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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침묵하는 전북에 미래는 없다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유병철기자 송고시간 2018-08-26 23:44

-새만금국제공항 내년 예산 전액삭감을 지켜보며
-필자 :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전주시민 임필성
본 통신사는 지난 20일 ‘새만금 국제공항으로 날개를 달자’라는 전주시민 임필성씨가 보내온 기고문을 실었었다. 헌데 기획재정부가 지난 22일 문재인대통령공약 사업인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용역비 25억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이에 유병철 기자가 지난 23일자 ‘전북도 새만금국제공항 용역비 예산 25억, 정부가 전액삭감...도민들 용납 못해’라는 기획기사를 보도했다. 전북의 비통한 현실을 지켜본 시민 임필성씨는 ‘새만금국제공항의 절실함과 전북미래를 위해’ 제4부로 나눠 작성한 기고문을 또 보내왔다. 본 통신사는 오늘 제 1부 기고문을 비롯 네차례에 걸쳐 싣는다.(전북취재본부 주)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21일자 전북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에 새만금 국제공항관련 사업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좌절을 많이 겪어온 전북도 상황을 생각하면 새삼스럽지 않으나 이번 상황은 전북이 사활을 걸고 있는 새만금사업의 핵심 인프라에 대한 것이라 더욱 뼈아프다.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하는 일이니 어련히 공정하고 적합한 절차를 지켜 진행하겠느냐만 작년 일을 생각하면 합리적 의심을 쉽게 거둘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호남선 KTX 광주‧목포 직선 안을 버리고 당초 계획보다 무려 1조 1천억원이 추가로 늘어난 무안공항을 거치는 곡선구간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예산 낭비라는 전국적인 비난여론이 있었지만 새만금국제공항과 비교하면 사안이 시급하지 않았음에도 쉽게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면제를 받았다.
 
지난 2007년 완공한 무안공항 공사비가 3,056억원이었던 것을 가만하면 물가상승을 고려하더라도 새만금공항은 예타면제를 받기가 이렇게 어려운데도, 추가비용만도 1조원이 넘어가는 사업에 광주‧전남은 쉽게 예타면제를 받는 것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 소식은 당시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에 악재가 될 것임에 틀림없었지만 이에 대해 적극 항의하거나 반대하는 전북정치인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다만 같은 호남의 일이니 해묵은 지역주의를 끌어들여 지역정당과 정치인들이 서로 암묵적으로 도와준 것으로 생각했다. 최소한 이에 대해 나중에 새만금국제공항사업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이 믿음은 지난 5월에 산산조각이 났다. 광주 전남연구원이 "정부의 새만금 공항 추진으로 서남권 공항시설의 중복투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이다. 이후 광주‧전남에 기반을 둔 지역 언론은 이 논문을 근거로 일제히 포문을 열어 새만금국제공항건설을 반대하는 기사를 며칠에 걸쳐 보도했다.
 
그동안 같은 호남권이 잘되는 일이니 전북도민은 호남선KTX 무안공항 경유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예타면제가 되어 2025년 무안공항 노선경유가 확정되자 광주‧전남의 연구단체와 언론은 새만금국제공항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으며 이에 대한 전북도의 항의에 전남도는 공식입장과는 상관없는 연구결과라며 선긋기를 했다.
 
결국 같은 호남의 하늘 아래에 전북의 자리는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들려오는 광주‧전남의 움직임이 또 심상치 않다. 지난 20일 전남도청에서는 오는 2021년까지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에 통합하겠다는 뉴스를 발표했다. 같은 호남의 일이니 바른 선택을 한 것 같아 응원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 움직임은 다분히 새만금잼버리 이전에 새만금국제공항이 완공될 것에 대비해 그전에 무안공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계산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추가로 일부에서는 새만금잼버리가 개최되는 2023년 이전에 호남선KTX 무안공항역을 완공하려는 광주‧전남의 움직임을 이야기 하는데, 그렇게 되면 모처럼 전북이 유치한 새만금잼버리 효과와 새만금국제공항의 명분을 없애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는 그 동안의 광주‧전남 기반의 언론, 연구기관, 전남도의 태도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움직임이다. 결국 재주는 전북이 부리고 혜택은 광주‧전남이 가져가는 것이다.
 
전북은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이유를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사실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내부에 있다.
 
일단 전북도민은 새만금국제공항관련 뉴스에 관심이 부족하다. 심지어 일부는 전북에 국제공항이 필요 없다고 느끼며 새벽잠 설치고 인천까지 올라가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듯하다. 관심이 있다 해도 언론이나 정치인들이 알아서 해결할 것으로 생각하고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관련기사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도 않고 타시도의 반대 목소리에 항의전화 같은 것을 하지도 않는다.
 
불만을 표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전북도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전폭적인 지지만이 정확하고 강력한 민심을 형성하며, 이는 지역 언론과 정치인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
 
전북의 언론 또한 이번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다. 도내언론은 타시도의 새만금국제공항 반대기사에 적극 나서 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5월 광주전남의 연구기관과 언론이 일제히 새만금국제공항건설에 대한 비판기사를 쏟아낼 때 전북의 일부 언론사들은 새만금 간척지에 희귀조류가 집단 번식하고 있다는 해묵은 기사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결국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국내 종편방송국의 메인 뉴스시간에 관련 내용이 전국에 방송되는 실적을 올려 새만금개발에 찬물을 끼얹었다. 상대가 공격하는데 스스로 발등을 찍은 셈이었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실질적이고 중요한 문제는 전북도와 지역 정치인들의 태도이다. 전북의 정치인들은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타시도의 목소리에 적극 반박하거나 항의하지 않았다. 무안국제공항이 있는 광주전남과 청주국제공항이 있는 충북을 의식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침묵하면 이들의 반대 목소리만 더 크게 들릴 뿐이다. 전북의 정치인들이 과연 중앙무대에서 전북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제 전북은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 지역 정치인과, 언론, 연구단체는 중앙정부에 새만금국제공항의 당위성을 알리고 새만금국제공항을 저지하려는 시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전북도민들 역시 전북의 발전과 다음 세대를 위하여 힘을 모아 한 목소리를 내고 중앙에 정당한 몫을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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