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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스위니토드’ 홍광호 X 옥주현, 이 공연 심상치 않다! 코믹 스릴러극의 매진 행렬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위수정기자 송고시간 2019-10-12 12:36

제공=오디컴퍼니

잠실 ‘샤롯데씨어터’에 뮤지컬 ‘스위니토드’를 보기 위한 관객들의 표정이 한껏 들떠 보인다.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회차 속에 자신의 티켓을 겟했다는 뿌듯함도 보이고, ‘스위니토드’의 화려한 라인업에 대한 설렘도 찾아볼 수 있다.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개막 전부터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분히 불러 일으킬만했다. 필자도 버스 정류장의 광고판을 보고 ‘스위니토드’의 캐스팅 포스터를 봤을 때부터 나란히 걷던 지인에게 말했다. “어머 이건 내 통장을 텅장으로 만들 극 아니야?” 스위니토드 역의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의 강렬한 포스터가 나에게 외치는 거 같았다. “궁금하지? 다 봐야겠지?”
 
물론 세 배우의 트리플 캐스팅을 모두 다 본다면 좋겠지만, 고심 끝에 ‘홍광호 X 옥주현’ 페어의 회차를 선택해 공연장으로 향했다.
 
사회적 부조리를 재치 있는 비유를 통해 꼬집은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19세기 영국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때 아내와 딸을 보살피는 가장이자 건실한 이발사였던 ‘벤자민바커’가 15년의 억울한 옥살이를 마치고, 그를 불행으로 몰아넣는 ‘터핀판사’와 세상을 향해 복수를 펼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사상 가장 혁신적인 작곡가로 손꼽히는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으로 파격적이고 소름 돋는 스토리와 입체적인 캐릭터, 수준 높은 음악이 어우러진 뮤지컬 스릴러다.
 
‘스위니토드’를 뮤지컬 스릴러라고 칭하길래 공연을 봤더니, 여기에 두 글자를 더 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코믹’, 뮤지컬 코믹 스릴러 ‘스위니토드’로 말이다. 단순히 복수심에 사로잡혀 이발소에 오는 손님을 죽이는 스릴러극이라고만 보면 너무 아쉽다. 스위니토드와 러빗부인이 티키타카로 주고받는 대사 속에 풍자가 섞인 코믹한 이야기들이 듬뿍 담겨있다. 익살스러운 코믹 연기에 웃음이 자꾸 새어 나오니 ‘코믹’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야 한다.
 
홍광호는 12년 만에 토비아스 역에서 스위니토드 역으로 화려하게 귀환을 했다. 홍광호는 “12년 전 ‘토비아스’ 역으로 뮤지컬 ‘스위니토드’에 출연했을 당시의 인터뷰에서 십수 년 후에는 ‘스위니토드’ 역으로 다시 한 번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스위니토드’ 역할을 맡아 무대에 오르게 되어 정말 감사하고, 감회가 새롭네요. 1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당시에 작품을 이해했던 것과 이번에 다시 대본을 보며 느끼는 충격의 차원이 다릅니다. 벤자민 바커가 처한 상황에 대해 온전히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있지만, 관객 여러분에게 설득력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인터뷰한 내용이 있는데, 홍광호의 스위니토드는 그야말로 광기 어린 모습이었다.
 
조승우가 홍광호의 노래를 듣고 “광호 노래를 들으니 내 노래가 쓰레기 같았다”고 할 정도로 ‘1인 오케스트라’, ‘가창의 정석’이라고 불리는 홍광호의 넘버는 말하면 입이 아플, 아니 손이 아플 정도로 잘 하므로 생략하겠다. 여기에 러빗부인 역의 옥주현의 폭풍 성량까지 합쳐진다면? 두 배우의 소름 끼치는 가창에 공연장의 뚜껑이 날아가는 거 아닌지 힐끔 보게 될 정도였다.
 
제공=오디컴퍼니

푼수기와 주책스러운 러빗부인 역을 맛깔나게 소화한 옥주현은 ”뮤지컬 ‘스위니토드’에 돌아와서 기쁩니다. 이 작품은 가장 위험천만하고 상상만으로만 존재해야 할 만큼 무섭고 다이내믹한 이야기를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점이 매력이죠.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자신의 이야기를 각각 다른 불협화음으로 동시에 목소리를 냅니다. 각 캐릭터의 이야기가 살아 있기 때문에 시즌이 계속되더라도 시대별로 각색을 다르게 해서 변화무쌍하게 보여줄 수 있는 요소가 다양하고요. 이 작품이 계속 공연이 된다면 매 시즌마다 늘 다른 색으로 작품에 참여하고 싶습니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옥주현은 스위니토드가 죽인 시체로 죽인 인육파이를 만드는 러빗부인 역으로 완벽하게 변신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위트와 재치로 적절하게 버무려준다. 1998년에 핑클로 데뷔해 아이돌, 가수, 뮤지컬 배우의 길을 단단하게 다져가고 있는 옥주현은 공연 마다 전 작품의 옥주현이 어떤 색의 연기를 했는지 잠시 잊을 정도로 새로운 캐릭터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색깔로 변신하는 팔색조 배우이다.
 
커튼콜에 옥주현이 인사하러 나올 때 순간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러빗부인이 오븐에 갇혀 죽어서도, 스위니토드의 마음을 얻지 못해서도, 그녀의 파이를 맛보지 못하게 될 손님들이 안쓰러워서도 아니다. 다만 앞으로 뮤지컬 배우 옥주현의 작품을 두고두고 보고 싶어졌다.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각기 자신의 캐릭터의 색을 뚜렷하게 가진 배우들도 출연한다. 스위니토드 역에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러빗부인 역에 옥주현, 김지현, 린아, 터핀판사 역에 김도형, 서영주, 안소니 역의 임준혁, 토비아스 역에 신주협, 신재범, 조안나 역에 최서연, 이지수, 피렐리 역에 조성지, 거지여인 역에 최은실, 비들 역에 조휘, 스윙으로 윤태호, 박규연, 앙상블로 신재희, 맹원태, 박태경, 김도현, 김준희, 이아름솔, 김지훈, 박시후, 이혜진.
 
한편,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2020년 1월 2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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