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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남 목사의 인생 거듭나기

[서울=아시아뉴스통신] 박정원기자 송고시간 2014-09-23 21:57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주십시오”
 죽을 때까지 영혼 구원을 하겠다는 김용남 목사./아시아뉴스통신=박정원 기자

 옥한흠 목사의 설교를 듣고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유명한 작곡가였던 조운파 선생의 전도로 새 삶을 살게 된 김용남(63) 목사. 2002년 조운파 선생에게 돈을 빌리러 갔다가 사랑의 교회 성도가 됐다.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는 돌팔이 의사의 처방을 따르다가 돌아가셨고 가난에 몸부림쳤던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김 목사는 전두환 정권 당시 통일민주당 창당대회 방해 지시를 받았다. 김두한을 아버지처럼 존경하며 따랐고 분당이 뭔지도 모르던 시절, 그는 분당을 막을 사람은 ‘김 동지’밖에 없다는 말 한마디에 가슴이 뭉클해 국익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방송에서 지명수배된 걸 보고 속은 걸 알았다. 그렇게 ‘정치깡패 용팔이’로 낙인이 찍혔던 그가 지난 5월 순복음 교단 정기총회에서 목사안수 인준을 받고 목사가 됐다. 개척교회를 준비하는 그를 만나봤다.  

-개신교가 불교나 천주교보다 불신이 많아 떠나는 사람들도 많은데 개척교회를 열겠다고 결심하기까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더군다나 목사 안수를 받고 며칠 되지 않아서 사랑의 교회 내부문제 등과 관련, 석연찮은 일이 발생했다. 10년 넘게 신앙인으로 성실하게 살면서 기하성 총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일각에선 ‘거듭난 삶’이지만 갖가지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걱정해야 할 문제가 돌출되지 있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외적 성장에 치우치지 않고 말씀 중심으로 목회하려고 한다. 어느 곳보다도 깨끗해야 할 교회 최고 의결기관인 당회가 오정현 담임목사의 논문 표절 의혹에도 불구하고 자숙기간 6개월, 사례비 30% 삭감이라는 한참 어긋나는 징계를 내렸고 언론몰이까지 했다. 목사도 사람이다. 내가 매일 죽어야 하는데, 목사가 되고도 생각으로 죄를 짓는다. 성냄과 분냄의 영적인 덫에 걸려 행동으로까지 죄를 옮겼으니, 송구한 마음 금할 길이 없고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사역이 마음먹은 것처럼 현실적으로 녹록지는 않은 것이다. 개척교회를 여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특수목회를 하기 위해서다. 학교폭력예방과 교도소사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면서 사랑을 베풀면 나쁜 짓을 하려다가도 교회에서 희망을 품고 사회에 나가게 된다. 청소년들이 학교폭력에 휘말리면 선도하기보다는 억누르고 사건을 만들어 구속하려고만 한다. 말로만 외치지 말고 사랑을 베풀어서 뿌리 뽑아야 한다. 학교폭력 해결하라고 정부에서 준 돈을 사무실 비용으로만 쓰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교도소에서 나온 출소자들 역시 받아주는 곳이 없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교도소에서 나오면 또 죄를 짓고 같은 생활이 반복된다.”
 
-목회가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아내 입장에서는 감당이 안 된다고 한다. 초등학교 교사인 딸은 아빠 용돈 드릴 테니 내려놓으라고 한다. 사업하는 아들도 편하게 살라고 한다. 남매 걱정에 아빠는 고난의 길로 가야 참되게 살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자칫 옛날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했다. 십자가 길로 가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고 아빠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다고. 시간이 가면 뜻을 이해할 날이 올 거라고 달랬다.”


-개척교회가 만개가 생기면 만개가 문을 닫는다. 개척교회에 다니다가 환경이 열악해서 대형교회로 떠나는 성도들도 꽤 있다.


