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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해안 너울성파도가 위험한 까닭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남효선기자 송고시간 2019-09-06 19:02

권경태 경북 울진해양경찰서 해양안전과장.(사진제공=울진해경)

여름 피서철이 끝나자 '너울성 파도'가 다시 연안 해역 안전관리 이슈로 떠올랐다.

신문지상에 연일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너울성 파도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너울성 파도의 위험성'을 경각시키는 특집 기사가 보도되고 있다.

경북 북부 동해안도 너울성 파도의 피해를 빗겨갈 수 없다.

지난해 8월 영덕군 사진 3리 갯바위에서 낚시객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해상에 추락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당시 날씨는 남동풍, 10~12㎧, 파고는 2~3m로 기상청에서‘동해안에 높은 너울성 파도가 예상 되어 주의를 바란다’는 예보가 내려질 정도로 상당히 불순한 날씨였다.

사고자는 한두 번 오는 파도가 그저 갯바위 밑에서 맴돌다 흩어지는 것을 보고 안전하다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동해안의 너울성 파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위험한 오판이다.

너울성 파도가 위험한 이유는 나쁜 날씨의 파도와 달리 '골'과 '마루'가 둥글고 넓게 형성돼 서서히 해안으로 다가와 갯바위나 해안에 부딪치면서 강한 힘을 얻어 갑자기 부서지면서 매우 큰 물 파편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동해안 너울성파도 예보는 총 82일로 한 달에 일주일 꼴로 자주 예보 됐다.

너울성 파도는 소리 없는 암살자처럼 잠깐만 방심해도 큰 사고로 이어진다.

지난해 경북 동해안에서 발생한 연안사고는 122건, 사망자는 31명으로 약 25%를 차지했었다.

이 중 너울성 파도로 인한 사고는 총 19건이며 그 중 37%인 7명이 사망해 사고 3건 중 1명이 사망에 이르는 위험한 사고다.

하지만 너울성 파도가 아무리 위험하다 해도 먼저 알고 대처한다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바닷가를 찾는 행락객에게 다음 몇 가지를 꼭 지킬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먼저 '안전제일! Safety First'다.

갯바위를 건널 때 넘어질 수도 있겠다는 조바심을 가져야 하고 낯선 곳에서는 그 장소의 위험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안전장비를 갖춰야 한다.

사고의 대부분은 안전 불감증이 주요 원인이었음을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한다.

둘째 바닷가에서 여가를 즐길 때는 반드시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휴대폰에 '해로드(海Road) 어플'을 설치해 사고 발생시 SOS 신호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바다 날씨는 오전과 오후가 다르고 낮과 밤이 다르다.

오랫동안 바다를 터전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어민들도 '바다날씨를 갈피를 못 잡겠다'고 푸념한다.

마지막으로 갯바위나 TTP(일명 삼발이), 해안가에서 낚시나 물놀이를 할 때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해양경찰은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올해부터 '범국민 구명조끼 입기'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3년 연안사고 사망자 369명중 91%이상(337명)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명조끼는 부력을 유지하고 체온을 유지시키며 구조시간을 벌어준다. 곧 착용만 해도 생존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는 것이다.

바다에서 구명조끼 착용은 도로에서 안전벨트 착용하는 것처럼 이제는 말이 필요 없는 국민상식이다.

위험한 바다와 안전한 바다는 사람들의 생각의 차이에 있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 하나만이라도' 하는 생각을 가질 때 비로소 안전한 바다는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온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으로 접어든다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다.

먼저 나부터 안전 불감증을 버리는 성숙한 안전의식을 가지게 될 때 행복과 낭만이 가득한 안전한 바다가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사외 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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