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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해체, 사회가 멍든다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김일환기자 송고시간 2016-05-04 00:37

이혼·버려지는 아이들 지속 증가 속 사회적 문제로 대두
부부가 갈라서는 이미지./아시아뉴스통신DB

[5월 가정의달 특집] 무너지는 가족사회

<글 싣는 순서>

1. 가정의 해체… 이혼율 해마다 증가
2. 버려지는 아이들
3. 위기의 학교 밖 아이들
4. 갈 곳 없는 노인들: 현대판 고려장
5. 건강한 가족사회를 위한 대안


가정이 붕괴되고 버려지는 아이가 늘고 있다. 노인들은 갈 곳이 없다. 재산상의 문제로 노부모를 정신병원에 가두는 비정한 자녀들도 늘어나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본사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늘날 가족사회 실태와 현실을 재조명하고자 기획시리즈 ‘무너지는 가족사회’를 5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대전시 중구에 사는 최모씨(34·여)는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다. 남편과는 3년 전 이혼했다. 남편 김씨는 5년 전 퇴직을 하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가정불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수십 차례의 말싸움으로 인한 폭언과 급기야 폭력사태까지 번졌다.

동구에 사는 우모씨(35)도 어린아이 둘을 홀로 키우고 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보험사에서 열심히 일하고는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아이 둘을 돌보는 건 노쇠한 할머니 몫이다.
차라리 결혼하지 않았으면 하는 푸념까지 내놓는다.

이처럼 대전지역은 물론 전국에서 이혼 가정이 늘고 있다. 반면 혼인 가정은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2015년 혼인·이혼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9200건으로 전년 대비 5.5%, 6400건이 감소했다. 조이혼율은 2.1건으로 1997년(2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이혼 감소는 결혼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작용했다.

대전은 2013년 3003건, 2014년 3221건, 2015년 2999건으로 지난 88년부터 해마다 늘다가 지난해 감소한 수치를 보였지만 혼인 건수에 비례해 보면 감소한 수치라 보기 어렵다.

지난해 혼인은 30만2800건으로 전년 대비 0.9%, 2700건이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은 5.9건으로 역시 전년 대비 0.1건이 줄었다. 2015년 혼인 건수는 2003년(30만 2500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고 조혼인율은 지난 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혼인율의 경우 2011년 6.6명에서 계속 줄어 지난해 6명 선 아래로 떨어졌다.

대전에선 혼인 건수가 9118건에서 8805건으로 3.4% 감소한 반면 세종(920→1498건)과 충남(1만 2040→1만 2331건)에선 각각 62.8%와 2.4% 증가했다. 대전은 혼인 감소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세종·충남은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이혼율의 증가는 경제적 파탄뿐 아니라 가정폭력, 부부간 외도 등 여러 요인이 결국 오늘날 가정 붕괴를 촉진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또 있다. 가정의 붕괴로 버려지는 아이들과 학교 밖 아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가정폭력으로 인한 패륜범죄가 늘고 청소년 사회적 범죄도 위태로울 만큼 심각해져 가고 있다.

2015년 한국의 존속살해와 자식살해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손에 의해 살해되는 자녀들은 연평균 40여명이나 된다.

자녀살해 동기로는 ‘가정불화’ 4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경제적 어려움 27%로 생활고로 자녀의 목숨까지 빼앗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10대 미혼모들의 영아유기는 2010년 69건, 2012년 139건, 2013년 225건으로 자녀양육에 대한 부담이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부모에 의해 희생되는 자녀 59%는 물리적으로 저항하기 힘든 9세이고 27.9%는 10살에서 19살 사이 미성년으로 전체의 87%를 차지하고 있고 가해자인 부모의 연령대는 30∼40대가 전체의 약 77%를 차지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가정법률상담소 관계자는 “이혼율의 증가는 경제적 파탄뿐 아니라 가정폭력, 부부간 외도 등 여러 요인이 존재한다”며 “과거에는 가정불화가 있어도 ‘참고 살자’는 생각이 강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더 중요시되면서 이혼 상담을 하는 연령대도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해져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명호 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경감)은 “가정폭력은 결국 가정의 해체로 이어지고 아동학대, 학교폭력 등 다양한 범죄를 양산하며 사회질서를 흔드는 중요한 사회문제가 됐다”며 “가정폭력을 근절키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회적 관심, 특히 가족 구성원의 관심이 중요하고 ‘가정폭력은 중대한 범죄행위’라는 사회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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