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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최고 어업전진기지 부활하는 죽변항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남효선기자 송고시간 2019-07-15 18:47

'여름 오징어' 어장 형성...외지어선 앞 다투어 죽변항서 위판
6월 말 현재 299억2000 위판고...前年 比 70억 이상 증가
동해안 최고의 어업전진기지이자 해양생태관광지로 탈바꿈하는 경북 울진 죽변항./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동해안의 어업전진기지이자 경북 울진의 북쪽 관문인 죽변항을 먹여 살렸던 오징어가 돌아왔다.

최근 죽변항 연근해와 울릉도 연근해에 대규모 오징어 어장이 형성되면서 모처럼 죽변항이 활기를 되찾았다.

특히 오징어는 "고르게 잘살게 해주는 고기"로 여겨져 오징어가 지난 6월 초부터 풍어를 이루자 죽변항에 기대어 삶을 풀어 놓은 어업인들은 물론 죽변항의 상가, 주민들도 예전과 달리 부쩍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오징어가 성어를 이룬 것은 약 1개월 전인 지난 6월 초 무렵.

죽변항의 죽변수협 위판장은 오전 6시부터 밤새 잡아 올린 싱싱한 오징어 활어와 '박스'로 부르는 '오징어 선어' 상자를 풀어 놓는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로 북적거린다.

채낚기 어선이 펄쩍펄쩍 뛰는 오징어 활어와 선어 상자를 풀어 놓자 죽변수협 소속 수산물 중매인들의 발길이 분주해 진다.

최근들어 오징어가 최 정점을 이룬 지난 6월 25일  오전 한나절 동안 죽변수협 위판을 통해 도시로 팔려 나간 오징어는 활어가 12만9000마리, 선어가 2080박스 규모이다.
 
경북 울진 죽변항을 살찌우는 싱싱하고 씨알 굵은 오징어 활어./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금액으로 환산하면 활어가 1억4050만원, 선어가 5120만원 규모이다.

이날 오징어 선어 1박스(20마리 기준)는 2만7000원에 거래됐다.

또 활어 1마리는 1200~1300원 선에 거래됐다.

활어 가격은 입찰가격이 매일 다르게 형성된다.

오징어 조업에 나선 어선이 많을수록 입찰가는 낮게 형성된다.
 
여름 오징어철이 돌아 오면서 활기를 띠는 울진 죽변항.죽변수협 소속 중매인들이 채낚기어선에 올라 싱싱한 오징어 활어를 관찰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7월 들어 해상 기후가 고르지 않으면서 오징어 가격은 전달인 6월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14일 죽변수협 위판장을 통해 거래된 오징어는 활어의 경우 1마리당 3700~3800원 선에 거래됐다.

또 20마리 기준 선어 1박스는 3만7000~3만8000원 선에 입찰됐다.

올 1월부터 7월 14일 현재 죽변항과 매화면 오산항을 통해 위판된 오징어 어획고는 299억2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 해인 2018년 같은 시기의 어획고 232만2000만원 보다 70억원 이상이 증가한 규모이다.
 
경북 울진 죽변항이 최근 오징어 어장 형성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죽변수협, 오징어 성수기 외지어선 죽변항 입항 유도로 어획고 "배가"

몇 년 째 침체된 죽변항이 활기를 되찾은 배경에는 최근 들어 죽변항 연근해와 울릉도 인근에 대규모 오징어 어장이 형성된 데에도 그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주목받는 것은 죽변수산업협동조합(조합장 조학형)의 역할이다.

죽변수협은 최근 오징어 어장이 형성되자 오징어 조업에 나선 외지 선적 어선들이 죽변수협 위판장을 통해 위판토록 유도한 것.

