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6일 금요일
뉴스홈 인터뷰
(인터뷰) 곤살로 오르띠스 주한 스페인 대사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유지현기자 송고시간 2018-10-15 15:23

"한국은 성공한 나라…민주주의 감명 깊었다"
곤살로 오르띠스(Gonzalo Ortiz) 주한 스페인 대사./아시아뉴스통신=유지현 기자

우리에게 열정과 낭만의 나라로 잘 알려진 스페인을 대표하는 외교관으로서 한국에서의 임기를 거의 마치고 이임을 앞둔 곤살로 오르띠스(Gonzalo Ortiz) 주한 스페인 대사를 만나 소회를 들어봤다.

오르띠스 대사는 지난 1976년 독일 본에서 첫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이래 베트남, 일본, 중국, 호주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10월부터 주한 스페인 대사로서 4년간의 임기를 수행했다.

▶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스페인 간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모두 교류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대사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스페인을 방문하는 한국인 수가 지난 4년 동안 약 6만7000에서 45만으로 증가했다. 68년 전인 1950년 3월부터 양국이 국교를 수립한 이래 양국 간의 교류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했는데, 특히 한국 사람들은 스페인을 여행할 때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에 감탄하며 스페인 사람들에게 많은 호감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스페인과 한국은 문화유산, 도보여행, 음식문화 등 양국의 공통점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

스페인 여행을 통해 예술, 건축, 문화유산 등을 매개로 스페인의 역사를 더 깊이 알게 되는 것 같다. 예전에 스페인에서 한국은 조금밖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한국이 기술적인 혁신과 IT 산업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지니고 있고 이런 분야를 통해 스페인에도 한국이 널리 알려지고 있는 추세다.

현재 한국과 스페인의 관계는 아주 우호적이고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페인과 한국의 중앙정부 뿐만이 아니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상호 간 더 많은 교류를 시작한다면 양국 관계가 더 확대되고 돈독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 재임기간 동안 있었던 중요한 사안을 몇 가지 소개한다면.

우선 항공 노선의 확대다. 대한항공은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2개의 스페인 직항을 개설했고, 아시아나도 항공도 8월 바르셀로나 직항을 개설했다. 아시아 한 나라에서 2개의 국적기가 스페인에 들어가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두 번째로는 부산에 스페인 명예 영사관을 개설한 것이다.

세 번째로는 스페인의 공항 시스템과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한국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공부를 하러 떠난 젊은이들은 스페인에서 취업을 한다. 반대로 스페인에서도 한국으로 워홀을 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 직접 경험해본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인에 대한 인상은.

한국은 한국전쟁 이후 눈부시게 빠른 경제 회복을 했다. 경제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눈부시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한국인들의 부지런함과 열정, 끈기라고 생각한다. 불과 50년 사이 이렇게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 덕분이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놀랍고도 감명 깊었고, 마지막으로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남북통일에 대해 강렬한 기억이 남는다.

한마디로 한국은 성공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은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 젊은이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재산과 사회적 혜택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그것을 더 가치 있게 여기고 미래를 위해 더 노력하고, 전진해야 한다.

또, 스페인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반면 한국은 덜 개인주의적이고 단체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즉, 단체로 어우러지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은 외국 사람을 대할 때 처음에는 대부분 부끄러워하는 것을 느꼈다. 한국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이 어렵지만, 한번 알게 되고 계속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마음을 열고 따뜻하게 대해주며 깊은 정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의 스페인에 대한 애정이 대단히 놀라웠다. 내가 만났던 모든 사람들은 나를 따뜻하고 다정하게 가족처럼 대해줬다. 선물도 많이 주고 정도 많았고. 아주 친절하게 대해줬다. 스페인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았으며, 스페인을 여행했던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아주 만족하고 좋은 기분으로 귀국했다고 전해 들었다.

▶ 한국음식 중에 좋아하는 것이 있는지.

나는 개인적으로 건강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한다. 타파스도 좋아한다.

한국 사람들이 쌀과 생선을 좋아하듯 스페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스페인은 서로 다른 음식 문화를 갖고 있지만, 나는 한국 음식이 무척 끌린다. 김치를 처음 먹었을 때는 낯설어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매우 좋아한다. 또한 비빔밥, 불고기, 순대(스페인 모르시야와 비슷하다)를 좋아한다.

서울에는 25곳의 스페인 레스토랑이 있는데, 스페인 음식도 건강에 좋은 것이 많으므로 앞으로 한국에 더 많이 알려지면 좋을 것 같다.

 
곤살로 오르띠스(Gonzalo Ortiz) 주한 스페인 대사(왼쪽), 이은진 스페인관광청 한국 대표./아시아뉴스통신=유지현 기자

▶ 한국을 떠나 아쉬울 것이 있다면.

한국의 정리정돈이 잘 된 깨끗한 거리와 깔끔함, 안전함, 무엇보다 자연을 생각하고 보호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좋았다. 빠른 와이파이와 KTX 고속열차와 대중교통, 빠른 일처리도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제일 보고 싶고 그리운 것은 한국 사람들일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사람들에게 앞으로도 계속 한국이 스페인의 좋은 친구로 남아 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한국은 아프고 슬픈 역사를 가진 나라이기에 한국인들은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를 생각하면서 지금처럼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전해주고 싶다. 또한, 요즘 환경에 대한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자연에 대한 관심을 더 적극적으로 갖고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 자연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남북관계에서도 상호소통, 협력, 여행, 우편, 전화 등의 방법을 통해 관계를 개선하는 데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훗날 독일처럼 통일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실시간 급상승 정보

포토뉴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