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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불법촬영”, 소중한 인생 파괴의 출발지

[인천=아시아뉴스통신] 양행복기자 송고시간 2018-06-05 15:01

인천삼산경찰서 여청계 경사 황진령(사진제공=삼산경찰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태어나 가족과 함께 성장하고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를, 직장에서 동료와 상사를 만나는 등 사람들과 함께 어우르며 살아가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집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 하에 일상이 이루어지듯, 개인은 사회 없이 존재하기란 불가능한 것이다.
 
사회는 인간에게 많은 ‘관계’를 만들어주며, 원만한 공동생활을 위해서는 늘 호의적인 관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필연적으로 타협·협동·조정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 단체를 이끄는 리더와 그를 따르는 추종세력 및 그 반대세력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인간은 자신의 성향과 능력 또는 이상에 따라 이 중 하나의 구성원으로 그 사회 속에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생활하는 것처럼 보이나, 그 안에서 생리적 욕구부터 자아실현의 욕구까지 최대한 충족하기 위해 매순간 반성과 발전을 거듭하며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관계의 고단함 속 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절대적으로 보장된 사적 영역이다. ‘함께’가 아닌, 개인만이 영위할 수 있는 시·공간은 지쳐있는 그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편안한 휴식처가 될 것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이 공간만큼이라도 모든 것은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여야 한다.
 
그러나 독립되고 안락한 개인의 영역을 은밀하고 선정적으로 묘사하여 무분별하게 쏟아내고 있는 인터넷 영상과 대중매체의 혼돈 속에서 일부 절제력이 미약한 인간은 내면 깊이 잠자는 ‘관음’이라는 어긋난 욕구를 내보이게 된다.
 
이에 문명의 지대한 발전과 기계의 초소형화가 힘을 더해 교묘하게 진화하는 위장형 카메라를 등장시켜 소중한 사적영역을 파괴하는 주범으로써,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 우리 삶 깊숙한 곳까지 뿌리 내리고 있다.
 
스마트폰. 차키. 안경. 시계…이러한 일상적인 물건들이 둔갑한 초소형 카메라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 중 한명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인간에게 더 이상 사적영역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상실감을 안겨준다.
 
인천경찰 추산, 최근 5년간 對여성악성범죄(성·가정·데이트 폭력 및 불법촬영 범죄)는 해년마다 평균 16.5%씩 증가하고 있으며, 이 중 불법촬영 범죄는 가장 큰 증가율(39.5%)을 보이고 있다.
 
이에, 경찰은 불법촬영 및 유포 관련범죄에 대하여 신속·적극적으로 대응하여 피의자 검거 시 컴퓨터·휴대폰 등 저장매체 압수수색 및 디지털포렌식 의뢰로 철저하게 범죄사실을 규명하고, 상습적이거나 영리목적으로 영상을 유포한 경우 구속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실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불법촬영범죄 예방’을 위해 경찰·지자체·유관기관 및 NGO단체로 합동점검반 구성, 전문탐지기기 이용하여 지하철역·체육시설·기숙학교·도서관 등 다중이용 범죄취약시설(화장실·탈의실 등) 내 초소형카메라 설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
 
또한 최근 경찰에서 확인된 위장형 카메라의 종류와 사진을 SNS활용, 전파하고 취약시설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경고 포스터를 게시, 작은 홀 크기의 스티커를 배부하여 설치 의심이 가는 곳에 부착 후 경찰신고 및 시설보완을 권고하고 있다.
 
카메라등 이용 촬영죄 행위자는 최대 20년간 신상정보가 공개되며, ‘영상 유포’라는 2차 범죄는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겨 일상생활마저도 재기하기 힘들게 만드는 끔찍하고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호기심이든 상업 목적이든, 간단한 조작 하나로 시작한 그릇된 행동이 타인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까지도 송두리째 파괴하는 출발지임을 간과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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