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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사랑 없는 목사'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1-07-31 05:00

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Ph.D./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사랑 없는 목사

오래 전 프린스턴 지역에서 목회할 때 일이다. 서울에서 유학차 자녀들을 데리고 오신 여집사님의 전화가 왔다. 전철 타는데까지 ride를 해 주라는 부탁이다. 가겠다고 전화를 끊고, 출발하려는데 집사람이 제동을 걸었다. 5 dollars면 가는 거리인데 왜 굳이 목사를 불러 태워달라고 하느냐? 사모님의 불만이었다. 돈이 없는 분도 아니잖냐? 그 말도 일리가 있어 사정이 있어 못 간다고 다시 전화했다.

그 일 후 미안한 마음이 있어, 이 교인과 함께 서울에서 자녀를 데리고 온 다른 집사님을 모시고 중국집으로 데려가 대접해 드리려고 했다. 그런데 중국 집으로 가는 길에 25마일 zone에서 속도 위반으로 경찰에 걸려 티킷을 받았다. 짜장면 짬뽕을 먹는데,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

그후 뉴저지 북부에서 목회할 때, 어떤 권사님에게 전화가 왔다. 자기에게 서울 어느 목사님의 설교 테이프가 있는데, 30개만 복사해 달라는 것이었다. 에고, 무슨 이런 부탁? 그 마음을 참고, 교회 고속 복사기로 30개를 복사해 주었다. 그 다음에도 또 어떤 목사님 테이프를 가져와 20개를 복사해 달라고 했다. 아무 말 않고 복사해 드렸다. 그 다음에 또 20개를 복사해 달라고 했다. 마침 공 테이프가 없어 불가함을 알려 드렸다. 사랑이 무엇일까? 교인들을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

그 후에 또 어떤 권사님의 부탁 전화가 왔다. 이분도 얼마 전 서울에서 오신 분이었다. 한 시간 거리 밖에 마사지 테이블이 있는데, 그것좀 실어 올 수 없느냐는 전화였다. 내 차가 시엔나 봉고차니까, 그 테이블을 실어오길 원했던 것 같았다. 

어떻게 하는 것이 이 권사님을 바르게 인도하는 일일까? 잠시 생각하다가, "혹 다른 방법이 있으면 알아 보시고, 없으면 연락하세요, 실어 오지요." 대답했다. 그 일도 100불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그 돈을 절약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권사님이 돈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얼마 전 재혼 1년 만에 남편이 심장 마비로 돌아가셨고 유산과 연금으로 사는 분이었다. 

이 권사님은 교회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테이블을 가져 왔다고 한다. 미안한 마음이 들어 빵집으로 불러 빵과 커피를 대접하였다. 대화 중에 "목사님의 사랑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다. 목사님이 그런 부탁을 들어 주었으면 자기도 교회에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얼마 후 이 권사님은 다른 교회로 옮겨 갔다. 사랑이 무엇인지, 나도 묻고 싶다. 눈물의 씨앗은 아닐 거고...

이런 목회 경험을 겪으면서, 사랑이 무엇인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교인들이 부탁하는 것을 항상 들어 주는 것일까? 이민 목회를 하면서, 교인 하나를 붙잡고 얻기 위해 목사님들이 얼마나 지극 정성으로 교인들을 돌보는지는 들어서 아는 바이다. 그러다 보니, 상식과 예의를 벗어난 요구를 듣게 된다. 

심지어 네일 가게 운영하는 장로님이, 교회 tax free 증서를 빌려 달라고 했다. 네일 가게 물품을 사면서 세금을 면제받고자 함이었다. 거절했다. 자기 가게를 위해 교회의 면세 특권을 이용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교회는 무엇을 의미할까?사랑없는 목사로 또 한번 낙인이 찍히게 되었다.

어떤 사모님은 자기 친척이 미국에 방문 차 머물고 있는데, 종교 비자를 내달라고 부탁하셨다. 에고, 이건 무슨 부탁? 교인들은 그런 부탁을 들어 주는 것이 목사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교회가 사실 아닌 것을 위해 서류를 조작하는 것이 합당한가? 결코 아니다! 교회가 누군가를 돕자고 거짓 서류를 작성할 수 없습니다, 대답했다. 나중에 사모님은 자기가 해서는 안되는 부탁을 했다고 사과하셨다.

사랑을 말하고 요구하지만, 사랑 보다 먼저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함과 진실을 지켜 살아야 한다고 믿고, 가르쳤다. 진실을 떠난 사랑은 사람의 영혼을 병들게 할 수 있다. 거짓을 조장하는 사랑이 사랑일 수 있을까? 이민 목회가 쉽지 않음은 아직 신앙의 기본이 되지 않은 분들이 교회의 중직을 차지하고, 신앙과 양심에 어긋나는 것 조차 사랑의 이름으로 요구한다는 것이다. 지나간 세월, 참 외로운 목회를 해 왔다는 생각이 밀려 온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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