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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시민단체 “일제 아픈역사 간직한 사직산 벚나무 제거해야”

[충북=아시아뉴스통신] 여인철기자 송고시간 2019-05-20 14:09

충주시 “왕벚나무는 제주 원산지 일본 상징 아니다”
20일 충북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충주역사바로세우기 시민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직산 배수지의 벚나무 제거를 촉구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여인철 기자

충북 충주역사바로세우기 시민모임이 충주시가 벚꽃동산을 조성한다고 사직산 배수지에 자생하는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심은 벚나무를 제거해야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모임은 20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사참배의 고통과 아픔이 어려 있는 사직산에 일본의 상징인 벚나무를 심고 관리해서 아픈 역사를 치유하겠다는 충주시는 반성하고 벚나무를 제거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선시대 충주 사직산은 토지의 신과 곡식의 신에게 국태민안과 풍년을 빌며 제사지내던 곳이었으나 일제강점기인 1912년 일제가 사직단을 허물고 그 자리에 신사를 건립했다”며 “일제는 사직산에 식민지배를 위한 각종 상징 시설을 설치하고 벚나무를 심어 성역화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곳은 일제가 일제말기에 침략전쟁에 나서면서 내선일체와 황국식민화를 위해 신사참배를 강요해 스스로 조선인임을 부정하고 일본인임을 강요받은 비극의 현장이며 징용, 징병 등에 끌려가 목숨을 잃거나 억울하게 희생된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라는 사실을 시민들이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시민모임은 “충주시가 충주시민들이 왕벚나무를 가장 선호해 사직산에 벚나무를 심었다 했는데 그 근거를 제시하라”며 “충주시가 사직산의 내력과 아픈역사를 알고 있는 것처럼 질의에 답변했으나 시민들에게 역사를 설명한 적도 없으며 알고 있다면 이와 같은 반역사적이고 몰지각한 식목행사를 할 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시민모임은 “충주시와 조길형 충주시장은 사직산에 벚나무를 심고 가꾸는 행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벚나무를 제거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야 한다”며 “사직산의 고유 수종이라고 할 수 있는 소나무로 대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사직산의 낙엽송이 근처 가정집의 옥상과 창문으로 침투해 배수관 등을 막아 역류하는 일이 빈번해 민원이 제기돼 왔다”며 “또한 기존 나무들은 크고 기울어 강풍 등에 차량파손과 인명사고의 우려가 커 시민의 안전을 위해 나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데 왕벚나무는 일본의 공식적인 국화가 아니며 왕벚나무의 원산지는 일본이 아닌 제주도”라며 “벚나무의 제거보다는 일제에 의해 훼손된 아픔의 역사가 서린 사직단인 만큼 치유를 넘어 가족들의 이용이 편리한 새로운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3월 제73회 식목일 행사로 사직산을 벚꽃동산으로 조성하기 위해 6~7년생 왕벚나무 468그루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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