 판석을 설치하였는데 판석 한 변의 길이는 가로 120cm, 폭 60cm, 두께는 13cm 내외이다. 앞쪽 판석 중앙 하단부에 구멍을 뚫어 물이 빠져나가는 수구를 설치했으며 위쪽에 넓은 판석을 덮개로 삼아 샘의 반이 덮여 있다.
 
수위는 39cm이지만 많은 물이 안쪽에서 흘러나와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이다. 샘의 앞쪽으로 넓고 길게 장방향의 물길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이 빨래를 하거나 허드렛물로 쉽게 이용하도록 하여 지금도 마을 사람들이 채소를 씻거나 빨래 등을 하고 있다.
전라북도 남원시 금지면 방촌리 안골목길 27. 방촌마을 대밭샘./아시아뉴스통신=남원문화원 김현식

대밭샘은 안골목길 27번지 앞에 위치하고 있는 원형 샘으로 깊이는 140cm, 지름 113cm, 수위 99cm, 수온은 17℃이다. 지상부 높이 22cm이고 지표면에서 약 1m 깊이로 굴착하였으며 바닥은 암석과 토사이다.
전라북도 남원시 금지면 방촌리 안골목길 27. 방촌마을 대밭샘 내부./아시아뉴스통신=남원문화원 김현식

밑바닥에서부터 원형 콘크리트 관을 설치하였으며 현재도 한 집이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출처. 남원문화원,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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