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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년 ③] 카이스트 권세진 교수, “마지막 연구, 국내 최초 달 탐사선”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기종기자 송고시간 2019-05-13 14:48

- 교수 정년을 앞두고 마지막 항공우주 연구개발
- 우주 패권경쟁 지난 미소 경쟁에 이어 현재 미중 경쟁으로 지속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권세진 교수가 달 탐사선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우리는 올해 3.1 운동 100주년을 맞았지만 국가적으로나 사회경제적으로 이보다 중요한 시점이 도래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바로 2045년이다.
 
1945년의 100주년이 되는 2045년은 우리에게 현재 겪고 있는 이념적 대립, 분단적 충돌, 세대·계층별 갈등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정치사회적인 변화의 계기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변화에도 레이먼드 커즈와일(Raymond Kurzweil)는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를 통해 2045년 시기에 나노공학, 로봇공학, 생명공학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을 예고했다.
 
본지는 ‘2045년’ 연재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갈등, 대립과 충돌, 불균형과 불평등 등을 해소하고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통합하고 화합할 수 있는 ‘한반도의 더 큰 대한민국’을 그려보려고 한다.
 
최근 국외 달 탐사선 연구에 대응해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권세진 교수를 만나 달 탐사선과 관련해 연구배경, 연구과정, 향후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 달 탐사선의 연구배경은?
 
▷ 과거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발발한 우주개발 경쟁 이후 관심이 줄어든 달 탐사 임무가 최근 심우주 탐사와 우주 자원 개발과 더불어 다시금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기존의 우주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를 넘어서 다양한 국가들과 민간 기업들이 우주 탐사와 개척, 자원 개발을 위해 달 탐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이 우주 탐사선 ‘창어 4호’를 달 뒷면에 성공적으로 착륙시켜 달 탐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이스라엘의 민간 기업이 개발한 달 착륙선 ‘베레쉬트’도 최근 성공적으로 우주에 발사됐다.
 
이외에도 NASA는 향후 5년 안에 달 궤도 우주정거장인 ‘달 궤도 플랫폼 게이트웨이’를 건설할 계획으로 향후 달 탐사에 대한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대한민국 정부의 달 탐사 사업 계획은?

▷ 대한민국은 달 탐사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형 발사체인 KSLV-II와 시험용 달 궤도선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달 탐사 2단계 사업인 달 착륙선은 2030년 발사 목표로 기존 계획보다 약 10년 지연됐다.
 
이에 따라 달 착륙선 관련 연구도 또한 늦춰지거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현재까지 달 착륙 임무를 위한 시스템 개념 연구, 달 착륙 지상시험모델 개발, 가상 비행 시험 등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개발의 부진으로 착륙선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 확보와 검증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권세진 교수 연구팀이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달 탐사선과 부품 현황./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 국내외 달 탐사선 개발의 어려운 점은?
 
▷ 인류가 달에 첫발을 디딘 지 5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달 탐사는 수많은 실패의 위험 요소가 많은 우주 임무이다.
 
매우 정교하고 복잡하게 구성된 달 착륙선을 지구로부터 약 40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달의 험난한 지형에 정확하고 안전하게 착륙시키기 위해서는 착륙선 내 모든 시스템이 올바르게 작동해야 한다.
 
또한 달 착륙선을 달에 보내는 것은 큰 비용과 시간이 소비되기 때문에 운용 전 착륙선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신뢰성 확보뿐만이 아니라 착륙선과 관련된 기술 개발 및 검증을 위해 달 착륙선의 중요 시스템(추진 시스템, 유도항법 및 제어 시스템, 위험 탐지 및 회피 시스템 등)을 실제 임무 투입 전 지상에서 실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상에서도 착륙선의 착륙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비행체, 즉 지상비행시험기의 개발과 운용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과거 미국의 아폴로 임무에서도 유인 우주인의 달 착륙 훈련을 위해 LLRV(Lunar Landing Research Vehicle)이라는 달 착륙 지상비행시험기를 개발해 운용했다.
 
그러나 현재는 착륙선의 무인화 추세에 따라 Mighty Eagle Lander, Xodiac 등의 다양한 지상비행시험기가 개발되어 무인 착륙 기술의 개발과 검증을 위해 운용되고 있다.
 
- 달 착륙선 등 로켓연구의 시작은?

▷ 카이스트 로켓연구실은 1997년부터 로켓 추진 시스템 분야에서 항공우주기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왔고 2008년부터는 달 착륙선에 관해 연구를 시작됐다.
 
최근 우리 연구실은 친환경 추진제로 각광받는 과산화수소를 산화제로 사용해 촉매 분해를 통해 추력을 얻는 단일추진제 추력기, 과산화수소의 촉매 분해 생성물을 케로신과 혼합하여 추력을 얻는 이원추진제 추력기, 고체 연료와 혼합하여 추력을 얻는 하이브리드 추력기 등 로켓 추진 시스템에 관해 폭넓은 연구개발을 수행했다.
 
