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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봄 날을 기다리며'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2-01-11 05:00

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Ph.D./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봄 날을 기다리며

똑같은 하루이지만, 1월을 사는 기분과 5월을 사는 기분이 똑같지 않다. 5월이 되면, 여기 저기 꽃이 피고 나무는 새 순이 돋아 자라고, 목련, 벚꽃, 라일락 꽃이 피어난다. 온 자연에 생기가 가득한 땅을 보고 사는 일은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5월이 되면 이 나이에도 마음이 들떠 살게 된다.

오늘은 1월 8일,  밤 사이 내린 눈과 추운 날씨로 바깥 출입이 내키지 않는다. 집 사람은 그럼에도 밖으로 나가 2시간이상을 허드슨 강변을 걷고 있다. 건강을 챙기려는 노력이 눈물겹다.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했던 경험이 다시는 병원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결심을 갖게 한 것 같다. 병을 고치기 위해 입원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을 쉽게 잃어 버리는 곳도 병원이다.

삶의 자리에서 무엇인가를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겨울의 한 가운데서 나는 봄날을 기다리며 보낸다. 봄이 되고 화창한 날씨가 되면, 들로 나가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을 보고, 새 생명이 돋아나는 나무를 보고, 여기 저기 피어있는 꽃들을 볼 수 있는 것, 그 기쁨을 기다리고 있다. 차를 타고 거리를 지나는 것도 즐겁다. 길 양쪽 벚꽃이 핀 거리를 지날 때는 천국의 길을 들어가는 기분이다. 

그러면서 또 한가지 마음에 조금의 그늘이 찾아 온다. 그 기다리던 봄날은 너무도 빨리 지나간다는 것 때문이다.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봄은 지나가고 여름의 더위 속을 지내야 한다. 이런 나는 어디서 살아야 할까? 몇년 전 가보았던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한네스 버그, 1월인데도 장미가 피어 있는 참으로 쾌적한 날씨였다. 미국 날씨로 70도 안팍이니, 얼마나 쾌청한 날씨인고...거기 사는 교민들이 부러웠던 적이 있다. 

LA 사는 친구는 은퇴하면 그곳으로 오라 한다. 추위가 없고, 일년 내내 푸른 나무와 꽃을 볼 수 있어서 좋긴한데,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일이다. 그곳의 좋은 것은 태평양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곳을 갈 때마다 태평양 바다를 찾아가, 그 바다 건너 고국이 더 가깝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었던 추억이 있다.

미국에 산지 3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영주권을 가지고 산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시민권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래 전 미국에 들어오는 데,  뉴욕 세관에서 왜 미국 시민권을 신청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왜 그걸 물었지? 집사람은 미국 시민, 나는 아직도 법적으로 한국 시민이다. 이번 영주권을 갱신하면 그것이 마지막 갱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빨리 지나가도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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