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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벧엘교회 손희선 목사 '목양실에서 일어난 쇼트'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07-14 20:29

열린벧엘교회 담임 손희선 목사./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목양실에서 일어난 쇼트

목양실에서 설교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컴퓨터 전원이 나가 버렸습니다. 목양실 바닥에 깔린 패널도 꺼져 버렸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천정에 있는 조명과 온풍기는 꺼지지 않았습니다. 관리부 집사님께서 오셨습니다. 다시 불이 들어왔습니다. 컴퓨터는 부팅이 되었고 목양실 바닥에도 따뜻한 열이 들어왔습니다.

집사님은 “쇼트”(Short)가 났다고 했습니다.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누전”이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쇼트”(혹은 단락)라는 말은 처음이었습니다. 무슨 뜻인가 찾아봤습니다. 누전(漏電)이란 전기가 바깥으로 새는 것을 말하며 단락(段落)이란 전기가 서로 붙어 버리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쉽게 말해 ‘합선(合線)’이 일어난 것입니다.

왜 쇼트가 났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 마디로 과전류 때문이었습니다.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있습니다. 가습기도 있습니다. 휴대폰 충전기도 있습니다. 그 옆으로 냉장고도 있습니다. 전기 포트도 있습니다. 공기청정기도 있습니다. TV도 있습니다. 바닥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패널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목양실 곳곳에서 수많은 전기들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그 많은 선들 중에 어딘가에서 과전류(過電流), 혹은 과부하(過負荷)가 발생했던 것입니다. 과전류란 전자기기에 기본적으로 허용된 전류의 양을 초과해 버린 것입니다. 그럴 때 소위 “단락(段落, short)”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사역을 하면서 어느 순간 전기가 퍽하고 나간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새벽에 눈을 떴는데 일어나기가 싫습니다. 성도님들께 심방을 가야 하는데 가기가 싫습니다. 상담도 싫습니다. 성경공부도 싫습니다. 설교 준비는 더 싫습니다. 설교하기는 고역(苦役)처럼 느껴집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차단기(遮斷器)”입니다. 전기가 누전될 때 차단기가 내려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쇼트가 발생할 때도 차단기가 내려가야 합니다. 그래야 더 심각한 고장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십계명 중에 “안식일을 지키라”고 명령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쉬라”(막 6:31)고 말씀하셨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은 우리가 질그릇에 불과한 존재임을 잘 아십니다. 우리 각자는 고유의 허용 전류라는 게 있습니다. 그것을 넘어서면 과부하에 걸리게 됩니다. 피복이 타 버리든지 영혼이 타 버립니다. 그럴 때 차단기를 내려야 합니다. 전원을 꺼야 합니다. 잠깐이라도 한적한 곳에 가서 숨 쉬셔야 합니다. 그럴 때 쇼트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저는 성도님들의 삶에 적절한 전류의 양이 흐르기를 바랍니다. 시편 기자의 고백을 따라해 보십시오. “주님, 이제 내가 교만한 마음을 버렸습니다. 오만한 길에서 돌아섰습니다. 너무 큰 것을 가지려고 나서지 않으며, 분에 넘치는 놀라운 일을 이루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 마음은 고요하고 평온합니다. 젖뗀 아이가 어머니 품에 안겨 있듯이 내 영혼도 젖뗀 아이와 같습니다.”(시 131:1,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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