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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상한 갈대'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1-12-08 05:00

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Ph.D./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상한 갈대

고등학교 시절, 특히 3학년에 이르러, 몸이 나를 지탱해 주지 못했다. 항상 피곤하고, 지쳐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은 내 안에 TB(폐 결핵)이 많이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그 시절 내 마음에 항상 와 닿았던 말씀은 "상한 갈대, 꺼져가는 심지"였다. 그것이 그 당시의 내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런 위태로운 존재를 "심판하여 이길 때까지" 붙들어 주시겠다고 하셨다. 그후로 몸이 회복되어 지금은 불편없이 살고 있고, 이런 삶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를 알고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일상의 평범한 삶, 고통과 불편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것이 큰 은혜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후 내 모습은 또 다른 면에서 위기감을 느껴야 했다. 나이 40이 넘어 뒤늦게 Ph. D. 과정 공부를 시작하고, 과연 이 과정을 다 마칠 수 있을까?하는 문제였다. 옆에는 탈락해 떠나는 동료 학생들이 있어 마음을 더 심란하게 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정말 귀한 교수님들을 만나게 해 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과정을 마치고 졸업하게 되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하나님의 은혜로 그 과정을 지나왔다는 생각을 지을 수 없다.

또 다른 위기감은 30년 전 이민 교회를  담임하면서다. 서울에서 부목사로 사역했던 나는 이 이민교회가 얼마나 다른 교회인지를 몸으로 체험해야 했다. 프린스턴 지역에서 5년, 현재 뉴저지 북부 지역에서 20년 넘게 목회 생활을 하고 있다. 10여년 새벽 기도, 가정 성경 공부를 빠지지 않고 출석했던 교인들이 이런 이유, 저런 이유로 자기 길을 갔다.

가르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회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들은 결국 자기 길을 갈 터인데 저들을 가르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랜 동안 마음을 떠나지 않은 질문이었다. 목회는 사람의 뜻대로 할 수 없고, 사람이 나서서 할 수 없는 일이라 여러번 되뇌었다. 목회의 현장 속에서 느끼는 무력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런데도 목회 사역을 이날까지 계속하고 있다.

나는 교인들이 무엇을 위해 이 교회를 출입하는지 알지 못한다. 주변에 크고 소문난 교회가 여럿 있는데, 굳이 이 교회를 나오는 이유는 어디 있을까? 나는 이민 교회를 담임하면서,  다만 한 가지, 성경,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전하려는 그 열정으로 이날까지 왔다고 할 수 있다. 혹, 그뜻을 교인들이 이해한다면 다행한 일일 것이다. 

올해로 목회 생활을 마감하려 했던 나에게 계속 목회를 해달라고 하니, 마음으로 감사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 말씀의 사역을 교인들이 이해해서가 아닐까, 싶어서다. 또 한편 보람을 느끼는 것은 교육 현장에서 제자들과 소통하고 교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돌아 보면, 어려서부터 이날까지 내 모습은 스스로 설 수 없는 "상한 갈대, 꺼져가는 등불"과 같았다. 그런데 참으로 감사하는 것은, 그런 인간을 하나님이 이날까지 붙들어 주셨다는 사실이다. 고교 시절 외로운 마음으로 붙들었던 그 말씀이 50년이 훨씬 지나서 살아 있는 말씀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참으로 감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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