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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사업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

[서울=아시아뉴스통신] 김동균기자 송고시간 2014-06-06 17:50

 최근 필리핀이 연 7%대의 경제성장률을 연이어 기록하면서 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세계 각국은 세계 경제의 둔화와 미국의 양적 완화 등으로 인해 경제성장이 다소 주춤하지만 유독 필리핀만은 예외다.
 
 더욱이 올해에도 6% 대의 성장률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과 증시의 활황, 민다나오와 같은 미개발 지역의 토건과 기반 인프라 사업은 필리핀의 경제 성장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외국자본들도 이미 단순투자를 넘어 건설, 도소매, 식품 등 내수경제로의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성장하는 필리핀 경제에 주목하여 투자의 발길을 내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로 국내의 포화 시장과 출혈 경쟁을 피하기 위해, 또는 은퇴 이후의 삶을 안정적으로 꾸려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필리핀을 택한다.
 
 그렇지만 필리핀에서의 사업은 생각만큼 그리 쉽지 않다. 사업 자금을 호시탐탐 노리는 자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한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이 한국에서의 사업자금으로는 그리 큰 금액이 아닐지라도 필리핀에서의 가치는 상상 그 이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자금을 들고 필리핀을 찾은 이들은 필리핀 내 사기꾼들의 물망에 오를 수밖에 없다.

 ◆ 동포라고 믿지마라 '한인 사기꾼'

 언어, 문화, 환경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사업을 시작하기란 막막하다. 특히 사업을 해본 적 없는 초보자들에겐 아이템 선정부터 장소, 조사 무엇 하나 쉽지 않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해지는 순간이다. 사기꾼들은 이런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에 덮친다.

 특히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은 한국인이라는 말이 있다. 필리핀 한인 사기꾼을 조심하라는 뜻이다.

 필리핀에는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정착한 교민들도 있지만 불법 체류 등 비정상적인 사유로 머물고 있는 사람들의 수도 상당하다. 게다가 불법 체류로 거주하고 있는 자들은 범죄 도피, 책임 회피를 위해 필리핀으로 온 경우가 많다.

 이들의 경우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이미 한국에서 하던 범죄, 특히 사기를 그대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가 곧 한인 사기꾼이다.

 필리핀 한인 사기꾼들은 대체적으로 영어가 미숙해 범행대상에게 접근하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동포애와 같은 친근감을 내세워 접근하기 좋은 한인에게만 접근한다.

 먼저 필리핀 한인 사기꾼들은 주로 필리핀에 처음 온 초행객이나 사업 아이템을 찾는 순진한 은퇴자들을 목표로 노린다.

 이들은 처음부터 내색을 드러내지 않는데 단지 동포애와 친절을 가장해 접근할 뿐이다. 그 뒤 몇 번의 만남동안 한인 사기꾼들은 사기 대상들에게 넌지시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얼마나 돈을 잘 버는지 보여준다. 스스로 현혹되게끔 만드는 것이다.

 주로 광산, 건설 등 큰 규모의 사업을 극비리에 진행한다는 명목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에는 카사바, 슈가케인, 칼라만시 농장이나 피씨방, KTV 등 다양한 상품과 업종을 내세워 시도하기도 한다. 

 <필리핀 한인 사기꾼들이 자주 하는 패턴>

 ① 큰 규모의 사업이라서, 또는 유망한 사업인데 자금이 부족해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동업 제시한다.

 ② 비정상적일 정도로 높은 예상 수익을 제시한다. “연20~30%”

 ③ 발각 시 더미 명의임을 운운하며 자신도 피해를 입었다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더미와 작당하여 당신의 수익을 나눠 가진다.

 ◆ 고위직이라고 믿지마라

 사기꾼은 보통 비즈니스 미팅 자리에 동업자, 혹은 도움 줄 사람이라며 바랑가이 캡틴부터 경찰서장, 고위 군장성, 주지사, 상하원의원까지 대동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 투자자는 놀랄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라면 엄청난 인맥이며 성공을 보장해줄 만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그런 인물들이 참석하는 경우 사업을 재고해봐야 한다. 필리핀 고위직 인물들의 참석은 사기꾼들이 주로 사용하는 덫이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이는 기부형태로 적정 금액을 준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자리에 나와 줄 것을 청탁받은 간부는 단지 자리에 나가 사업이 잘되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적당한 조언, 이 몇마디 말만 해주면 된다.
 
