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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대접한다는 것!'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2-05-21 05:00

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Ph.D./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오늘은 두 곳 신학교의 종강 예배가 있었다. 2월 초 시작한 학기는 세 달여 수업이 있고 방학에 들어간다.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방학은 항상 즐겁다. 그리고 방학은 빨리도 지나간다. 이 긴 방학 동안 미국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기 학비를 번다고 한다. 한국 학생들도 예외가 아니다. 거의 모두 일하면서 공부하기 때문이다.

학교라는 조직의 특성일까? 학생들은 교수들을 잘 대접하려고 한다. 오늘도 점심, 저녁 두 곳 학생들로부터 풍성한 대접을 받고 돌아 왔다. 미국에서 사역하면서, 유일하게 대접받는 곳은 학교가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 잠깐 부목사로 목회할 때는, 교인들이 틈틈이 불러 내서, 서울 근교 이름난 식당을 찾아 식사를 대접하여 불려다녔다. 그런 대접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 같아, 부담없이 대접을 받았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목회는 섬김의 목회이다. 그 사실을 맨 처음 가르쳐 준 목사님은 1991년 말, LA를 방문했을 때, 은퇴하신 총회장 출신  김도훈목사님이셨다. "이민 목회는 섬김의 목회입니다" 그 말씀이 잊혀지지 않았고, 과연 이민 목회는 섬김의 목회여야 한다. 마치 유모가 어린 아이들을 돌보듯이 이민 목회는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수준에 맞게 돌보아야 한다.

성경에서 섬긴다고 할 때는 세상에서의 섬김과 전혀 다르다. 세상에서는 작은 자가 큰 자를 섬긴다. 큰 자는 대접을 받고, 섬김을 받는다. 그러나 성경에서의 섬김은 그 반대이다.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겨야 한다. 섬긴다는 것은, 상대방의 필요를 알고, 그 필요를 돌보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마치 부모가 어린 자녀의 필요를 알고 돌보는 것과 같다. 어린 자녀가 부모를 섬기지 못한다. 부모의 섬김 속에서 어린 자녀들은 장성해 간다. 

그 예가 바로 예수님이셨다. 친히 몸을 굽혀 제자들의 발을 씻는 섬김의 본을 보여 주셨다. 사람의 필요가 무엇인지 아는 그 사람이 큰 자요, 섬길 줄 아는 사람이다. 신앙적으로 어린 사람은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지 못한다. 사람의 필요를 모르는 사람은 사람을 섬길 수 없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한 사람의 필요를 아는 그 사람이 모르는 사람을 섬기게 마련이다. 

이민 교인들은 교회에 처음 들어온 사람들이 많고, 성경의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성경을 모르니 인간의 실상과 필요를 모르고, 그 모르는 가운데 자기 주장이 커진다. 큰 자나 어린 자나 모두 자기 주장이 강한 것이 이민 교회의 딱한 현실이다. 그런 교인들을 상대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민 목회 해 본 사람들은 안다. 사람의 의지나 힘으로는 버티지 못한다. 오직 성령의 도우심 속에서 이 일을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다. 그렇게 30여년이 지났고, 아직도 그 일을 계속하고 있다.

왜 이 일을 계속할까? 내 경우는 성경을 가르치는 일이 즐겁고, 나 자신을 생동적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1992년 공부하느라고 교회 사역(성경 가르치는 일)을 잠시 중단했을 때., 그 마음의 매마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기억하기 때문에, 여기서 공부하면서도 목회 현장을 떠나지 못했고, 이날까지 온 것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목회는 힘들지만, 성경 가르치는 일은 신이 나서 이날까지 지내왔다. 

그러나 신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마치 옛날 한국에서 목회할 때, 교인들이 목회자를 어려워하면서, 잘 대하려고 하는 그 모습을 신학생들에게서 본다. 한국적 정서 속에서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른 한편, 그들이 배움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이며, 무엇을 위해 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는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 아닌가 싶다. 누군가를 대접한다는 것은 자기 속에 변화와 성장을 아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일이라 할 수 있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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