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6일 목요일
뉴스홈 사회/사건/사고
이재정 교육감 '주역 아닌 CPU로…' 경기교육의 철학까지 관통하다

[경기=아시아뉴스통신] 정양수기자 송고시간 2019-12-27 15:54

두번째 임기 '탄력적 변화' 오해불구 '시대조류 만들기' 행보 눈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사진제공=경기도교육청)

[아시아뉴스통신=정양수 기자]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은 2020년 어디로 걸어갈 것인가? 경자년을 맞은 새해 민선 교육감으로 두번째 임기의 변곡점을 지나는 이재정 교육감이 그 해답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지난 5년여 넘는 동안 '교육가 이재정'은 단편과 장편을 넘나드는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주인공이어야함에도 주인공이지 않는 현장의 모습도 자주 노출했다.

그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기교육의 철학은 무엇이며, 학생, 교사, 학부모 여기에 궤를 넓혀 경기도민은 이재정 교육감의 어떠한 지향점이 우리네 아이들의 미래에 스며들고 있는지 이제는 궁금증을 가져볼만한 시점임을 부정할 수 없다. 2019년 가을의 초입에 이재정 교육감이 추구하는 교육철학의 골자를 엿볼 수 있는 기자간담회 자리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좀처럼 내보이지 않던, 깊은 심중에 있는 경기교육과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발언들을 이어갔다.

우선, 이재정 교육감은 기자간담회 이후에 내놓은 2020년 신년사를 통해 내년 경기교육이 지향하는 하나의 화두를 느낄 수 있다. 그는 "새해를 '새로운 희망'으로 출발하고자 한다. 앞으로 우리 교육의 목표를 '새로운 희망'으로 세우고자 한다"면서 "우리가 21세기를 맞으면서 세웠던 또는 실패했던 지난 20년 동안의 희망과는 다른 희망이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 교육감은 "과거의 희망은 무엇이었습니까?"라며 "과거는 패권의 시대였다. 힘으로 누르고 강제하고 몰아 세웠다. 더 많이 갖고, 더 크게 성장하고, 더 화려하게 살아가는 경쟁이 온 세계를 힘들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교육계에도 이러한 경쟁 속에 많은 아이들은 엄청난 경쟁에 지쳐갔다. 아이들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아니 거의 모든 아이들이 아팠다"면서 "학교 교육을 지켜 가야 할 교사들도 회의에 빠지게 됐다. 교사들도 행복할 수 없었다. 학부모들은 경쟁에 이기기 위해 가산을 탕진하면서까지 아이들을 몰아세웠다. 학부모들은 행복하기는커녕 불안하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이 교육감은 현사회에 대해 "국가도 사회도 그리고 세계도 이를 부추겼다. 그런 희망은 '거짓 희망'이었다"면서 "이제 우리는 4차산업혁명 과정에서 '공유'라는 가치를 다시 확인하고 있다. 경쟁과정에서 잃어버렸던 공동체 활력을 다시 인식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존재 의미를 느끼면서 오늘의 갈등을 넘어, 미래를 바라보게 됐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오늘 '새로운 희망'을 말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희망'이 없이는 미래는 물론 우리 아이들을 정말 행복하게 교육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2020년에도 무척이나 바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으로 경기도 교육의 새로운 희망은 지나간 10년간 혁신교육을 통하여 감동적으로 실천해 온 과제들을 다시 새로운 가치에서 심화시켜가는 것"이라며 "이 가치는 경기도의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와 학교에 관련된 모든 이들이 함께 공유하면서 미래의 길에 원동력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교육감은 "이 가치는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새로운 문명의 역사로 만들어 가는 기본 정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가치는 모든 학교와 교실에서 그리고 지역사회와 교육의 현장에서 실천해 가야할 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전제 속에서 '혁신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신년사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게 했다.

이재정 교육감의 '2020년 신년사의 원형'은 올해말에 있었던 기자간담회 중의 1시간여 동안 이어진 질의답변 속에 존재한다고 기자는 생각하고 있었다. 이재정 교육감은 지난 6년 동안 과거와 다른 모습을 너무 많이 보였다. 또한, 재선의 기간 동안에도 '카멜레온 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게 진실에 근접한 이재정 교육감의 평이 될지는 의문이 드는 대목인 것이 또다른 그의 진실된 모습이다.

