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중도사퇴, 최고 수혜자는 김문수 지사
[=아시아뉴스통신] 오석주기자
송고시간 2010-08-31 09:15
이명박 대통령의 '세대교체' 카드였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중도 사퇴로 여권내 차기 대권주자간 역학관계에 적잖은 영향이 예고되고 있다.
김 후보자의 중도사퇴에 대해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주자들마다 셈법에 따른 계산이 분주해 보인다.
정치권에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김 후보자의 중도사퇴에 따른 수혜자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후보자의 등장으로 다소 혼미해졌던 '친이(친이명박)계 대표주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난 6.2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친이계 내부에서 ‘유일한 박근혜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김 지사로선 ‘김태호 카드’의 급부상은 상당한 부담이었지만, 이번 김 후보자의 낙마로 악재를 털어낸 의미가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지사가 8.8 개각 발표 직후인 지난 9일 경기도청 월례조회에서 “자고 일어나면 총리라고 나타나는데, 누군지 모르겠다.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몇 달 갈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라고 김 후보자를 비판한 것이 김 후보자의 낙마 과정을 통해 그대로 들어맞으면서 이후 계속되고 있는 김 지사의 ‘소신발언’에도 힘이 실리게 됐고 친이계 대권주자이면서 동시에 이 대통령과 '선 긋기'에도 성공했다.
김 지사와 더불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도 어느 정도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친박계는 김태호 카드의 등장을 두고 “이 대통령의 대권구도 인위적 개입”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었던 상황에서 김 후보자의 낙마로 이 같은 의구심이 일정부분 해소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안정된 리더십’으로 가장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는 박 전 대표로선 이번 김 후보자의 등장과 퇴장 과정에서 ‘불안정한 리더십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반사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여전히 ‘묵묵한’ 평소 스타일대로 이번 김 후보자의 낙마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인사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평소 지론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도 언론을 통해 “박 전 대표는 지명 때와 같이 이번에도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는 이번 김 후보자의 낙마로 인한 이해득실의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다.
이 후보자는 김 후보자를 비롯해 신재민, 이재훈 장관 후보자 등 3명이 낙마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합의로 경과보고서 채택이라는 성과를 일궈내는 등 또 한 번 녹록지 않은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번 개각의 특징이었던 ‘김태호 총리, 이재오 특임장관’의 구도가 깨진 것은 이 장관에게 일정한 실(失)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개각은 이 후보자에게 무게추가 쏠린 구성이었지만, 향후 새로운 내각 진용이 이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구도가 될 수 있을진 미지수기 때문이다.
6.2 지방선거로 인해 아직까지 ‘침잠의 시기’를 거치고 있는 정몽준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도 김 후보자의 도태는 일단 긍정적인 요소인 측면이 강하다. 잠재적 경쟁자가 한 명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현재까지 판이 변하지 않고 있는 여권내 대권 구도에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형성될 경우 이들이 운신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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