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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동 안기부가 조작한 수지김 피살 사건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전우용기자 송고시간 2020-09-20 14:17

장세동 안기부가 조작한 수지김 피살 사건(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수지김 사건’은 당시 장세동 체제의 국가안전기획부가 저지른 가장 비열한 사건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수지 김’ 김옥분은 1952년 충북 충주에서 나서 초등학교를 나온 뒤 서울과 홍콩, 일본 등지를 오가며 험한 일로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한 여성이었다. 그는 두 차례 결혼했다가 이혼을 했고, 1986년 가을 홍콩에서 서진통상이라는 무역업체 주재원이던 6년 연하의 윤태식과 재혼했다. 윤태식은 이듬해 1월 부부의 홍콩 아파트에서 다툼 끝에 수지김을 목 졸라 살해했다. 그는 북한과 미국 망명을 기도했다가 실패한 뒤 한국 대사관을 찾아가 “북한 공작원에게 납치됐다가 탈출했다”고 주장했고, 수지김이 북한 간첩이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안기부는 범행 사실을 알고도 그의 말을 진실인 양 묵인했고, 시나리오까지 정밀하게 조작, 기자회견 등을 통해 그 사건을 반공 선전도구로 활용했다. 수지김이 목숨을 잃고 졸지에 간첩이 된 탓에 가족(부모와 1남6녀)도 당국의 모진 조사를 받아야 했고, 이혼 당하고 학교를 못 다니고, 화병으로 숨지는 등 고초를 겪었다. 살인자 윤태식은 처벌 없이 나와 사기 행각을 이어갔고, 90년대 말 모종의 비호와 지원을 업고 지문인식 시스템 벤처회사 ‘패스 21’을 창업했다. 그는 2000년 미래저축은행 회장을 맡았다가 이듬해 말 정ㆍ관계 불법로비(윤태식 게이트)로 구속됐다. ‘수지김 사건’의 안기부 조작ㆍ은폐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건 2000년 초부터였다.

그는 2002년 재판에서 살인, 사기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15년 6월을 선고 받았다. 당시 안기부장 장세동 등은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공소시효 만료로 공소를 면했다. 유족은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법원은 2003년 8월 14일 42억원의 배상을 판결했다. 
[아시아뉴스통신=전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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