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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의 色이 빚은 장엄...유영국 화백 '절대와 자유'展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남효선기자 송고시간 2016-11-24 16:16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 거장시리즈'...내년 3월1일까지 전시
서울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근대미술 거장시리즈 '유영국 절대와 자유'/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백두대간의 끄트머리가 빚은 울울한 산과 푸른 바다의 고장 경북 울진의 산야와 바다가 덕수궁 현대미술관을 강렬한 색으로 압도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진행하는 근대미술 거장시리즈 유영국(劉永國 1916~2002)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특별전인 '절대와 자유'전이다.

첫 전시는 변월룡 화백이었고 두 번째는 이중섭 화백이다.
 
젊은 시절의 유영국 화백./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유영국 화백은 세 번째 전시이다.

전시는 1916~1943, 도쿄 모던, 1943~1959 '추상'을 향하여, 1960~1964 장엄한 자연과의 만남, 1965~1970 조형실험, 1970~1990년대 자연과 함께 등 5개의 시기로 구성돼 있다.

'도쿄 모던' 期는 유영국이 경북(당시 강원도) 울진 '만루'마을에서 태어나 울진공립보통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경성제2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으나 친구를 감시하라는 일제강정기 교사의 강요에 반발해 중퇴하고 1935년 4월 도쿄문화원 유학과에 입한 후 1937년 3월 '제7회 독립미술가협회전'에 출품한 유화작품 '랩소디'가 입선하면서 미술계에 데뷔한 시기부터 8년간 일본 도쿄 유학시절의 활동기의 작품이다.

유학시기 유영국의 작품은 현재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유영국 작 '바다풀'/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추상'을 향하여

'1943~1959 추상을 향하여'라는 부제가 붙은 두 번째 전시공간은 유영국화백이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해 고향인 울진에서 생활하면서 쏟아낸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당시 유 화백은 귀국해 결혼을 한 후 해방정국과 한국전쟁으로 거의 붓을 잡지 못한 채 10여년간 어선을 운영하고 가업인 양조장을 운영하다가 1955년 무렵부터 본격적인 화가의 삶으로 몰입한다.

이 무렵 유 화백의 그림은 고향인 울진의 산과 바다를 강렬한 색깔의 선과 면으로 드러내지만 대체로 어두운 색이 지배한다.

이는 해방정국과 전쟁이라는 혼란한 사회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유영국 작 '산'./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장엄한 자연과의 만남'

세 번째 공간에서 보여주는 유 화백의 작품세계는 '1960~1964 장엄한 자연과의 만남'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고향 울진의 깊고 푸른 바다와 웅울한 산야가 붉고 푸르고 흰 색깔로 강렬하게 살아난다.

이 시기 유화백은 현대미술가연합 대표를 맡고 1962년에는 한국 화단에 분수령을 이루는 '신상회(新象會)'를 조직, 공모전을 통해 젊은 화가들을 배출하는 등 후학 양성에 왕성한 활동을 펼친다.

이후 유 화백은 1964년 '그룹활동 시대 종언'을 선언하며 신상회 등 모든 그룹활동을 접고 신문회관에서 15점의 작품으로 첫 개인전을 열며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다.

화단은 당시 유 화백의 세계를 "거대한 산수를 마주 대하는 듯한 큰 화면에는 조감도적 시점으로 내려다 본 온갖 계절의 생동감 넘치는자연이 펼쳐진다"고 극찬했다.

또 화단은 "이 시기의 장엄한 작품들이 7평 남짓한 서울 약수동의 자그마한 화실에서 제작됐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감탄했다.

화단은 이 시기 유화백의 작품세계를 "'회화'로 되돌아 와 고향 울진에서 만나는 산, 언덕, 계곡, 노을 등 자연적 요소를 점차적으로 추상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평하고 "형태를 단순화 하고 절묘한 색채의 조화를 추구하되 마티에르 즉 표면의 재질감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을 탐구"했다고 평가한다.
 
유영국 작 '작품'./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조형실험의 세계로"

1965년부터 1970년대까지 유 화백의 세계는 "규칙적인 일상 속에서마치 노동을 하듯 구준히 작품활동에만 몰두한 시기"로 평가된다.

당시 유 화백은 자신이 언급한 "60세까지는 기초공부를 좀 하고 그 이후에는 자연으로 더 부드럽게 돌아가리라 생각했다"는 것처럼 1970년대 중반 예순살이 될 때까지 쉬지않고 '조형실험'에 몰두한 시기로 화단은 기록한다.

화단은 이 시기 유 화백의 작품세계를 "비정형(非定型)적인 것에서 점차 기하학적인 것으로 나아간다"고 해설하고 "노랑, 빨강, 파랑 등 삼원색을 기조로 유영국 특유의 보라, 초록 등 다양한 변주(variation)가 구사된다"고 평했다.

또 화단은 "조금 더 밝은 빨강, 진한 빨강, 탁한 빨강, 깊이감 있는 빨강 등 미묘한 차이를 지닌 다양한 '빨강'들이 탄탄한 긴장감을 제공하고 동시에 절묘한 조화를 이뤄 회화적 아름다움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극찬한다.
 
서울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근대미술 거장시리즈 '유영국 절대와 자유'/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더 부드러운 자연의 세계로"

'자연과 함께'라는 부제가 붙은 1970~1990년대 유 화백은 "만 61세가 되던 1977년 심장박동기를 달고" 2002년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마감할 때까지 8번의 뇌출혈과 37회의 병원입원을 하는 병고 속에서도 자신이 언급한 것처럼 “자연에 좀더 부드럽게 돌아간” 평화롭고 아름다운 그림을 화폭에 남겼다.

화단은 이 시기 유 화백의 작품세계를 "산과 나무, 호수와 바다, 지평선과 수평선 무엇보다도 해와 달이 비추는 화면은 지극히 조화롭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완벽한 평형상태(equilibrium)을 향해 간다"고 평한다.

이번 근대미술 거장시리즈 전시를 마련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세계로 돌아올 때마다 마주친 유영국의 캔버스는 생(生)에 대한 따뜻한 위로를 관객에게 선사하는 것"이라고 전시 배경을 밝혔다.
 
근대미술 거장 시리즈 '유영국 절대와 자유'./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일제강점기인 1916년 4월7일 경북(당시 강원도) 울진군 읍남리216번지 '말루'마을에서 부친 유문종과 모친 홍동호 사이에 4남4녀 중 여섯째로 태어난 유영국 화백은 2002년 11월11일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지병인 심장병으로 투병하다가 86세의 일기로 자신이 그토록 강렬한 빛과 색깔로 캔버스에 옮긴 고향의 울진의 산과 바다와 하늘을 가슴에 담고 삶을 마감했다.

유영국 화백은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걸은리에 묻혀있다.

한편 이번 근대미술 거장시리즈 유영국(劉永國 1916~2002)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특별전인 '절대와 자유'전은 서울대에서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한 김인혜 학예사(고미술사학 박사)가 기획했으며 다음해 3월1일까지 전시한다. 전시관람료는 덕수궁 입장료 포함 3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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