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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사랑의 울타리 안에 드리워진 어둠, 가정폭력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홍지은기자 송고시간 2016-09-28 17:37

대전유성경찰서 유성지구대 순경 이두희.(사진제공=대전유성경찰서)

우리가 '가족'이라는 말에서 따뜻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아마도 가족은 '사랑'이라는 바탕에서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1년 중 가장 따뜻하고 포근하여 행복을 느끼기에 좋은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해놓고 있다.

그 이유를 태어나서 행복이라는 의미를 가장 먼저 느끼게 해주는 울타리가 가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통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행복의 공간을 점점 어둡게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가정폭력이다.

이러한 심각성으로 국가에서도 '4대 사회악' 중 하나로 가정폭력을 지정했고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을 제정해 가정의 문제에 공권력을 개입하고 있다.

제일 처음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때가 생각난다.

집 안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폭력을 증명하듯 어지럽혀 있었고 아이는 울고 있었으며 이러한 폭력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아이의 부모는 오히려 경찰관을 돌려보내려고 하고 우는 아이를 혼내듯 타일렀다.

가족끼리의 문제니 상관하지 말고 나가달라고 하는 부부에게 어렵사리 도움을 줄 수 있는 절차를 안내하고 초동조치를 끝내고 돌아오는 내내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했다.

이렇듯 가정폭력에 대해 우리 국민 대부분이 자신 가정의 문제를 밖으로 비추기를 꺼리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묵인하며 인내하고 있다.

하지만 가정만의 문제라고 생각해 감추려고만 한다면 가정폭력은 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심각한 질병이 될 수 있다.

경찰 역시 가정폭력 근절을 위해 대응 메뉴얼을 마련해 교육하고 현장 조치는 물론, 상담소 및 보호시설 등의 연계를 통해 피해자 치료와 회복 프로그램에서 직업훈련까지 사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더불어 가해자에게 가정폭력이 더는 가정 내부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처벌받을 수 있는 중대한 범죄임을 알리고 '가해자 교정 치료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등 가정폭력 근절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 구성원이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내 소중한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자신의 통제와 조절을 통해 해결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가족은 나에게 '종속된 관계'라는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아껴줘야 할 하나의 인격체라는 인식을 가지고 이해와 배려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더는 폭력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도움을 부끄러워 하지 말고 감추기보다는 수면위로 드러내 이러한 경찰의 조력과 가족 스스로의 노력이 시너지효과를 내 우리 주변에 행복한 가정만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대전유성경찰서 유성지구대 순경 이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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