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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보은의 삶'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1-06-19 05:00

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Ph.D./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보은의 삶

며칠 전 West Virginia 누나를 방문했다가, 과거 어렸을 때, 얘기를 듣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6. 25가 끝난 후 서울을 떠나 남쪽으로 피난 생활을 해야 했다. 아버지가 동란 때, 친북 활동을 했기 때문에 그 동네에 계속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살던 집을 버리고, 멀리 타향 살이를 하게 되었다 한다.

그런 처지 속에서 우리 가족이 살 집을 내어 준 분이 바로 김철진씨라는 한반도 남서쪽 남단 지역 유지분이었다. 어떻게 해서 그런 분에게까지 연결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할머니와 연이 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그 집을 들랑날랑해서 그 분의 모습이 떠오른다. 몸이 불편하여 늘 침대에 누워 계셨다. 그 손주 딸이 병수발을 드는 것을 보았다. 그 중에 내 또래 마리라는 손녀도 있었다. 누나는 마리가 미국으로 이민왔다고 한다. 지금 돌아 보니, 뉴욕 플러싱 어느 교회에 그 이름이 있었는데 같은 분이 아닌가 싶다.

까마득하게 지난 일인데 누나는 그 분 김철진씨를 기억하고 그분의 남은 가족들에게 적지 않은 돈을 보냈다고 한다. 불행하게도 김철진씨의 자녀들은 이미 세상을 떠나기도 했고, 알츠하이머에 걸려, 그 자녀들을 찾아가 전달했다고 한다. 그 역할은 서울에 사는 형이 담당하였다고 한다. 은혜를 받았으면 갚아야 하는데, 나는 까마득하게 잊고 살았는데, 누나는 기억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였다고 한다. 

그때를 생각하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그때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풍성하게 베풀어 주었다. 국문학 시간에 나오는 김우진씨의 미망인은 덕있는 분으로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그 큰 집에 들여 세를 받지 않고 살게 하였다. 그 큰 집에 8 가정이 은혜를 입고 살았다. 그분의 아들이 서울대 언어학과 김방한 교수님이셨다. 문리대 시절 김방한 교수님을 찾아 뵈었는데, 참으로 자상한 얼굴로 맞아 주셨다.

나이 들면서 갖는 생각이 있다. 사람은 베풀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옛날 고등학교 시절 배운 한시에 의하면, "급기노야, 계지재득"이라 하였다. 사람이 나이들면, 기력이 쇠하여져서,  무엇을  얻는 것을 조심하라는 뜻이다. 나이들면 무엇을 바라기 쉽다. 가까이 나이든 목사님과 식사를 하면, 주문이 많다. 물 가져와라, 과일 가져와라, 커피는 어디 있냐?

나이들어서 이웃에게 베풀지 않으면, 어디서도 환영을 받지 못한다. 이 말을 이제 나한테 하게 되었다. 누나는 나한테도 항상 풍성하였다. 누나를 보면 "아낌 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주고 떠날 준비를 한다. 이 나이가 되고, 떠날 날이 멀지 않은 이때, 나도  이제 베풀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손에 쥐고 사는 자가 아니라, 베풀며 사는 자가 진정 부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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