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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초콜릿보다 안중근

[=아시아뉴스통신] 김종혁기자 송고시간 2015-02-13 21:57


  발렌타인데이로 알려진 2월14일은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가 이토오 희로부미를 저격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뜻 깊은 날이다./아시아뉴스통신DB
 
 제주에서 올라온 한라봉들이 손님을 맞이하던 충북 청주의 한 대형마트 입구가 온통 초콜릿으로 가득하다.


 대형마트 뿐 아니라 동네 제과점, 수퍼, 문구점, 양과자점들이 펄럭이는 깃발을 내세우며 어린 학생과 청춘들을 유혹하는 발렌타인데이다. 


 2월 14일은 그리스도교의 성인 발렌티노(Valentinus, 밸런타인)의 축일로 영·미를 중심으로 연인들이 카드나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이 초콜릿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인식돼 성행하고 있으며 11월11일에 치러지는 긴 과자의 날과 더불어 청춘들의 명절화가 되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이날은 지난 1958년 일본 제과회사 모리나가(森永)사가 여성이 남성에게 자유로이 사랑을 고백하자는 상술 캠페인을 벌이면서 우리나라에 전래됐다.


 그러나 바로 이날은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가 지난 1910년 2월14일 오전 10시 여순관동도독부 지방법원에서 민족의 원흉 이토오 히로부미를 저격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은 날이다.


 이렇게 일본은 광복이후에도 초콜릿을 이용한 상술로 안중근 의사의 추모일을 희석시켜 왔다. 기가 막힌 일이다.


 광복 70년을 맞이하는 올해 아직까지도 우리사회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무엇하나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친일의 잔재에서 허덕이며 저급한 자본의 상술에 노예처럼 끌려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기성세대는 물론 청년층의 역사 인식이 점점 희박해져 간다. 하루 세끼 밥만 먹을 수 있으면 원이 없을 것 같은 아픈 시대를 이겨냈다면 이제 그동안 미처 챙기지 못했던 사람이 지녀야할 기본적인 인성과 바른 역사 인식을 챙겨야 한다.


 그 이름과 존재만으로도 아름다운 청춘의 가슴에 울분을 심자는 말이 아니다. 설레이는 사랑의 마음과 함께 나고 자란 자기의 부모와 그 부모의 부모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인식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곧 바른 역사관이다.


 안중근 의사가 일인들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에게 보낸 편지는 볼때마다 가슴이 져려온다.


 조마리아 여사는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중략”며 아들에게 수의를 지어 보냈다.


 안중근 의사는 그해 3월26일 대한의 독립을 꿈꾸며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청주 흥덕초등학교는 13일 안중근 의사 추모 행사를 가졌다. 흥덕초는 지난해부터 2월14일에 추모제를 지내왔으며 올해는 주말로 인해 이날 치러졌다. 뜻 깊은 일이 아닐수 없다.


 이제 2월14일은 일본의 상술에 동참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를 추모해야 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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