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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net 대표 이승제 목사, '부족함'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1-10-14 00:41

가까운교회 이승제 담임목사.(사진제공=가까운교회)

부모와 자녀사이 최선의 관계 - "부족함"

24살에 사역자가 되어 지금 56살이니 사역자 꼬리를 달고산 시간이 무려 32년이다. 간사, 선교사, 목사.. 어떤 타이틀이든 같은 범주의 삶을 살았다.

많은 사역을 했다. 제자양육, 캠퍼스사역, 팀사역, 해외선교사역, 연합운동사역, 지금은 개척교회에 교회 갱신운동을 하고 있다. 겉으로는 강사로 살아가는 것같지만 강의 사역은 사역의 일부일 뿐이다. 

좀 더 솔찍히 말하자면, 어떤 사역도 계절이 바뀌면 옷을 갈아입듯 호칭도 타이틀도 바뀌는데 내 중심의 변하지 않는 사역은 바로 "가정사역"에 있었다. 남의 가정을 챙길 겨를 없어서 나와 아내, 자녀들을 세워가는 게 가장 중심에 있었다.

나의 가정사역은 한마디로 뒤죽박죽, 좌충우돌이었고 지금도 어떤 특별한 원칙과 기준이 없이 헤메이는 듯하고 누구에게 묻지도 못한채 고민을 하면서 살고 있는 듯하다.

겉으로 보여지는 결과로 인해 부부관계가 좋아 보이고, 가족간에 끈끈해 보이고, 자녀들이 신앙과 가정, 교회에서 잘 사는 것 처럼 보여도 불안요소와 위험요소는 늘 존재해왔고 지금도 약간의 긴장과 싸우는 중이다. 

객관적으로 봐도 내 아내 같은 사람은 거의 찾아 보기 힘들다. 30년 살면서 몇달째 생활비를 안줘도 불평한 적없이 만삯된 몸으로  산과 밭에 나가 나물캐어 밥을 해 놓고 사역에 미친 남편에게 기대지 않고 연년생 셋을 키워냈다.

자녀들이야 말할 것 없다. 언어가 다른 나라를 세번 옮기며 어느 나라말도 능숙하지 못하게 만든 아빠를 원망하지 않고 외국 생활 14년에도 대학특혜 하나 없이 맨땅에 해딩하게 한 가운데 지금까지 잘 견디어 주고 계약직에 최저시급의 직장에서 잘 버텨주며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돈이 턱없이 모자라 학업에 지원 못해주고, 계속된 국제 이사 가운데 불안정한 학창시절을 보내게 했고, 아내도 안정감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게 한것이 무슨 가정사역을 했느냐 물을 수 있다. 

너무나 부족하고 아슬아슬한 가정이지만, 가끔 자녀교육의 비결을 묻기고 하고 가정 행복을 묻는 사람이 있다.  무슨 계획이나 모델이 있었던 것은 아니나 돌아보면 비결이 있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어려움이 낳은 결여"가 비결이 되었다는 것이다. 

가족이 뭉칠 수밖에 없었고, 자녀들 해외유학 보낼 기회가 왕왕 있었지만 성인으로 되기전까지 가족이 함께 사는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 결단했었다. 

눈 한번, 두번 감고 사람들에게 자녀 유학비 모금하고, 억지로 선교사사역 2년만 연장했었어도 우리 애들 학부는 최소 SKY대학이었을 것이다. 돌아보면 약간의 후회감도 드는 건 사실이나 편법이나 혜택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돌파하도록 둔 것이 더 큰 자산이 될 것을 믿었고 지금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내 아내같은 사람 없고, 우리 애들 같은 청년이 거의 없어 보이나 아내는 내게 미안해하고 감사한다.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멀리 강의 다니고 새벽에 들어오는 삶에 감사하는 것이다.

애들은 자라면서 혜택없이 사는 것, 부모나 조부모의 가난이 얼마나 큰 영향인지 주변친구들이 속속들이 결혼하는 것을 보면서 결국 재력이나 학력이 얼마나 현실에 도움이 되는 보고 깨닫는 시간을 보냈다.

가족 대화시간에 "아빠, 어려운 가운데에도 가족 먹여 살리시느라 고생하셨어요."하는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돈 것은 그 한 마디에 많은 것들이 녹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녀들이 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떠나보냄이다. 
"이젠 엄빠 결혼기념일은 챙기지 마라. 우리둘의 기념일이니까. 그리고 가족간의 연결된 생일, 명절, 어린이-어버이 날을 어떻게 하면 너희들이 더 자유롭게 보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하고 이야기하는 중이다.
 
정말 자녀들 결혼하면 교회도, 자녀들과의 거리 안전거리를 둘 셈이다. 물론 필요에 따라 적극 지지하고 부부가 쉴 수 있도록 손주들은 얼마든지 건강이 허락하는 봐주고 축복해 줄 것이다. 

나는 늘 아내와 자녀들에게 미안하다. 근데 아내와 자녀들도 서로에게 그렇게 생각하는지 몰랐다. 

지난 어버이날 아이들이 리본에 쓴 글귀 - "평생AS, 반품불가" 정말 곁에서 혹은 멀리서 지켜 보며 그렇게 해주고 싶고 애틋하다.

가정사역은 최고의 집, 최선의 사교육, 양질의 공급이 아닐 수도 있다. 마음으로 연결됨이다.

어린 시절 아이들은 내 등에 매달려 말놀이 하는 것을 즐겼고, 청소년 시절 어떻게 하든 대화하며 이해하려 했고 청년이 되면서도 서로 배우고 아빠에게 직언하는 목의 가시되었고, 지금은 자신들이 독립하면서 부모의 노년을 걱정하는 아이들이 되었다.

나와 아내는 최대한 자녀들에게 짐이되지 않고 지지자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최악의 조건은 "나 해줄만큼 해줬어" 일것이고 최선의 조건은 "부족해서 미안해"가 아닐까 싶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지극히 최고이신 예수님을 주시고 생색내시지 않으시는 최고의 하나님이시다. 그 분을 더 닮고 싶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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