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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세브란스 원목실 교역자 이만기 목사, '만남과 사역의 자리'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1-03-02 06:00

안양중부교회 교육부 담당 이만기목사./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만남과 사역의 자리. 
(코로나 시대에 마음이 떠난 사람들을 마주한 근황)

저는 19살에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시작으로 사역을 한다는 것에 단 한 순간도 부담을 느끼지 않았던 순간은 없었습니다. 그 이후 웬지 모르는 부담감은 한 사람의 '변화'라는 것에 쏠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어쩌면 그토록 제 자신의 변화를 갈망했던 모습이 타인에게 투사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하기도 하지만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그런 저의 미흡하고 나약한 모습을 통해서도 쉬지 않고 일하셨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저도 쬐금은 변했습니다.  

그래서 저의 첫 초점은 변함없이 지금도<한 영혼>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 변하면 공동체와 민족 나라가 변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아리어니컬하게도 이런 생각이 참으로 이상적다라고 꼬집습니다. 세상도 꼬집고, 교회도 꼬집고, 현실도 그렇습니다. 처참하리만큼 리얼한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 성경은 성경이고 삶은 삶이구나라고 느껴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전도사 직책과 개척교회와 부교역자를 경험하면서 10여년이 넘은 시간 속에서 목회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나름 배울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어쩌면 많은 사역자들이 공감할 수도 있는 현실 앞에 마주선 복음의 모습을 저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그런 복음의 모습 앞에 교회를 떠나고 공동체를 외면하지만 개인적으론 현실 앞에서 무기력해보이는 복음에 웬지 연민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비록 더디게 움직일 지라도 복음의 능력은 결코 어떤 순간에도 덜하지 않았다"는 일말의 작은 씨앗(그러나 더욱 분명한)이 마음 한 켠에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발걸음과 초점을 <회복>에 두어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시 신학책을 읽고 사람들의 마음을 품고 복음으로 인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제 나름대로 할 수 있는 독서모임을 통해 신학지식을 공유하고 (기독교) 상담과 심리학의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후로 이상하게도? 우연인지 저는 교회를 떠난 청년들을 만나게 되었고 교회를 떠나겠다고 마음먹은 성도님들 교회 공동체에 아픔과 가정에서의 슬픔을 가지고 있는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들을 기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종종 마음이 아픈 사람들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중 어떤 분들은 대형교회에 계셨던 분들도 계시고 작은 교회, 중소형의 교회, 잠시 교회를 찾고 있는 분들까지 다양했습니다. 때론 온라인과 병원 사역의 현장에서 전혀 교회를 다녀보지 않았던 분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적지 않은 만남 속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한 사람>이었습니다. 성경 공부도 예배도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시스템이 아니라 한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교회는 앞서 말한 모든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을 헤아려주고 이해해주며 함께 그 시간과 자리에 있다고 느끼게 해줄만한 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약간의 자랑 포함) 그렇게 5주 길게 10주의 시간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신앙의 회복과 손상된 인격과 관계의 회복이 있었습니다. 제가 아닌 누군가와 시간을 가졌어도 충분히 그랬을 것입니다. 그런데 감사한 것은 그분들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고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만날 기회를 주신 것에 정말 너무 감사하다!"는 과분한 피드백을 들으면서 무엇보다도 이런 시기에 다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고백한다는게 정말 기적과 같은 일이라 느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하셨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교회를 떠나거나 떠나야겠다고 하는 청년들 혹은 성도들이 교회와 목사, 그리고 꼴 보기 싫은 사람 때문이라 말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그래도 여전히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주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씨앗에 누군가 물을 주고 보듬어주기만 한다면 다시 왕성하게 자라나고 열매를 맺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름 최선의 방법으로 지금까지 그 일들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한다는게 참으로 힘겹게 느껴집니다. 누군가와 이 일을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느껴지는데 섣불리 부탁하기도 조심스럽고 그 방법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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