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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돗교회 정이신 목사, '나팔심판'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2-05-22 04:00

아나돗과 함께 읽는 성경 정이신 목사./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 나팔심판(요한계시록 8:7∼13)

[1]
<7절>은 앞부분에서 하나님의 심판 도구 중 하나로 쓰였던 기근(흉년)을 상징합니다. 요한은 의도적으로 출애굽 사건과 관련해 네 천사가 보낸 재난을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8∼9절>이 전개되는 장면은 <출애굽기 7:20> 이하와 비슷합니다. <출애굽기 9:13∼35>에 수록된 이집트에 내려진 일곱 번째 재앙은 불이 섞인 우박이 떨어져서 밭에 있는 여러 식물과 채소가 상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요한계시록>에서는 피가 섞인 우박이 떨어졌습니다. 이는 출애굽 때에 있었던 열 가지 재앙 중에 첫 번째 재앙과 일곱 번째 재앙을 합친 것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구약성경을 읽던 초대교회의 사람들은 하나님이 주신 재난이라고 하면 대개 <출애굽기>에 나온 열 가지 재앙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이들의 생각을 고려해서 앞으로 있게 될 재난을 구약성경에 토대를 두고 수사학적으로 설명했습니다.

[2]
<7절>의 상황을 문자적으로 이해하면, 해 아래의 세상에 땅이 많은 것만 믿고 사는 사람들이 심한 가뭄이나 천재지변 등으로 인해 농사를 완전히 망친 사건이 됩니다. 당시의 상황에서 농사를 망쳤기에 더는 해 아래 세상에서 의지할 수 있는 게 없어졌습니다. 성경에 따르면 비가 내리고 농사가 윤택하게 되는 건 인간이 자신의 모습을 되찾았을 때 주어지는 하나님의 복입니다. 요한이 쓴 편지를 읽어주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들은 쑥이나 쓴 물이란 말을 읽고 들으면서 자연스레 <출애굽기>를 기억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장면에 나온 이야기처럼 이게 하나님의 시험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출애굽기 15:23∼25). 이집트에서 나와 광야를 갈 때 하나님은 히브리민족에게 쓴 물을 단물로 바꿔 마실 수 있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광야에서 하나님은 히브리민족에게 법도와 율례를 정해 주셨고 그들을 시험하셨습니다. 그러나 구약시대에 베푸셨던 은혜와 달리 <11절>에서는 하나님이 쓴 물로 사람들을 징벌하셨습니다. 종말이 되자 예전에 하나님의 백성에게 은혜를 베푸셨던 방법으로 해 아래 세상을 심판하셨습니다.

[3]
요한이 <요한계시록>을 쓸 때 하늘에 “쑥(압신도스)”이란 이름을 가진 별이 없었고 지금도 없습니다. 헬라어로 이 단어는 신약성경에 한 번 나오는데 본래 뜻은 ‘쓴 쑥’입니다. 게다가 그가 말한 큰 별이 지구에 떨어질 수도 없습니다. 만약 떨어졌다면 이미 지구는 그 별이 가져온 후폭풍으로 끝이 났을 것입니다.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 바닷물을 담수화해서 쓸 줄 몰랐던 중동에서 우물이나 강이 마르지 않고 보호되는 건 하나님의 은혜에 속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랬듯이 우물물은 그 물을 같이 먹는 사람끼리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먹지 못합니다. 내가 물을 길어 마시는 우물에 다른 사람이 몰래 독을 타 놓았는데 어떻게 그 물을 마실 수 있겠습니까? 일본에서 일어난 관동대지진(關東大地震) 때 일본제국 정부는 조선 사람이 우물에 독을 탔다고 유언비어를 날조해 흉흉했던 민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조선인의 재산을 약탈하거나 조선인을 무차별로 잡아 죽였습니다. 여러 사람이 같이 먹는 우물에 독을 탔으니 그때부터 조선인이 그들의 적이 된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말한 것처럼 우물은 그 물을 마시는 사람에 대한 믿음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쑥”이라 불린 별이 땅에 떨어지자, 안전하다고 믿었던 부분까지 갈등이 생겼습니다. “쑥”이란 큰 별이 인간끼리 유지했던 신뢰를 깨뜨리고 서로를 향해 적대 감정을 쏟아 내도록 만들었습니다.