- 최근 KAIST 로켓연구실의 연구는?
 
▷ 우리 로켓연구실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습득한 핵심기술을 기존 달 착륙 모듈에 적용해 달 착륙의 지상비행시험기를 개발했다.
 
달 착륙의 지상비행시험기는 총 무게 약 35kg로, 최대 15초 동안 비행할 수 있고 친환경 추진제인 과산화수소를 사용하는 단일추진제 추력기를 4기 탑재했다.
 
또한 지속적인 밸브의 개폐를 통해 추력기의 추력을 제어하는 펄스 변조 추력 제어 기법을 이용하여 고도 변경 및 유지를 위한 기동을 수행했다.
 
이 이후에는 지상비행시험기 내 탑재된 전장품은 실시간으로 지상비행시험기의 고도와 속도 등의 정보를 습득한 뒤 컴퓨터에 탑재된 유도 및 제어 알고리즘을 통해 추력기를 작동시켜 목표한 고도로 이동과 유지하게 된다.
 
앞으로 수직이착륙 실험을 위해 제작된 수직이착륙 실험 장치(VTS)에 부착되어 실험을 수행하고, 고도 변경 및 유지 기동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음을 검증할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권세진 교수 연구실의 연구원들(박사과정 최석민, 석사과정 조우현)이 달 탐사선의 핵심부품을 조립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 연구과정 중 어려웠던 점은?
 
▷ 연구과정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핵심 부품을 원활하게 수급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로켓 추진기관을 구성하는데 필수적인 핵심 부품은 대부분 수출입 통제에 의해 해외에서 수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고성능의 신뢰성 높은 핵심 부품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로켓 추진기관을 구성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스페이스 솔루션은 유체제어 관련 부품 및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는 업체로 본 연구에서 필요한 추력기 및 밸브의 가공을 진행했다.
 
특히 로켓 추진기관에 탑재되는 밸브는 성능과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며, 안정적인 지상비행시험기의 비행 실험을 위해서 필요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한 부품을 스페이스 솔루션을 통해 공급받을 수 있었다.

나라스페이스 테크놀로지는 큐브셋과 소형 우주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로 과거 KAIST 로켓연구실이 개발해 발사한 과학 로켓 우리새 1호의 전장품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회사이며, 지상비행시험기에 탑재되는 전장품의 개발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 향후 연구과제는?
 
▷ 우리 카이스트 로켓연구실은 2030년경 발사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달 탐사 2단계, 달 착륙선 사업의 성공을 위한 핵심기술 확보 및 시스템 검증을 위해 소형 무인 지상비행시험기를 개발해 수직이착륙 비행 실험을 앞두고 있다.

10년 전의 달 착륙선과 비교하면 많은 발전이 있었다.

10년 전 로켓연구실은 과산화수소 단일추진제 추력기를 이용해 추력을 제어할 수 있는 달 착륙선 모듈을 개발해 수직이착륙 실험을 수행했다.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착륙 기동을 선보였지만, 당시 개발된 지상비행시험기는 실제 달 착륙선과 하부 체계 면에서 차이점이 많아 지상비행시험기로써 적합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과거에 비행시험했던 달착륙선은 비행컴퓨터가 내재되어 있지 않아 유선으로 밸브를 조절하는 반수동형 달착륙선으로, 착륙선 기동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 이후 달 착륙선에 관한 연구 및 개발을 지속해 추진 시스템 기술을 성숙시켰고, 추력 제어 기술과 로켓 엔진의 펄스 운용 능력 등 착륙선에 핵심적인 기술들을 습득했다.
 
이번에 시험한 달착륙선은 비행을 제어할 수 있는 비행컴퓨터가 내재되어 있고 자율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앞으로 고도 변경 및 유지 기동을 수행하는 수직 이착륙 비행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며, 올해 안에 완전 자율비행을 시험할 계획이다.
 
또 한 가지 계획은 작년에 발사 시험에서 성공했던 과학로켓 우리새 2호와 결합해 회수가 가능한 로켓을 구현하려고 한다.
 
이 부분은 앞으로 시간이 좀 소요될 것 같지만 높은 고도의 공역허가가 여의치 않은 국내 상황에서 자유롭게 과학로켓을 발사하는 데에는 회수 가능한 로켓이 유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로켓의 비행이 끝나고 낙하하는 동안 적절히 착륙선을 가동하면 재활용 로켓으로 응용이 수월할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지금까지의 연구개발은 학생들의 열정과 상상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해 10년 전부터 이 연구를 지탱해 온 로켓연구실 학생들에게 감사한다.
 
이 학생들이 반드시 우리나라를 우주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묵묵히 우리 연구를 지원해 주신 ㈜스페이스솔루션(이재헌 사장)과 무상으로 탄소복합재 탱크를 지원해 준 ㈜이노컴(김준현 사장)에서 감사드린다.
 
앞으로 자율비행을 하는 달 착륙선까지 개발하려면 추진제 탱크의 무게를 줄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러한 시행착오를 해결하고 달 탐사선을 개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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