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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송씨 "둘이 같이 그려보자…조영남 거짓주장"

[서울=아시아뉴스통신] 기자 송고시간 2016-05-19 14:32

조영남씨가 대작 사건에 휘말려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그림을 대신 그려준 대작 화가 송씨가 18일 오후 전라남도 모처에서 아시아뉴스통신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윤자희 기자

조영남씨(72)의 대작(代作)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무명화가 송모씨(60)는 조씨가 자신을 '조수', '3류 작가'등으로 말한 것에 대해 "전문가 앞에서 둘이 그림을 그린 뒤 평가를 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조씨가 거짓주장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는 송씨를 아시아뉴스통신 취재진이 전남 모처에서 직접 만나 단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조영남씨에게 그림을 그려줄 때, 어떤 대우를 받았나.

"나를 작가로 보지 않는다. 무시하는 것이 기본이다(굳이 알 필요 없다는 뜻). 조씨가 지금 TV에 나와 나를 먹여 살렸다고 얘기하는데 정말 기가 막히다. 내가 그림을 그리기 싫어 도망다닐 때 조씨의 전 매니저가 옛날 살던 집(서울 성수동 거주)까지 쫓아와 나를 찾았다. 지금은 그 매니저가 세상을 떠나 증인해 줄 사람이 없어서 답답하다"

- 작업하면서 조영남과 다툰 적이 있나.

"나는 조영남의 말에 순종적이었기 때문에 다툰 적은 없다. 그는 화가 나면 물건을 던지려고 들었기 때문이다. 딱 한번 화가 났던 적은 있는데 지난 2013년도에 조영남 그림 중 부처님 얼굴을 그릴 당시였다. 그 작품의 얼굴은 전부 다 내가 그린 건데 드로잉 5~6개를 급하게 그려서 가져갔더니 왜 이것만 가져왔냐며 그림을 던져버리더라. 전시회가 임박했을 때였는데 내가 너무 적게 그렸던 탓이다. 그래서 나는 차비도 받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다 며칠 뒤 매니저가 법에 걸린다고 얘기를 해줬는지 50만원을 보내줬다. 근데 기가 막힌 건 이때 소득세나 이런 걸 제외하고 줘야 한다면서 46만원을 주더라"

가수 조영씨가 대작 사건에 휘말려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그림을 대신 그려준 대작 화가 송씨가 18일 오후 전라남도 모처에서 아시아뉴스통신 취재진을 만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윤자희 기자

- 대작 사건이 불거지니 어떤가.

"나는 그림을 그리기 싫었다. 카피 그림처럼 똑같은 그림만 여러 개 그리는 것이 정말 싫었다. 솔직히 나는 내가 그린 그림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알지 못했다. 나에 대한 대우에 비해서 그림들이 그렇게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걸 알지도 못했다"

- 조영남씨가 송 화백을 '조수', ‘3류 작가’라고 얘기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영남씨가 나를 마치 조수인 것처럼 말하는 게 어이가 없다. 할 수만 있다면 평론가를 모셔다 놓고 나랑 같이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누구 그림이 더 괜찮은지 판가름 해보자는 것이다. 또 아이디어를 자기가 전부 냈다고 하는데 나한테 자주 의견을 묻고 조언을 요청했다. 그래놓고 나한테 '삼류작가다. 헛소리다'라고 하는 게 너무 웃기다. 나는 뉴욕에 있는 필라디에스 갤러리 멤버였다. 그곳은 내 그림을 놓고 30~40명이 모여 거수를 진행한 뒤 80% 이상이 찬성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권위 있는 곳이다. 그런 내가 조영남씨가 조수라니. 말이 되는가?

- 조영남씨의 매니저가 여러 매체를 통해 말하는 것들이 있다. 기사를 본적이 있나.

"매니저가 아무 것도 모르면서 말하는 것이 너무 우습다. 타 언론사에서 매니저가 아이디어는 조영남이 제시했다고 하는 걸 봤는데 너무 화가 나서 '매니저와 주고받은 문자 내용'을 해당 방송사에 보내려다 말았다. 문자를 보면 매니저가 그림의 규격이라든지 여러 가지 조언을 하는 내용이 있다. 조영남씨도 마찬가지다. 나에게서 아이디어를 제공받은 것도 많다. 내가 그림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물으면 '알아서 해'라고 무책임하게 말했다. 작가라면 그 그림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줘야 하는데 나한테 조언을 구하고 내 스스로 판단해 그림을 그리게 했다는 거다"

- 조씨는 자기가 밑그림을 그렸다고 하던데.

"조영남이 자기가 밑그림을 그리고 채색을 해서 나한테 보냈다고 하는 건 정말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다. 지정된 문구점에서 캔버스 롤과 물감을 가져와 그림을 그렸는데 어떻게 조영남이 밑그림과 채색을 할 수 있었겠느냐"

조영남씨가 대작 사건에 휘말려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그림을 대신 그려준 대작 화가 송씨가 18일 오후 전라남도 모처에서 아시아뉴스통신 취재진을 만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윤자희 기자

- 지정된 문구점은 어디인가?

"조영남이 지정해 준 문구점은 서울에 있다. 조영남에게 그림을 가져다 준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곳에 들러서 물감을 찾아가곤 했다. 조영남이 내게 물감 값을 줬다고 하는데 그것도 거짓말이다. 필요한 재료가 있으면 내가 매니저에게 말을 한다. 그럼 매니저가 지정해 준 특정 문구점에서 재료를 가져가라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용하겠다고) 말한 재료를 가지러 갈 때도 50만원을 넘으면 눈치를 준다. 반절만 가져가라고. 물감을 아껴 쓰라고 난리더라. 어느 날 '물감을 왜 이렇게 많이 쓰냐'고 조금만 구입하라고 하기에 다음에 만나서 또 욕먹을까 두려워 그냥 그렇게만 샀다. 다음에 그림을 가져다주러 갔더니 '색이 왜 이렇게 흐리냐'고 묻더라. 그래서 물감이 적어 물을 타서 썼다고 했더니 아무 소리 못 하더라"

- 조씨의 매니저가 송씨를 전시회에서 소개해줬다던데.

"나를 전시회에 데리고 다니면서 소개시켜줬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나는 전시회에 가본 적이 없다"

- 돈을 자기가 먼저 챙겨줬다고 조씨가 말하던데.

"그것도 거짓말이다. 내가 조영남씨를 보면 이번에 내가 마지막으로 그린 17점의 그림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 10만원도 책정해 주지 않았다"

- 대작사건 이후 조영남씨에게 연락이 왔나.

"연락은 안 왔다. 화가 나 있는 상황일거다"

-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그리고 지금 심정은.

"내가 해외에서 작품 활동을 할 때 같이 일했던 작가들도 나를 지켜보고 있더라. '힘내라. 고생한다. 조영남에 대해 잘 터트렸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들이 들어온다. 나는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이 조금 부담되지만 두려울 건 없다. 어떠한 준비도 필요없다. 왜냐하면 나는 있는 그대로만 말하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삼류작가가 아니다. 증명할만한 자료도 다 갖고 있다. 그림으로 인정받는 그런 화가가 되고 싶을 뿐이다"

이순철 기자, 장석민 기자, 윤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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