[4]
바울의 말씀처럼 신앙공동체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서로 남의 짐을 나눠서 지는 것입니다(갈라디아서 6:2). 그런데 쑥은 이런 나눔을 거부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초대교회에서 쑥으로 인해 변질이 된 물을 마신 사람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교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이 말씀이 요한 때에만 일어난 일이었으면 좋겠지만, 오늘날에도 한국 교회에서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생생한 현실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요한계시록>은 예전에 일어났던 일만 기록한 책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 올바른 신앙생활의 지침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7절>의 헬라어 시제는 과거지만, 이런 일이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일어날 것입니다. 이게 이 책이 지닌 계시로서의 특징입니다. 하나님은 알파(Α)요 오메가(Ω), 처음과 나중이십니다. 그 일이 과거에만 일어난 게 아니라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고, 내일도 일어날 것입니다. 성령님이 성경에 기록하게 한 계시ㆍ예언은 이런 의미가 있기에, 이 책을 미래의 특정한 시기에만 일어날 일을 기록한 책이라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5]
다섯 번째 나팔부터는 재난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극적인 체감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해설자가 따로 등장했습니다(13절). 사람들이 이 재난이 뭘 뜻하는지 그 의미를 알지 못할 수도 있기에 해설자를 등장시켜서 하나님이 재난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특이한 건 해설자가 천사나 사람이 아니라 독수리라는 것입니다. 독수리가 날아가면서 인간의 언어로 화를 세 번 선포했습니다. 하나님이 내리신 화는 세 개가 아니라, 한 개도 해 아래 세상이 감당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독수리는 땅 위에 사는 사람들에게 아직 화가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이 말씀은 해 아래 세상이 계속 죽어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6]
3차 세계대전에 관한 계시를 받았다는 저들의 말과 달리 인류사에서 전쟁은 늘 있었습니다. 세계대전이라고 부를 만한 전쟁이 1ㆍ2차 세계대전 말고도 많습니다. 요한이 <요한계시록>을 쓴 이후로 동양에서 1ㆍ2차 세계대전이라 불린 전쟁보다 더 많은 사상자를 낸 전쟁이 무수하게 일어났는데, 저들은 이걸 세계대전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의 관점에서 기록한 1ㆍ2차 세계대전에 이어지는 3차 세계대전만 강조합니다. 따라서 이는 역사 해석의 시각이 잘못된 것입니다. 이 말씀에서 독수리가 화를 세 번 선포한 건 강조 용법이지 특정한 전쟁을 부각하기 위한 게 아닙니다. 그러니 특정 전쟁을 3차 세계대전이라고 따로 포장해서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곱 봉인심판에도 나오지만, 전쟁ㆍ기근(흉년)ㆍ전염병 등은 구약시대에 하나님이 쓰셨던 심판의 도구였습니다.

[7]
<출애굽기>에서 이집트에 열 가지 재앙이 내렸을 때 어떤 재앙은 히브리민족이 그 피해를 같이 겪었고, 어떤 재앙의 피해는 이집트인에게만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7∼13절>에 나온 네 가지 나팔로 인한 재난이 일어날 때도 비슷할 것입니다. 이 재난의 대상에 우리도 일부는 포함되고 일부는 보호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성령님이 어떤 재난에는 우리 성도가 포함됨으로써 하나님이 우리를 겸손하게 하신다고 말씀할 것입니다. 또 이를 통해서 해 아래 세상 사람들과 성도가 지구촌이란 배를 탄 공동 운명체라는 걸 성령님이 알게 할 것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알려준 것처럼 해 아래 세상인 지구에서 사는 한 지구의 물이나 공기가 오염될 때 우리도 그 고통을 같이 겪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은 주님의 백성을 구원 섭리에 따라 특별하게 보호 및 인도하십니다. 성령님이 해 아래 세상에서 겪는 고난보다 더 큰 기쁨을 주고, 재난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불안을 이겨낼 수 있게 믿음을 줍니다. 불가능하게 보이는 어려운 일에 처하게 되더라도 성령님이 성도에게 기도하게 함으로써(로마서 8:26∼27)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담겨 있는 새로운 창조 역사를 경험하게 합니다.

[8]
크리스천이 이 땅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재난을 겪게 됐을 때는 먼저 기도하며 성경을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그런 일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것이라고, 하나님을 믿지 않는 해 아래 세상의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을 갖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일에 너무 지나치게 민감 반응을 보이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강박증에 걸린 사람처럼 민감해져서 절망하고 낙심하다가 믿음까지 흔들리면 안 됩니다. <요한계시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해 아래 세상에서 일어나는 재난 중 일부는 하나님이 구원 섭리 가운데 내리시는 심판입니다. 따라서 이게 크리스천과 완전히 무관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해 아래에서 일어나는 재난에 이런 특성이 있기에 크리스천이 재난 가운데 있더라도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성령님의 인도에 따라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을 구원주로 영접하지 않아서 깊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해야 합니다.

[9]
<요한계시록>은 해 아래 세상에 재난이 닥쳤을 때 크리스천에게 리더십을 발휘하라고 권면합니다. 재난의 속성을 알고, 재난보다 여러 가지 재난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께 반응할 줄 모른 완악한 마음을 더 두려워하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도 교만을 버릴 줄 모르는 사람들은 예수님이 말씀한 비유처럼 독수리가 덮칠 수밖에 없습니다. 주검이 있는 곳에 독수리가 모여든다는 예수님의 말씀처럼(누가복음 17:37), 하늘에 독수리가 아무리 많이 떠 있어도 살아서 걸어가고 있는 사람에게는 함부로 덤비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반응하지 않고 죽은 사람들에게만 독수리가 덮칩니다. 그러므로 독수리가 말씀한 화는 성령님의 메시지에 반응하지 않는 사람에게 먼저 일어나는 재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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