 “돈 걱정은 안 한다. 먹고 사는 것, 사람들 만나서 식사하고 차 마시는 것도 아들이 만들어준 카드로 해결한다. 나는 갑부들 하나도 부럽지 않다. 돈 있다고 하는 사람들, 잘 알겠지만 제대로 돈 쓰는 사람들 드물다. 죽을 때 가져가지도 못하는 돈 갖고 재산 싸움에 불법을 일삼다가 작은집에나 들어가기 일쑤고, 얼마나 불쌍한 노릇인가. 개척교회 하는 것도 봉급을 가져가려는 게 아니라 선교하기 위해서다. 개척한다고 말을 전하는 사람들이 부흥될 때까지 나오겠다고 한다. 주위에서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계속 나온다. 죽을 때까지 영혼 구원을 하겠다. 하나님 욕하는 사람들도 나를 만나면 천사가 된다고 하고, 오히려 믿지 않는 사람들이 전도해준다. 김동길 박사님과도 의형제를 맺었다. 주위에 도움 주시는 분들과 힘을 합쳐서 올바르게 인도하고 싶다.”


-그동안 간증과 봉사활동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름대로 보람이 있겠지만, 힘들 때도 있었을 것 같다.


 “요양병원이나 양로원에서 환자들 아픈 곳 주물러 주고, 손잡아 주고, 안마해 주고, 청소해 주고, 목욕시켜 주고 몸으로 때워서 봉사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데서 전화 오면 피하기도 한다. 냄새나서 싫고 구차스럽다고. 누구나 시간을 거스를 수 없고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다. 그동안 200곳이 넘는 교회에서 간증하면서 눈물 흘리지 않은 곳이 없다. 아버지 학교는 은혜를 받은 곳이어서 연락이 오면 몸이 아무리 아파도 가겠다고 답한다. 100회 이상 찾아갔다. 그러나 부를 때는 사정사정하다가 봉사 끝나고 갈 때는 모른척하는 곳도 있어서 서운할 때가 있었다. 같이 간 사람들에게 차 타는 것도 가르쳐 주고 배려를 해줘야 하는데, 위로받고 와야 할 곳에서 되레 상처받고 오기도 한다.”

-이해가 간다. 인간은 감정의 지배를 많이 받는다. 마음 한끝만 빗나가도 서운하다. 끝없이 다스려도 한순간 요동치면 걷잡을 수 없는 게 인간의 마음이다. 서로 노력해서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학교폭력예방전도사로도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역시 인간 내면에 잠재한 폭력성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난날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그토록 애썼지만 뜻하지 않게 40년 이상 빗나간 인생을 살면서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다. 폭력 세계에 몸담았고, 교도소에 갔다 오고. 이미 그런 짓을 했기 때문에 그 세계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 그래서 특수목회에 더 자신이 있다. 어둠에서 빛으로 돌아오는 사람들만 보면 그걸로 만족한다. 한때 국가대표팀 역도선수로 촉망받았지만 운동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했다. 결국 돈을 벌기 위해 나이트클럽에서 일했고 그게 폭력 세계로 들어가는 길인지도 몰랐었다. 인생은 내가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 처한 환경에 따라 적응하게 되고 힘이 없으면 거부하기가 힘들다.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 하나님을 먼저 만났더라면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것이고 그렇게 험난하게 살지 않았을 텐데, 이제 알아서 서글프다. 폭력조직에 한번 몸담으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사랑의 교회에 출석하면서도 후배들이 자꾸 찾아와서 힘들었었다. 조직폭력과 폭력에 휘둘리는 청소년들에게 하나님을 알게 해주고 싶다.”     


-청소년들의 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뭐라 생각하는가.

 “잘못했다고 욕하고 때리면 폭력을 절대로 잡을 수 없다. 반항심과 보복 심리만 더 커져서 빗나간다. 잘못했어도 칭찬 거리를 찾아서 칭찬해주면서 사랑으로 다스려야 한다. 한번 소년원에 들어가면 되돌릴 수 없다. 한번 사고 치면 그 길로 꼬리표가 붙는다. 선생님들은 힘들다고, 사람들은 내 자식이 아니라고, 사회 구성원들이 먼저 외면한다. 우리가 살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나라를 위해서 목숨 바치는 사람도 드물고, 자신의 형제자매도 모르고 오로지 자신만 아는 세상이 됐다. 자연재앙이 자꾸 발생하는 것도 말세가 돼서 그렇다. 대한민국이 힘들어도 그나마 이렇게 지탱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믿고 따르고 그 안에서 사랑을 베풀면 폭력을 다스릴 수 있다.”


