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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민들레'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1-05-01 05:00

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Ph.D./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민들레

한국에서 민들레는 봄을 알리는 전령으로, 귀한 꽃으로 대접을 받는다. 어떤 분은 민들레로 김치를 만들어 먹는데, 그것이 그렇게 몸에 좋다 한다. 위장이 나쁜 분은 민들레 줄기에서 나오는 하얀 즙을 먹는다고 한다. 봄이 되면, 교인 중에 민들레로 김치를 만들어 교회로 가지고 온 분도 있었다. 

뉴저지 소재 Drew University 신학 대학원에서 교수로 사역하셨던 이정용 교수님은 Marginaility라는 저서에서 이 민들레에 관해 긴 내용을 쓰셨다. 이 민들레는 한민족의 정서와 끈기를 가진 꽃으로 소개되고 있다. 한번 피면, 그 꽃씨는 사방 팔방 날아가, 또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는 것이, 한반도를 떠나 세계 사방, 팔방으로 흩어져 이주해서, 그 척박한 땅에서 자리 잡고 살아가는 한국인의 정서와 끈기를 대변한다고 서술하셨다.

다른 무엇 보다도 긴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을 때, 여기 저기 맨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샛노란 미소의 민들레다. 겨울의 어두운 분위기를 다 날려 보내고 봄의 미소로 대지를 수놓은 이 민들레를 나는 몹시 좋아하고 기뻐한다. 옛 희랍 신화에서 말한대로, 이 대지에 흩어져, 자연를 수놓은 황금의 변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미국 사람들은 이 민들레를 너무도 미워한다. 집 뒤뜰에 민들레만 보이면, 재초제, 재초기를 이용해서 이 민들레 제거에 온 힘을 쏟는다. 이 때쯤 TV 화면에는 민들레를 신속하게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제초제며, 제초기 선전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아름다운 꽃을 그리 핍박해도 되는가? 묻고 싶다. 그 환한 미소를 살생으로 갚아도 되는가?

오늘 친구들과 들에 나가서 그 민들레가 여기 저기 피어 있는 것을 보았다. 내 눈은 반가움으로 그 꽃을 내려 보는데, 세상에! 그 민들레 꽃이 모두 난장이처럼 땅에 납작하게 피어 있다. 사람들이 얼마나 그 꽃들을 멸시하고 죽이려 했던지, 민들레 꽃은 피어 있으되, 땅에 납작 붙어 피어 있는 모습이 너무 측은해서 마음이 찡하였다.

원래 지음 받은 모습을 잃어 버리고, 길고 우아한 꽃 줄기를 상실하고, 난장이처럼 낮게 땅에 달라 붙어 있는 모습이 너무나 측은했다. 집 뒤뜰에 피었다가 쫓겨나서 야외 들판에까지 날아 와서 꽃은 피었지만, 사람의 매정한 인심을 알았던지, 그렇게 몸을 낮추어 피어있는 모습이 안쓰럽기 그지 없었다. 

사람에게 유익하기만한 이 꽃을 인정없는 미국 사람들은 알아 보지 못하고, 핍박만 하고 있다. 무슨 대책은 없을까? 미국에 사는 한국인이라도, 이 민들레를 귀히 여기고 함부로 뽑지 않았으면 좋겠다. 민들레의 미소에 미소로 환영하고 즐거워했으면 좋겠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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