조학형 죽변수협장은 "최근 오징어 어장이 형성되면서 외지 어선들이 대거 죽변항으로 입항해 수협 위판에 응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는 최근 죽변항이 '이용고도화사업'의 활발한 추진과 함께 물양장이 대폭 확대되는 등 어선의 접항이 용이해 진데다가 최근 형성된 오징어 어장으로부터 죽변항이 최단거리에 위치해 있어 유류비 등 조업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이점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죽변항의 어업인들은 하계 휴가철을 앞두고 채낚기 어선들이 오징어 활어 조업에 주력하면서 오징어 어장으로부터 최단거리에 위치한 죽변항에 입항해 위판하는 것이 유통 이윤 극대화에 유리한데다가 활어 소비량이 많은 울진지역을 비롯 대도시 이동에도 탁월하다는 점이 외지 어선의 죽변항 입항을 유인하는 요소라고 입을 모은다.
 
경북 울진군 죽변항의 죽변수협 위판장 오징어 갈무리 모습./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경북 울진군 죽변항의 오징어 덕장./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실제 죽변항에는 지난 6월부터 부산, 구룡포, 속초, 주문진 선적 채낚기 어선을 비롯 울릉 선적의 어선 등 외지 채낚기어선 60여척이 입항해 죽변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오징어 성어기 외지 어선의 죽변항 위판은 단지 죽변수협의 어획고만 늘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 외지 어선들의 선원들이 다음 조업까지 죽변항에 머물면서 소비하는 비용이 만만찮은 것.

죽변수협의 선박용 유류판매 금액의 대폭 증가는 물론 조업에 필요한 생필품과 음식점, 숙박업소, 마트 등에 지출하는 금액이 상당해 사실상 죽변항의 시장경기 활성화에 상당한 몫을 기여하고 있다.

여름오징어 철이 지나고 이어 가을오징어 철이 돌아 오면 죽변항에 선적을 두거나, 울진 연근해 어장에서 오징어 조업을 마친 뒤, 죽변수협 위판장을 이용하는 오징어채낚기 어선은 줄잡아 1일 150여 척에 이른다.

이들 오징어채낚기 어선에는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7명까지의 선원이 승선한다.

대개 '가을 오징어군'이 형성되면 1개월에서 40일 간 조업이 이뤄진다.

평균 900여명의 오징어채낚기 어선 선원들이 조업을 마치고 다음날 조업을 위해 출어 때까지  죽변항을 무대로 생활하는 셈이다.

오징어 파시가 형성되면 죽변항은 출어가 본격 시작되는 오후 4시 무렵까지 그야말로 사람들의 발길로 흥청거린다. 선술집은 물론, 식당, 다방도 호황을 누린다.

이들이 죽변항에 유발하는 경제 파급은 1인 3만원을 기준으로 1일 2700여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동해안 최고의 어업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는 경북 울진 죽변항의 새벽./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조학형 죽변수협장은 "죽변항이 '죽변항 이용고도화 사업'의 원활한 추진으로 하루가 멀다할 정도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조 조합장은 "죽변항 이용고도화사업이 마무리되고 죽변항의 배후도시인 후정리 일원에 조성되는 국립해양과학교육관 등 해양관광인프라가 완공되면 죽변항은 명실공히 '동해안 최고의 어업전진기지'로 자리매김은 물론 전국 최고의 '해양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조합장은 또 "올 겨울에 처음 열리는 '죽변항 수산물축제'가 죽변항을 전국 최고의 해양 힐링관광지로 탈바꿈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조합장은 "탁월한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갖추어도 외지 관광객을 맞는 주민들의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틈만 나면 어구.어법별 어업인들과 간담회를 통해 죽변항을 부활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죽변수협 관계자는 "지난 6월 초부터 여름 오징어군이 형성되면서 다량으로 잡히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이같은 추세는 오는 7월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지금 시기에 잡히는 오징어는 씨알이 가을 오징어에 비해 굵지 않아 주로 횟감용과 일반 조리용으로 쓰인다”며 “건오징어용은 주로 씨알이 굵은 가을오징어 출현 시기에 작업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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