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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4강전 패배보다 아쉬운 ‘원팀’ 논란

[서울=아시아뉴스통신] 김학중기자 송고시간 2024-02-23 16:03

김학중 목사
김학중 목사

지난 1월 12일부터 2월 10일까지 카타르에서 진행되었던 AFC 아시안컵에서 우리나라는 4강이라는 성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아시안컵을 되돌아보면 호주와의 8강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많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기쁨을 주었던 일도 화제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요르단전에서 뜻하지 않은 0:2 참패 후에 조명이 되었던 손흥민 선수와 이강인 선수의 갈등 문제입니다. 요르단과의 4강전을 앞두고 ‘원팀’으로서의 결의를 다지기 위한 전체 식사 시간에 탁구를 치러간 이강인 선수 등과 이를 제지하던 다른 선수들 사이에서 다툼이 생겼고, 이 과정에서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 선수가 손가락 탈구의 부상을 입은 것이 이 사건의 정황입니다.
 
그 후 손흥민 선수는 소속팀 토트넘이 있는 영국으로 복귀하였고 이강인 선수 역시 프랑스의 소속팀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놓고 지난 몇 주 동안 수많은 매체에서 이강인 선수의 인성과 태도를 비판하는 여론이 형성되었고, 이강인 선수를 광고모델로 쓰던 업체에서는 더 이상 광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강인 선수가 손흥민 선수가 있는 토트넘까지 찾아가 “절대로 해선 안 될 행동을 했다”라며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하였고, 손흥민 선수는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서 “이강인 선수를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이제야 안타까웠던 상황이 진정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무엇보다 안타까워하는 것은 경기의 결과보다도 국가를 대표하여 경기를 하는 국가대표팀이 ‘원팀’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국가대표선수는 유니폼에 소속 구단의 엠블럼이 아닌 태극기를 달고 뛰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팀 승리를 위하여 희생도 할 수 있는 덕성도 갖추어야 합니다. 그런데 심각한 갈등의 감정을 가지고 임했던 요르단 전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패스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말 그대로 ‘감정이 태도가 되었던 경기’였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물론 개인의 감정도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지만 더 큰 가치를 위해 때로는 불편한 감정을 억제하고 넓은 마음으로 서로를 품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한 경기였기에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상실감이 컸던 것입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을 되돌아보면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온 국민들이 그 패배마저도 축제처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으로도 바위처럼 단단하게 뭉쳐서 ‘원팀’이 되었고, 그로 인해 월드컵 4강이라는 기적과도 같은 성적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하나의 팀으로 묶이는 사회통합의 분위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 민족은 항상 작은 분열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때 놀라운 힘을 발휘했습니다.
 
이강인 선수의 사과와 손흥민 선수의 용서가 갈등을 봉합하고 대한민국 축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많은 국민들이 소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이번 사건은 축구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이념갈등, 지역갈등, 세대갈등, 계층 갈등으로 우리가 가진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아시아뉴스통신=김학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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