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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 수원 우리가꿈꾸는교회 김병완 목사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04-22 09:11

수원 우리가꿈꾸는교회 김병완 담임목사.(사진제공=우리가꿈꾸는교회)


<고장난 계산기>

1. 
학교다닐 때 나는 선생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학생이 아니었다. 우선 공부를 잘 못했고, 수업 참여도가 좋지 않았다. 선생님 몰래 교과서 한 귀퉁이에 그림 그리기가 일쑤였고, 친구와 떠들고 장난치기 바빴다. 청소년기에는 마이마이(카세트 테이프)를 교복 자켓 안 주머니에 넣고 이어폰을 왼쪽 소매 안쪽으로 빼어 팔을 괴는 척 음악을 들었다. 책상 서랍에는 만화책이 잔뜩 쌓여 있었고, 수업시간이 지나면 다음 교과서를 꺼내놓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만화책으로 친구들과 교환했다. 시험 볼 때는 가끔 컨닝도 했다. 지금 생각하니 나 때문에 선생님들이 고민이 많으셨겠다. 이 땅의 선생님들 저 같은 학생 때문에 고생이 참 많으십니다.

2.
나도 선생님들을 별로 안 좋아했다. 나에 대한 기대가 없는 분들을 나도 좋아할 이유가 없었다. 선생님도 안 좋아했고, 나도 안 좋아했다.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말로 '폭망'했다. 공부 좀 해둘걸. 성인이 되고 나서 세상을 보니 모든 관계는 '이익과 손해'를 계산한다. 그래서 이해관계라는 말은 서로를 낭만적으로 '이해'해주는 관계가 아니라, 탁상 아래 바쁘게 계산기를 두들기는 '비즈니스' 관계이다. 오늘 룻의 기업무를 자도 남몰래 계산기를 두들겼다.

3.
성문은 공개적인 자리였다(1절). 왕래가 많고 활동의 중심이 되는 성문은 사람을 찾기 가장 좋은 곳이었다. 노신사 보아스는 성문에서 모압 여인 룻의 기업 무를 자를 찾았다. 자신도 기업무를 자격이 있었지만 자신 보다 촌수가 가까운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더 젊고 유능했다. 그에게 우선권이 있었기 때문에 보아스는 룻의 마음을 받아주고 싶었지만 그에게 적법한 절차를 따라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보아스는 그를 찾았고, 장로들 열 명을 곁에 세웠다(1-2절). 씨족 사회에서 그들의 역할은 성읍 내에 사법기관이다.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분쟁, 재판 문제 등을 책임졌다. 그들은 이 일의 증인이었다. 군중들이 몰려왔다(4a절). 보아스는 그에게 '나오미의 기업을 무를 것'을 요구한다(3절).

4.
그는 보아스의 처음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스라엘의 수혼법은 과부가 된 형수/처제 등과 결혼함으로서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주기 위함이며 동시에 죽은 형제/친족의 재산과 혈통을 지켜주는 법이다. 물론 이러한 법은 그만큼 기업 무르는 자에게 일정한 손해를 감수케 한다. 그런데 그는 왜 이것을 처음에 받아들였을까? 그것은 그가 나오미의 나이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오미는 노파다. 노파는 아이를 낳을 수 없고, 그녀가 죽으면 자연스럽게 그 집안의 모든 땅이 자신의 것이 된다. 그래서 그는 그것을 흔쾌히 받아들였다(4하반절).

5.
그는 보아스의 두 번째 제안을 거절한다. 그것은 보아스가 나오미의 재산을 기업 무르기 위해서는 그녀의 이방인 며느리 과부-룻에게서 물어야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룻은 젊었다. 수호법 상, 첫째를 낳아줘야 한다. 그것은 곧 그녀의 전 남편인 엘리멜렉의 아들을 말한다. 그 아이가 재산의 상속자가 된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이 결혼은 돈만 들고 되찾을 수 있는 것이 없다. 룻과 결혼하면 나오미도 딸려오고 아이들의 생활비에, 이모 저모 돈 들어가는 일이 많다. 그는 거절한다. "(보아스!) 나는 못하겠소. 내 기회를 당신에게 주겠소. 당신이 기업을 무르시오!"(6하반절).

6.
보아스는 손해를 감수하고 그녀를 산다. 10절에 룻을 '사서' 아내로 맞이하는 장면에, 히브리어 '카나'는 돈을 지불하고 소유하는 것, 취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룻을 사랑했다. 그래서 앞선 남자가 계산기를 두들기며 손해보는 장사라고 물러설 때 그는 셈을 포기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7.
예수님도 이와 같으시다. 그분은 손해를 감수하고,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에게 오셨고, 우리를 사셨다. 십자가 죽음이라는 대가를 지불해야했지만 아까워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참된 보아스다. 

브라이언 채플은 "룻을 되찾을 의지와 능력을 가진 사람은 보아스 뿐"이라고 말한다. 상호간에 계산기를 열심히 두들기는 세상 속에서 속속들이 '알고나면' 손해가 많은 나라는 사람을 살 의지와 능력을 가진 분도 예수님 뿐이다.

오직 그분만이 우리를 계산없이 사랑하신다. 그분의 계산기는 고장난게 틀림없다! 고장난 계산기를 들고 해맑게 바라보시는 분! 나의 손을 꽈악 잡고 함께 가자고 하시는 분!

그분의 사랑을 받는 것이 얼마나 황홀한가!

<룻기 4:1-12>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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