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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심미적 감각'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1-05-05 05:01

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Ph.D./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심미적 감각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동하는 것을 "심미적 (aesthetic)"이라 말한다. 자연의 아름다움, 예술 작품에 대한 감각과 감동, 아름다운 소리에 대한 감각에 이어 아름다운 사람에 대한 감동, 여러 심미적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아름다운 여인을 볼 때, 내심 기쁨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그 아름다움으로 사람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여자의 아름다움은 그 부드럽고 착한 눈에 있다.  나는 대학시절부터 클래식 음악에 홀린 삶을 살아왔다. 문리대 앞, 학림 다방에 가면, 항상 클래식 음악이 흘러 나왔다. 그 다방 여주인은 돈없는 학생들을 배려해서 굳이 커피를 오더하지 않으면, 주문을 묻지 않았다.

대학 1학년 때, 전축 한 셋트를 들여 놓고, 낮이고, 밤이고, 음악을 듣는 재미에 살았다. 그 값을 치루느라, 1년 동안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서 모두 갚았다. 그 전축은 대학생 동안 내 즐거움의 이유였다. 학교 가는 길에 머리 속에는 베에토벤의 음악이 계속 울려나와, 마치 그 선율에 끌려가는 듯 걸었던 기억이 있다.

미국 와서 공부는 뒷전에 있었고, 뉴저지, 뉴욕 오디오 가게 찾아가서 보고 듣는 일에 빠졌다. 하도 답답해서인지, 차라리 사서 집에 가져오라는 옆 사람의 고마운 푸념을 들었다. L.A에 갈 기회가 있었을 때도, 친구 소개로 오디오 가게를 찾아 다녔다. 그때, Tannoy 스피커에서 들리는 환상적인 소리를 잊지 못한다. 오디오 리서치 프리, 애큐러서 메인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얼마 후 그 앰프들이 집 안에 있게 되었다. 스피커는 KEF 105로 구비하고... 미국 생활 20년에 이사를 13번 다녔다. 그때마다 맨 먼저 작업은 다른 짐들이 들어 오기 전에 오디오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왜 이 소리에 집착하는 것일까? 유전적인 것도 있다. 아버지가 클래식을 즐겨 들었던 것 같다.

어찌 되었건, 은퇴가 가까운 이 나이에도 음악을 떠나살지 못한다. 왜 그런가? 그 소리가 주는 아름다움에 마음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고운 소리, 그 고운 소리를 재생에 주는 기기의 결합이 환상적인 소리를 재현해 주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밖의 생활이 여의치 않은 때, 밤이고 낮이고 그 소리를 듣고 살고 있다. (그렇다고 읽고 가르치는  내 할 일을 등한시 하는 것은 아니다)

원래 삶의 스타일이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 보다, 방 안, 책상 앞에 앉아있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것도 한 가지 이유일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 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그 시간 내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이 음악이다. 

최근 알게 되는 것은 작은 진공관 하나가 소리의 차이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천 불이 훨씬 넘는짜리 프리 앰프도, 수 십불짜리 진공관 하나에 의해 소리가 달라진다? 그게 사실이다. 한 동안 구박을 받던 앰프가 요즘 진공관이 바뀌면서 빛를 발하고 있다.

나는 참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 이런 삶을 가능하게 해 주신 하나님 아버지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원하는 것을 가까이 두고 살 수 있다는 것이 작은 행복인가?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살게 해 주신 것도 하나님 아버지께서 베풀어 주시는 큰 은혜이다. 그래서 이런 질문은 갖는다. 천국에도 이런 음악이 있을까? 천국에서도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안토니 회케마 조직 신학자의 말로는, 장차 우리 믿는 사람들이 들어갈 천국은 이 세상의 문화의 연속선 상에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만국의 영광과 존귀를 가지고 그리로 들어 온다"(계21: 26)를 근거로 삼는다. 아멘! 즐거움의 이유를 찾고, 즐거움 속에 살고, 즐거움을 나누는 것도 우리 믿는 사람들이 힘써야 하는 삶의 한 방식이 아닌가, 싶다. 특히 나이 들어가는 사람에게...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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