-종교인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로마 가톨릭 신부였던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16세기 로마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 등 타락에 맞섰고 그 결과 개신교회가 탄생했다. 오늘날 뜻있는 목사들은 개신교회의 타락상에 너무 지쳐서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했던 것처럼, 개혁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맞다. 나같이 더럽고 배우지 못한 사람도 하나님을 만나서 깨달았는데, 나보다 잘나고 더 많이 배운 지식인들은 그런 이치를 깨닫지도 못하고 나라를 자기들 마음대로 주무르려고 한다. 국회에서 싸움이 일어나면 용팔이가 손을 봐줬으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종교인들이 정치와 타협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나 같은 경우는 수없이 초대를 받아도 안 간다. 정치권에 목사가 휩쓸려 다니면 거짓 선지자가 된다. 각자 맡은 일에 충실해야 한다. 오늘날 잘못된 교회들은 성도들을 물질로 평가하는 사례가 많다. 그 탓에 신실한 교회와 목회자들까지 덤으로 욕먹고 있다. 인간은 영혼을 지닌 고귀한 생명체인데, 어쩌다 사람이 돈으로 사람이 평가되는 사태까지 됐는지 진실을 찾기가 힘들다.”


-교회에 가고 싶어도 부담이 돼서 못 가는 사람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헌금할 때가 되면 선교사들이 돌아다니면서 부담을 주는 곳도 있다. 성경공부를 하면서 헌금 바구니를 내미는 것에 대해서 불만인 사람들도 많다. 성도를 돈으로 생각하고, 목회를 마치 비즈니스 하는 것처럼 착각해서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는 곳도 많다. 특히 이벤트를 즐기는 장로가 있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적잖게 부담된다고 한다. 


 “묵시적으로 십일조와 헌금을 강요하는 일이 다반사인데, 오죽하면 헌금 주머니에 손만 넣었다가 빼는 성도들이 있겠는가. 우리 모두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돈만 내면 최고로 대우하는 일에만 신경을 곤두세우지 말고 어려움에 부닥친 성도들을 찾아서 도와주는 것이 교회가 할 일이다. 십일조와 헌금 걷는 데만 혈안이 돼 있으면, 로마 교황청에서 ‘죄가 면죄된다’면서 면죄부를 팔던 시대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목회는 고난의 길인데 그걸 모르고 찾아간다. 우리 같은 사람은 죽으면 죽으리라, 목숨 걸고 목회한다. 평생 직업으로 먹고살기 위해 목회하는 사람들 때문에 교회가 병들고 있다. 건물 짓고 건축헌금 때문에 오염되고 있다. 살아있는 말씀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지 교회 늘리는 게 중요한 일이 아니다. 간증하고 나면 온갖 책과 CD를 사는 것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노숙자에게 따뜻한 밥을 해주고 싶어 하는 애틋함에 정감이 느껴지고, 인자한 모습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목회자 중에는 아무런 노력도 없이 노숙자로 지내는 사람들이나 거지들을 절대로 도와줘서는 안 된다고 고집하는 분들도 있다. 사회 곳곳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소외된 사람들을 많이 껴안기 바란다. 개척교회는 언제쯤 열고, 마지막으로 사회에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누군들 노숙자나 거지가 되고 싶겠는가. 가진 사람들이 조금씩 도움을 준다면 어두운 둥지에서 외롭게 지내는 사람들이 적어질 것이다. 기업이나 단체에서도 봉사한다고 돈만 갖다 주지 말고 우리 같은 사람들을 초대해서 도구로 사용하길 바란다. 가정에서 빗나가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 선도해달라고 부모들한테도 많이 연락이 온다. 나처럼 아주 못된 사람에게 사명을 줄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시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 변한다. 하나님이 함께하면 어떤 고난도 헤쳐나갈 수 있고, 새사람으로 이끌어 주신다. 개척교회는 10월 말경이나 11월에 열 것 같다. 하나님을 믿으니 가정에 평화가 가득하다. 밖에 나가 있어도 모든 일이 잘된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 하나님에게 의탁하고 의지하면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하나님이 내 인생을 밝혀주는 등불이라고 생각하면 두려울 것이 없다. 어려운 가운데 성령의 힘으로 개척교회를 잘 이끌어서 사회에 희망의 등불을 가득 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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