이재정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받은 '학교 서열화 문제 해소 방안'에 대해 "학생을 서열화한다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반교육적"이라며 "예를들어서 국어라고 하면 국어과목에 흥미도 있고 잘하는 학생도 있지만 잘 못하는 학생들도 있는 거죠. 국어를 잘 못한다고 해서 다 못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교육이 가능하면 다양성을 가지고 학생들로 하여금 잘할 수 있는 것은 더 잘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서열화에서 학생서열화의 문제보다 학교간의 서열화가 더 심각하다. 학교간의 서열화를 정부정책이 부추겼다"면서 "예를 받아들면 특권과 특혜를 주어서 특별하게 만들어온 거 아니겠습니까? 특성화도 국가가 재정적인 지원을 해서 마이스터고를 만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마이스터고는 일반 특성화고보다 훨씬 혜택이 많으니 당연히 잘될 수밖에 없죠"라고 단언했다.

이에 대해 이 교육감은 "향후 제도는 학교를 특별한 학교로 만들지 말고 아이들이 특별하게 택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들자. 학교를 마이스터라고 만들지 말고 마이스터과정을 학교마다 만들자 그러면 자기발전을 이루어가지 않겠습니까?"라면서 "다시 말하면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과정들을 제대로 제공하는 것이 서열화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이 교육감은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은 가장 중요한 것이 4차산업혁명이라고 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 뭐냐면 공유와 협력 융합의 시대거든요"라며 "이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 결국 답을 내는 교육을 시키는 게 아니라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 그것이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 학생들이 동의를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는 거죠. 요즘 코딩교육은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을 찾는 방법"이라며 "그 문제가 있어야 코딩교육을 하고 그걸 활용할 수 있는거죠. 앞으로 교육패러다임의 가장 중요한 것이 학생들이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을 듣고 문제를 외워서 답을 맞추는게 아니라 오히려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선생님이 풀어나가는 것을 함께 협동하는 것이 하나의 교육수업이고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더 중요한 것은 교육패러다임이라고 얘기할 때 이제까지 내려온 6334제라는 교육체제로부터 학교의 학습도 다 급별로 엄격히 나눠져 있는 유치원, 초등, 중등 나눠져있는 이체제를 어떻게든 깨서 연계교육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그런 패러다임으로 바꿔나가야 된다"면서 대한민국 교육체계의 전반적인 변화를 암시하는 발언을 말미에 붙이며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그의 생각의 끝을 고민하게 했다.

경기도는 31개 시군이 존재하는 만큼 단일화된 '혁신교육의 실현'에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육감은 "따로 혁신학교와 혁신공감학교를 나누지 않기 때문에 거의 모든 학교는 혁신교육 속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과거와 달리 변화는 학교로부터 시작한다. 이점이 다른 시도와 차이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가 가장 강력한 점은 5000개에 달하는 선생님들의 자발적인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그야 말로 혁신교육을 이끌어가는 엔진 역할을 하고 있고 엔진의 역할만이 아니라 두뇌의 역할도 하고 있어서 경기도의 혁신교육은 그야 말로 다른 시도와 비교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더 나아가서 금년부터 추진하는 것은 31개 시군이 각각 다른 혁신교육을 해보자 그래서 포럼을 각 시마다 만들어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고 정책의 일면을 내놓기도 했다.

덧붙여, "어떤 시는 진전하는 곳도 있고 어떤 곳은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시도에 비해서 우월하다는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면서 "다만 다른 시도와 다른 혁신교육을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 경기교육의 강점이 아닌 강점이라고 언급했다.

