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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전용 사이트에 ‘낙태, 피임?”…고양시의회 양훈·엄성은 의원 강하게 질타

[경기=아시아뉴스통신] 오종환기자 송고시간 2019-07-03 21:33

2017년 공지사항 1개 올린 후 지금까지 방치, 사이트 관리소홀 엄중 문책
(재)고양시청소년재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캡처 화면. '산부인과', '낙태' 등 청소년들이 접하기에 부적절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아시아뉴스통신 

3일 고양시의회 2019 행정사무감사 사흘째, 감사장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재)고양시청소년재단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수십 개의 ‘낙태’, ‘임신중절’, ‘피임’, ‘약물유산’, ‘산부인과’ 같은 단어들 때문이었다.
 
‘임신중절’이나 ‘유산’이 가능한 병원이나 방법을 묻는 글을 올린 이들은 대부분 청소년이었고, 이에 대해 ‘효과적인 낙태 방법’, ‘즉효 처방약’ 등의 정보를 알려주는 이들은 경험 있는 청소년들, 그리고 약을 팔고 수술을 유도해 돈을 벌려는 어른들이었다.
 
(재)고양시청소년재단 공식 홈페이지는 청소년들이 각종 공연이나 학습 프로그램 정보를 습득하는 정보 공유의 장으로서 지난 2017년 재단 설립과 함께 개설된 사이트다. 그러나 이날 고양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양훈 의원이 대형모니터에 띄운 재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캡처 화면에는 어른들도 쉽게 입에 담지 못하는 이런 단어가 줄지어 빼곡했다.
 
양훈 의원은 “어떻게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재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버젓이 이런 단어가 올라올 수 있으며 그렇게 오래 방치될 수 있느냐”며, “2017년도에 관리자가 공지사항 달랑 하나 올린 뒤로 아무도 들어온 적이 없느냐?”고 재단의 홈페이지 관리부실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박윤희 대표는 “홈페이지 관리비 예산이 520만 원이다. 다른 기관의 경우 동일 항목 예산이 5∼6천만 원으로 10분의 1에 불과하다. 적은 예산으로 운용하다보니 관리가 소홀했던 점을 인정한다. 올해 보강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연이어 질의에 나선 엄성은 의원이 다시 이 문제를 꼬집으며 “대표님이 홈페이지를 관리해본 경험이 없는 것 같다. 2019년 6월 초부터 이런 부적절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올라왔는데 어떻게 이걸 모를 수 있나? 관리 인력이 부족해서라는 변명도 합당치 않다. 직원들이 여러 가지 다른 일을 해서 홈피를 관리할 여유가 없었다는 것도 핑계에 불과하다. 홈피를 관리하는 사람이 4명이라고 했는데 1명만 있어도 자유게시판 관리는 충분하다”며 격노했다.
 
박윤희 대표는 이에 “오늘 행감이 끝나면 당장 저녁에라도 부적절한 글들을 삭제하는 등 철저한 관리에 들어가겠다”며 시정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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