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윤성호 박사(40).(사진제공=한국생명공학연구원) |
이에 따라 바이오의약, 바이오화학, 바이오에너지 등 친환경 녹색 바이오산업을 위한 기술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오믹스(Omics)는 특정 세포 속에 들어 있는 생리현상과 관련된 대사에 대한 대량의 정보(전사체, 단백질체, 형질체 등)를 통합적으로 분석해 생명현상을 밝히는 학문을 일컫는다.
19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에 따르면 생명연 윤성호 박사(40)와 연세대 김지현 교수(45), KAIST 이상엽 교수(47)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가장 많이 활용되는 대장균 2종(대장균 B와 K-12)의 각종 오믹스 정보(전사체, 단백질체, 형질체 등)를 확보하고, 컴퓨터 모델링(인실리코 분석 및 검증)을 이용해 시스템 수준에서 대장균의 대사 네트워크를 재구성하고 대장균 2종을 비교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대장균 B 균주에 대해 유전자 암호가 mRNA로 전사되고 이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져 여러 대사회로를 통해 형질로 나타나는 전 과정의 다중 생체 정보를 확보하고, 시스템 수준에서 통합적으로 분석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생체 네트워크를 재구성해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대장균 B 균주가 K-12에 비해 아미노산 생합성 능력이 뛰어나고 단백질분해효소가 적으며 편모가 없어, 인슐린, 섬유소분해효소(cellulase)와 같은 외래 재조합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매우 적합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대장균 B 균주는 단백질 분비 시스템을 2개나 보유하고 있고, 단백질 분비에 유리한 세포벽과 세포외막을 구성하고 있어 생산된 단백질을 세포 밖으로 배출하는데 유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K-12 균주는 고온에 노출되면 이에 대응하는 유전자를 더 많이 발현하고, 몇 가지 스트레스 조건에 덜 민감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활용된 대장균 B와 K-12의 유전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분석하는(마이크로어레이) DNA칩을 21세기프론티어사업의 지원으로 제작해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관련 연구 촉진과 저변 확대에도 기여했다.
대장균은 산업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미생물(산업미생물)이며, 의약용 단백질 등 다양한 유용 재조합단백질 생산과 석유화학을 이용해 만든 각종 화학물질을 대체하는 친환경 바이오화학제품 개발에 이용될뿐만 아니라 화석연료와는 다른 저탄소 신재생연료(바이오에탄올 등)를 생산할 수 있어 작은 세포공장(cell factory)으로 불린다.
지금까지는 대장균을 비롯한 세포공장의 유전자 정보는 물론 대사와 생리 및 기능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가 부족해, 주로 단순한 시행착오 방식(무작위로 하나씩 맞춰보는 방식, trial and error)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돼 진행률이 낮았고, 비효율적이었다.
김지현 교수는 "이번 다중 오믹스 정보를 이용한 시스템 수준의 분석 연구는 우리 연구진이 지난 2009년에 규명한 대장균 유전체 지도 정보(2009년 'Journal of Molecular Biology'표지 논문)와 유전체 진화 양상(2009년 'Nature'아티클 논문)과 함께 고효율 맞춤형 세포공장 개발에 청사진을 제공할 바이오시스템 디자인에 필수적인 정보와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 21세기프론티어사업 및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