대학입시에 대한 견해도 일면 드러냈다. '혁신교육 대학입시에 미치는 영향을 교육감의 견해?'에 대해서 "대학입시는 두 가지가 있죠. 정시와 수시가 있다"면서 "저는 혁신교육이 확실하게 기여할 수 있는 분야는 수시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시의 경우도 혁신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어떤 사물에 대한 이해를 창의적으로 도전한다. 그래서 막연히 답을 맞추는 것이 아니고 이문제가 왜 문제가 되는 까지 생각하는 훈련들을 중학교부터 초등학교부터 봤기 때문에 넓은 이해력을 가지고 있다"며 교육의 강점을 일깨웠다.

'교육부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비교과 영역평가 폐지와 관련한 교육감님의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의에는 "학생부의 공정성문제를 제기하고 얘기한다"면서 "학생부는 학생들의 생활에 대한 기록을 하는 것인가 거기에 교과의 기록과비교과기록이 있다. 문제는 비교과부분"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사실 비교과는 학부모들도 문제제기를 했다. 아이가 봉사활동을 하는데 점수를 받고 학생부에 기재를 목적으로 하는 가치있는 것이냐 이런 문제제기를 한다"면서 "그래서 저는 기본적으로 비교과와 교과를 막론하고 학생부의 기록을 점좀더 축소 단순화하자. 학생부의 기재를 학생의 과정평가 그리고 학생의 성장과 변화에 초점을 두자. 기록을 검증하는 과정을 만들자"는 대안을 교육부에 제시할 방침임을 가르켰다.

이 자리에서는 '학생서열화 퇴출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혁신학교 만족도 평가를 보면 성과주의가 상당히 보인다'는 지적에는 "저는 혁신학교를 이제껏 해오면서 성과주의로 나간 적이 없다. 저는 성과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변화 학생들의 성장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목표"라며 "우리사회를 조금더 보시면 이해를 가실 것이다. 이 오해가 혁신학교의 성과라고 해서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만 내용을 보시면 성과는 아니거든요"라고 반문했다.

기자들에게 이 교육감은 "학교 교육의 공정성, 그래서 교육다운 교육학교다운 학교로 어떻게 만들어갈거나 저에게 가장 큰 화두"라며 "늘말씀드리지만 5%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95% 나머지 학생에게 기쁨과 행복과 미래의 꿈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고 앞으로 그일에 충실하면서 저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교육감이 기자들 앞에서 밝혔듯이, 2020년 신년사에도 다른 하나의 약속이 있다. "앞으로 10년간 준비하여 우리는 2030년에 새롭게 출발하게 될 학교체제와 교육환경 그리고 교육체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2020년이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원년이 될 것이다. 우리교육가족 모두가 함께 뜻을 모으고 힘을 다하여 새로운 교육의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는 말언과 일맥상통한 '이재정을 관통한 경기교육'의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왜 그럴까라는 물음은 그가 한번도 종합적인 자신의 교육 철학을 드러낸 적이 드물었다는 것에 있지 않냐는 의문이 들었다. 강한 반론과 해박한 지식, 여기에 수려한 언사까지 그가 내보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많은 일들이 경기도교육청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교육감은 민선으로서 교육자가 아닌 행정가다. 행정가는 행정 속에서 무언가 하려하는 것이지, 교육의 시스템 속에서 존재하는 제4의 존재는 아니다. 그는 오랜 총장 생활만큼 이에 대한 확실한 '피드백'의 노하우를 지닌 것이 분명하다는 '이해의 폭'과 '교육 현장'을 조합해야만 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카멜레온 효과'를 발생시킨다.

이재정 교육감은 민주·진보 진영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서 두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첫번째 임기와 두번째 임기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특징을 진고 있는 교육감이기도 하다. 그의 연륜 속에서 참아낼때는 참아내고 성을 낼때는 성을 내면서도 '경기교육 시스템' 속에서 서서히 변화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재정 교육감이나 전임 김상곤 교육감 등은 언제나 경기교육이라는 양날의 검 위에 서있다. 경기교육은 방대한 지역만큼 개성이 강한 지역교육지원청이 존재하는 것에서 미뤄볼때, 언제나 '개혁'과 '보수'가 엇갈리면서 행정적 변화보다 많은 교육의 변화에 있어서 대한민국 교육의 베이스가 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