 계약서와 같은 서류에 서명만 안한다면 이후에 일어날 모든 일에 책임이 없으므로 그는 돈을 준 사기꾼의 의도대로 움직여준다.

 심지어 대통령, 부통령도 기부금을 걸고 미팅 예약만 한다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사기꾼들은 대통령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을 친목으로 포장, 가용한 인맥으로 빙자하여 상대방을 현혹시키며 사기에 이용한다.

 그러므로 비지니스 미팅에 고위직인물이 나타날 경우 제안하는 사업을 오히려 재고해 봐야 한다. 
 
 ◆ 필리피노 더미들을 각별히 조심해라

 마닐라, 세부, 다바오 등 필리핀의 대도시에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가게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

 음식점, 슈퍼마켓부터 학원, PC방 심지어 치과까지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은 필리핀에서도 웬만큼 다 할 수 있다고 할 정도다.  

 그렇지만 필리핀 실정법 상 필리핀에서는 외국인이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만약 외국인이 사업을 하고자 하더라도 법인을 통한 회사설립일 경우에만 가능하며 이 역시 외국인 지분은 최대 40%까지만 허용된다.

 이로 인해 필리핀에서 사업하는 한국인들의 경우 필리핀 국적을 가진 이를 사장으로 내세우는, 이른바 ‘더미’의 명의로 회사를 설립하고 실익은 자신이 챙기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이 ‘더미’ 방식에는 큰 위험부담이 있다. 더미 방식이 처음부터 필리핀 실정법에 위배된 계약이기 때문이다. 또한 법령에 따르면 실제 사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필리핀 더미이며 한인은 단지 투자자로 남을 뿐이다.
 
 그렇기에 한인들의 사업체의 경우 더미들이 회사나 가게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법적 분쟁을 일으키고 빼앗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설사 사전에 회사의 실익 또는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포기 각서나 변호사의 공증을 받아두더라도 더미가 스스로 더미라고 주장한다면 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된다.
 
 게다가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 시 스스로 더미임을 밝힌 더미는 면책 받지만 더미를 쓴 외국인은 처벌을 피하지 못할뿐더러 법정 분쟁 요소가 늘어나 해결이 어려워지는 등 문제를 더욱 어렵게 고착시킨다.

 실제로 올해 4월, 한인 사장이 운영하는 파라냐케의 J마트도 자신이 내세운 더미에게 빼앗길 뻔한 상황이 발생했다. 한인 사장이 더미로 내세웠던 카운터 여직원이 가게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실소유주인 한인 사장을 내쫓은 것이다.

 여직원의 명분은 가게가 자신의 명의로 되어있으니 자신의 가게란 주장이었다. 이번 사건은 다행히 한인 사장이 경찰을 동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무마되었지만 더미를 이용한 사업의 위험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 사기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필리핀에서 당하는 비즈니스 사기를 피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한 번 더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다.

 사업이나 동업을 생각한다면 가장 먼저 관련 인물들의 신분을 여권이나 기타 신분증을 확인하고 외교부 등 관련 기관에 재차 문의하여 확인해야 한다.

 또한 거래나 계약은 반드시 대면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하며 계약상의 대화 내용은 문서화하고 변호사와 같은 제3의 인물의 공증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더미를 통한 사업의 경우, 필리핀에는 해외사업자들에게 더미를 제공하는 대행사들이 있으므로 이 중 공신력 있는 대행사를 통해 더미를 구하는 것이 안전하다.

 대금 관련에서도 만약 수표로 받았다면 해당 은행에 전화하여 일련번호를 통해 수표의 잔고를 확인한 다음 거래를 진행해야 한다.

 덧붙여 계약 간에 필요한 관련 서류들은 다시 관공서에 직접 연락을 해 확인을 해보는 것과 같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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