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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기억과 마주하다 - 서울 여의도동·대방동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이상진기자 송고시간 2022-01-21 06:00

(사진제공=KBS)


[아시아뉴스통신=이상진 기자] 마포와 영등포 사이,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에는 드넓은 섬이 자리하고 있다. 본디 허허벌판 황무지였던 모래섬, 여의도. ‘격동의 시대’를 거치며 대한민국 정치와 금융의 1번지로 탈바꿈한 곳이다. 한강의 기적, 그 역사를 함께해온 여의도와 그 지척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대방동의 오래된 풍경들까지.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54번째 여정은 우리가 미처 모르고 지나쳤던 빌딩숲 속 숨겨진 삶의 이야기들을 찾아 떠난다.

▶ 도심 속 녹색 쉼터, 여의도 공원

여의도가 ‘서울의 맨해튼’이라면, 그 한가운데 자리한 여의도 공원은 ‘서울의 센트럴 파크’라 불린다. 빽빽한 빌딩숲 속에서 직장인과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는 여의도 공원. 배우 김영철은 그 한편에서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최초의 비행장, 그 역사의 흔적과 마주한다. 1945년 광복 후, 광복군과 임시정부 요인들이 귀국 당시 타고 온 C-47 수송기를 둘러보며 오늘의 여정을 시작한다.

▶ 증권가 샐러리맨들의 참새 방앗간 ‘구내매점’

국내 최대 금융가가 자리한 여의도 한복판. 분주히 걸음을 재촉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조금 느리더라도 속 터지지 말라’는 애교 섞인 안내판을 따라 들어선 곳은 증권가 빌딩 한 구석에 자리한 자그마한 구내매점이다. 바쁜 업무에 끼니를 놓친 샐러리맨들에게 이곳은 그야말로 없어선 안 될 ‘참새 방앗간’ 같은 존재. 이곳에서 19년째 매점을 운영 중인 이경애 사장은 김밥 한 줄 말아내는 데 여전히 손이 느리다며 해사하게 웃는다. 사연인즉, 아무리 바빠도 김밥을 미리 말아두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밥을 양념하고 새롭게 말아주기 때문이라는 것. 숨 가쁘게 돌아가는 증권가의 중심에서, 천천히 본인만의 속도를 지키며 살아가는 느림보 주인장을 만나본다.

▶ 여의도 방송가의 산증인! 방송국 앞 사진관

여의도는 한때 지상파 3사가 모두 모여 있어, 방송가 1번지로 불리기도 했다. 배우 김영철은 1984년부터 변함없이 여의도를 지키고 있는 방송국 앞 사진관에서 방송가의 산증인으로 손꼽히는 황수연 사장을 만난다. 방송국 직원들을 위한 출입증 사진부터 드라마 소품용 가족사진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방송가와 인연을 맺어왔다는 황수연 사장. 그가 전국 각지를 누비며 촬영한 드라마 현장의 사진들만 모아도, 웬만한 박물관 못지않다. 방송가의 수많은 인생사를 담고 있는 그의 사진 속 이야기를 들어본다.

▶ 뚝배기 가득 담아낸 시어머니의 손맛

할매탕빌딩숲 곳곳 맛집들이 즐비한 여의도에서도 해장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 있다. 매일 새벽, 주인장 내외가 직접 공수해오는 싱싱한 해산물로 끓여낸다는 이른바 ‘할매탕’집이다. 생김새는 연포탕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더 칼칼한 국물에, 낙지와 전복이 푸짐하게 들어있어 숙취로 힘들어하는 직장인들에게는 구세주와 같은 음식이란다. 손맛 좋기로 이름났던 나주 출신 시어머니에 이어, 22년째 여의도 직장인들의 속풀이를 책임지고 있다는 2대 주인장 부부. 늘 신선한 재료로 아낌없이 푸짐하게 내어주라던 시어머님의 말씀대로, 지금도 여전히 식재료 준비만큼은 철두철미하다. 시어머니의 이름을 걸고 대물림되고 있는 손맛, 가족의 자부심이 녹아있는 시원한 해장탕을 맛본다.

▶ 국내 최초 고층 아파트 단지 ‘시범 아파트’

여의도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63빌딩 옆에는 1971년에 지어진 국내 최초의 고층 아파트 단지 ‘시범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다. 당시만 해도 허허벌판이던 모래섬 여의도에 지상 13층, 1580 세대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세간의 화제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로 아파트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으로 약 50명의 안내양까지 근무했다고 한다. 반세기가 넘는 긴 시간, 아파트와 함께 나이를 먹으며 살아가는 주민들. 그때 그 시절 추억 속으로 들어가 본다.

▶ 연중무휴! 여의도에서 구워내는 정통 독일 빵

여의도의 동쪽, 아파트 단지를 걷던 배우 김영철은 펄럭이는 독일 국기를 발견한다. 오래된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자그마한 빵집. 이곳의 주인장은 2018 평창올림픽 당시, 독일 대표팀의 공식 베이커로 활동했던 김형준 씨다. 과거 공연기획자였던 그는 독일 빵의 매력에 빠져, 하던 일까지 접고 독일로 제빵 유학을 떠나 마이스터 과정을 이수했다고 한다. 오피스 상권인 여의도에서도 주민들의 살가운 정을 느낄 수 있어 살맛난다는 동네 빵집 주인장 형준 씨. 그가 구워내는 독일 빵은 과연 어떤 맛일까.

▶ 추억이 둥실둥실, 동네 친구들의 풍선 가게

샛강을 사이에 두고, 여의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대방동. 굽이굽이 옛 추억이 서린 대방동의 골목길을 걷던 배우 김영철은 화려한 풍선들로 장식된 한 가게를 발견한다. 이곳은 대방동 토박이인 안기선 씨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동네 친구들까지 대방동 5총사가 꾸려가는 곳이다. 소소하게 부업으로 시작했던 일이 점차 자리를 잡으며 가게까지 내게 된 기선 씨. 그 뒤에는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절친한 동네 친구들의 공이 크다는데. 고단한 일상도 친구들과 함께라면 마냥 즐겁다는 대방동 5총사. 커다란 풍선 안에 두둥실 채워가는 유년 시절의 추억을 들여다본다.

▶ 대방동의 터줏대감, 76년 역사의 중국집

대방동에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중국집이 있다. 1946년 창업한 이래, 여전히 건재함을 자랑하고 있는 76년 역사의 노포. 중국 산둥성 출신의 화교였던 조부와 부친에 이어 3대째 운영 중인 곳이다. 가문의 유산일 뿐 아니라 서울의 유산이기도 한 이곳은 6개월 전 남편 정대용 씨가 작고한 이후, 아내 왕수아 여사가 홀로 지켜가고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가게를 지켜달라’고 부탁했다는 남편. 아내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캄캄한 새벽부터 어김없이 가게 문을 열고 하루를 시작한다. 76년째 이어지는 변함없는 약속, 그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본다.

차디찬 빌딩숲에 숨겨진 다정하고 친근한 사람들의 동네. 한 걸음만 더, 가까이 다가서면 보이는 도심 속 이웃들의 포근한 인생 이야기는 22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154화. 기억과 마주하다 - 서울 여의도동·대방동' 편에서 공개된다.

dltkdwls31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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