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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정선군 남면 낙동리 '매둔동굴'에서 연세대박물관 팀에 발굴조사된 2만9000년 전의 유물로 추정되는 '그물추'.(사진출처=문화재청) |
강원도 정선군 남면 낙동리 소재 매둔동굴에서 구석기 시대의 어로활동 보여주는 '그물추(어망추)' 등이 다수 발견돼 구석기 시대 어로 활동 양상 구명 등 활발한 학술활동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매둔동굴에서 구석기 시대 퇴적층 확인과 함께 출토된 나무숯 조각 유물의 연대 측정 결과 약 2만 9000 년 전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돼 연대값이 사실일 경우 매둔 동굴 유적에서 발견된 후기 구석기 시대의 그물추는 인류의 물고기잡이 역사에서 시기적으로 가장 이른 유물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매둔동굴 구석기 시대 1층의 상부에서 사람의 손가락뼈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뼈는 둘째 또는 셋째 손가락의 3번째 끝마디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에서 매둔동굴의 구석기 시대 퇴적층에서 사슴, 노루, 사향노루, 산양, 곰 등의 대형 동물 화석과 갈밭쥐, 비단털쥐, 박쥐 등의 소형 동물 화석, 참마자, 피라미 등으로 보이는 작은 물고기 등뼈와 새 뼈 등 자연유물 화석도 출토됐다.
이번 조사는 연세대학교 박물관(관장 한창균)이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의 허가를 받아 지난 6월부터 약 40일에 걸쳐 진행됐다.
지난 2017년에 이어 진행된 올해 발굴조사는 동굴 안쪽의 구석기 문화층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된 인공유물로는 주로 석회암 또는 규암을 이용해 만든 '뗀석기'를 비롯 여러 점의 그물추(어망추)가 발견됐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작은 자갈돌을 이용하여 만든 그물추다.
그물추는 1층에서 3점, 2층에서 1점, 3층에서 10점 등 총 14점이 발견됐으며 대부분은 석회암으로 된 작은 자갈돌을 이용해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발견된 그물추는 공통으로 '모루망치떼기(양극타법)' 방법으로 제작됐으며 특히 3층의 경우 '부릿날' 석기와 격지(剝片) 등이 함께 나왔다.
'모루망치떼기'는 모룻돌에 작은 자갈돌을 올려놓고 그 자갈돌 윗부분을 망치로 때려내는 수법이며 '부릿날' 석기는 새의 주둥이처럼 끝을 뾰족하게 만든 석기를 말한다.
조사단은 3층 하부에서 수습한 나무숯 조각의 방사성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약 2만9000 년 전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연대값이 사실일 경우 매둔 동굴 유적에서 발견된 후기 구석기 시대의 그물추는 인류의 물고기잡이 역사에서 시기적으로 가장 이른 유물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가장 오래된 그물로는 핀란드와 러시아의 접경지대에서 발견된 버드나무 속껍질로 만든 중석기시대의 안트레아 그물(Antrea Net)(약 9천여 년 전)과 일본 후쿠이현의 토리하마 조개더미(패총)에서 발견된 약 1만 년 전의 그물추, 청주 사천동 재너머들 유적에서 출토된 약 1만 년 전의 그물추 등이 있다.
조사단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그물을 이용한 어로 활동이 후기 구석기 시대에 존재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냄으로서 앞으로 구석기 시대 생계 수단과 먹거리를 복원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세대학교박물관은 앞으로 더 많은 연대측정 자료를 확보·분석하고 인류사에서 그물을 이용한 물고기잡이가 언제 시작돼 어떻게 주변으로 확산되었는지 밝히기 위한 연구를 추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연세대학교 박물관(02-2123-3335, 02-2123-2377)으로 문의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