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서울대 법인화에 따른 백운산·지리산 무상양도 논란
[=아시아뉴스통신] 최연수기자
송고시간 2011-09-20 20:47
서울대 법인화가 예정된 가운데 전남 광양·구례 지역에서는 백운산·지리산의 서울대 무상양도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아시아뉴스통신에서는 갈등의 원인과 지역과 서울대 그리고 정부의 입장에 되짚어 본다./편집자 주
서울대 법인화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전남 광양·구례 지역 시민사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는 백운산·지리산에 있는 토지 일부가 국가소유지만 서울대가 법인화되면서 소유권이 서울대로 무상양도될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법인화란 서울대학교에 법인격을 부여해 국가의 행정조직으로부터 분리시켜 조직·인사·재정 등에서 독자적·자율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12월30일 국회를 통과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3항에 따르면 "국가는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의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국유재산법' 및 '물품관리법'에도 불구하고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에 국유재산 및 물품을 무상으로 양도·대부하거나 사용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 규정에 따라 현재 서울대 남부학술림이라는 명칭으로 돼 있는 국가 소유 백운산과 지리산의 일부 토지가 법인화된 서울대에 무상양도될 가능성이 생겼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 지역의 시민사회는 이 임야의 국유화 배경, 서울대 법인화 법의 정당성, 지역 정서 등의 이유를 들어 백운산과 지리산의 서울대 무상양도를 반대하고 나섰다.
►서울대 남부학술림은?
현재 서울대가 관리하고 남부학술림의 면적은 162㎢에 이른다. 백운산이 80㎢, 지리산이 82㎢이다. 이는 전남 광양시·구례군의 전체 임야 면적의 4분의1에 해당되는 것으로 해방 이후 줄곧 서울대가 관리해왔다.
그러나 이 임야의 관리를 대학에서 해온 것은 해방이전으로 돌아간다. 일제 강점기 때 소유권이 불분명한 토지를 강제로 국유화하면서 이 임야 역시 국유로 지정된다. 일제는 1912년 다시 이 임야를 일본 동경대 전남 연습림으로 지정해 관리를 맡겨 왔다.
그리고 1945년 해방을 맞는다. 당시 이 임야는 단지 국유림에 불과했다. 하지만 미군정이 들어서면서 이듬해인 1956년 다시 이 임야을 서울대에 80년간 무상으로 임대했다. 따라서 오는 2026년이면 그 기간이 끝난다.
국유림의 관리청은 1964년 농림부에서 당시 문교부(현 교과부)로 변경되고, 명칭도 2004년 "연습림"에서 "학술림"으로 바꼈지만 실질적인 관리는 서울대에서 현재까지 이어온 것이다.
►"백운산·지리산을 지역민에게 돌려달라"
백운산·지리산의 서울대 무상양도를 반대하는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들은 애초 이 임야의 국가 소유부터가 잘못됐고 따라서 이 임야를 지역에 돌려 주는 것이 합당하는 입장이다.
이는 일제 강점기 때 잘못된 토지 수급 정책으로 현재 서울대 남부학술림 부지가 국유로 넘어갔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당시 소유가 단지 불문명하다는 이유로 국가로 임야가 귀속됐지만 이전부터 이곳을 생활터전으로 지역민 생활해 왔기 때문에 분명 이곳은 지역민이 돌려받아야 옳다고 지적한다.
또 지역에서는 현재까지는 국유지로서 서울대가 관리하고 있지만 소유권이 넘어가게 된다면 이를 기반으로 생활하는 지역민에 불안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이 지역에서 고로쇠를 채취하고 있는 농가는 500여세대로 연간 1억8000만원에 가까운 수수료를 서울대에 지급하고 있다.
서울대 소유로 넘어간다면 경제적 효율성을 이유로 고로쇠채취 거절, 수수료 인상 등이 있을 수 있다며 지역에서는 문제를 제기한다.
또한 이 임야가 경제적 목적으로 사용돼 훼손되지 않을지 의구심도 드러낸다. 실제로 지난 1989년 서울대와 동해펄프가 백운산에 5년간 임목벌채 계약을 체결하고 공장을 설립해 임도를 개설하면서 산림을 훼손한 적이 있다. 당시 광양군의 반발로 중단되긴 했지만 서울대 소유가 된다면 이러한 일이 또 발생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마지막으로 서울대 법인화 법 자체도 국회차원의 합의가 없는 날치기 통과라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이러한 이유를 들어 폐지법률안을 발의한 상태지만 올해 국회 통과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서울대 "지역민에 도움될 것"
그러나 서울대에서는 학술림의 서울대 양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는 지난 9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열린 "백운산과 지리산 서울대 양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공식적화 했다.
당시 토론자로 참석한 정수장 서울대학술림장은 "서울대 학술림의 학술적 수월성, 연구성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학술림의 양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법인화법대로 하는 것이 지금보다 관리에 있어 유연해져 지역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고 말했다.
그는 또 "소유권이 서울대로 넘어온다해도 우려하고 있는 고로쇠 채취 수수료 인상, 산림 훼손 등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과부 역시 이에 대해 동의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교과부 대표로 참석한 장보현 국립대학제도과장은 "백운산이나 지리산이 양도되더라도 매도나 증여, 교환을 할 경우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되었기 때문에 주민들이 우려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서울대 법인화 법 시행령에는 이 같은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유재산 양도와 관련해 관계부처간 협의도 시작하지 않았다"며 "국유재산 관리, 산림의 보호와 육성, 서울대의 연구측면, 주민들의 여망 등을 종합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교과부 협의 결과 따라 대응 마련
서울대가 이 임야를 양도받는다고 해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지역에서는 이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반대운동을 계속 전개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20일에는 구례군의 시민사회단체가 상경해 서울대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다. 또한 광양지역에서도 10월 중으로 1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상경 집회를 예정하고 있다.
이와는 관계없이 서울대에서는 일단 무상양도 협의 목록으로 이 임야를 제출한 상태다.
그리고 늦어도 9월말까지는 마무리 될 기재부와 교과부의 협의 결과에 따라 지역에서는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 15일 광양시에서 개최된 "백운산지키기 시민사회단체장 초청 간담회"에서 우윤근 국회의원은 "서울대, 정부 등과 개별 면담을 했으며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말해 지역에서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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