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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을 따겠다" 복지 공무원, 인력난에 자살·살해협박까지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윤자희기자 송고시간 2022-10-06 07:01

"너의 목을 따겠다" 복지 공무원, 인력난에 자살·살해협박까지./아시아뉴스통신 DB

[아시아뉴스통신=윤자희 기자] 지난 8월 ‘수원 세 모녀 사건’이 발생하면서 복지 전담 공무원들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불거졌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대안이 제시됐지만, 공무원들이 처한 현실은 이 문제뿐만이 아니었다. 민원인을 대면하며 폭언과 폭행, 성추행, 스토킹, 심지어 자살 협박, 살해 협박 등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리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갑)이 전국 17개 시도로부터 제출받은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방문인력 사고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복지 공무원이 민원인으로부터 폭력·폭언 등 위협을 당한 사례가 1만 6,377건에 달했다.

이 중 폭언이 1만 4,068건(85.9%), 물리적인 폭력 360건(2.2%), 성적 폭력 239건(1.5%), 코로나19 등 전염성 질환 감염이 74건(0.5%)이었다. 반려견 공격이나 자살 협박 등 기타로 분류된 사고는 1,636건(10%)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4,011건, 2020년 5,519건, 2021년 4,277건, 올해 7월까지 2,570건이 발생하는 등 꾸준히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원하는 대로 지원받지 못하면 자살하겠다고 하거나 살해 협박을 한 사례도 있다. 올해만 해도 자살 협박이 34건, 살해 협박이 7건 발생했다. 이는 일부 사례를 취합한 것으로, 전수조사 시 자살 및 살해 협박을 당한 공무원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자체가 제출한 사례를 살펴보면 이런 협박은 집요하게 이어졌다. 정신질환을 앓는 수급자가 생계비가 부족하다며 담당 공무원에게 4개월간 100건 이상의 전화를 걸어 자살 협박과 폭언을 했다. 또 본인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경우 ‘농약을 들고 구청 앞에 가서 마신다’는 말을 반복한 일도 있었다.

주거급여 삭감에 불만을 품고 주민센터를 찾아 칼로 공무원을 위협한 사례, 음주 후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목을 따겠다’며 살해 협박을 한 사례 등 강도 높은 피해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사고를 당해도 폭행 외에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공무원은 민원인으로부터 집요한 스토킹, 성추행 피해를 입어 경찰에 신고했는데, “민원인을 상담하는 것은 공무원의 업무이기 때문에 처벌이 불가능하다”라는 말을 들었다.

복지 공무원들을 멍들게 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위기가구는 매년 느는데 담당 공무원 수는 제자리걸음이다 보니, 한 명이 담당하는 위기가구가 많게는 300가구에 달한다. 전담 공무원 한 명이 담당한 위기가구가 지난해 기준 평균 113.4건이다. 현장에선 “업무 파악은 물론 현장에 나가 조사할 시간도 부족하다”는 아우성이 나온다.

전국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전담 공무원 수는 2019년 9,548명, 2021년 1만 1,813명이다. 같은 기간 이들이 관리하는 위기가구는 63만 3,075가구에서 133만 9,909가구로 폭증했다.

강선우 의원은 "위기가구 발굴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 아니겠나"라며, "부족한 전담인력 수와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제2의 수원 세모녀 사건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yoonja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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