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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살로 이어지는 학교폭력과 학업스트레스

[인천=아시아뉴스통신] 김선근기자 송고시간 2015-05-28 23:57

인천남동경찰서 정각지구대 경장 백호열
 인천남동경찰서 정각지구대 경장 백호열.(사진제공=인천남동경찰서)

 한국자살예방센터가 최근 3개월간 진행한 청소년자살 관련 상담 중 위험군으로 분류된 사례 35건을 분석한 결과 10대 학생들은 학교폭력과 학업스트레스 등으로 자살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처한 괴로운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해를 선택한 학생들도 많았다고 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청소년 자살은 10대가 겪고 있는 고통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자살은 수년째 10대의 사망원인 1위이며, 2013년 사망원인통계에따르면 10만명당 9.2명꼴로 10~19세 청소년 208명이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이보다 더 암울한 통계는 도전 정신으로 미래를 개척해나가야 할 한국청소년들 대다수가 평소 자살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6~7월 실시한 ‘2014아동청소년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 3명 중 1명의 비율로 자살을 생각하며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런 학생들은 10대 특유의 충동적 성향으로 성인이라면 술 한 잔 먹고 털어버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일반 성인의 경우 자살을 유발하는 감정은 주로 절망감으로 현재의 부정적 상황이 더 이상 나아질 수 없다는 비관적 인식이 자살을 선택하게 만든다.

 그러나 10대는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문제와 직면했을 때 나오는 극단적 공포나 분노에 이끌려 자살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차이가 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인천의 한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주일 전 PC방에 다닌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혼이 났던 그 학생은 이날도 몰래PC방에서 놀다가 발각된 뒤 두려움을 느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해 1월 대구에서 온라인 게임을 오래한다고 꾸중을 들은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사건이 있었다.

 두 사건 모두 유서는 발견되지 않아 충동적으로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10대는 마치 럭비공처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극단적 선택을 하며 이는 어렵고 막다른 상황에 다다르면 자살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또래 집단의 동조현상도 10대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친구들과 자살얘기를 하다가 동반 자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1월에는 서로 다른 중학교에 진학했던 여학생 5명이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고민을 나누다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동반자살을 기도했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술을 나눠 마시고 자살을 하려 했지만 다행이 마지막 순간에 일부가 마음을 바꿔 참극을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이들 학생을 상담했던 이도연 한국청소년 자살예방협회장은 학생들이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고 이를 해소하지 못한 채 집단적 우울증에 빠져 자살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사용하려 한 사례라면서 10대들이 스마트폰 메신저나 SNS를 통해 나누는 이야기는 교사나 부모 등이 쉽게 알아차릴 수 없어 선제적 예방이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살 위험군 학생들에게는 부모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그런데도 2014아동청소년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답변한 학생 중 절반 가까이는 학교 성적 때문에 부모와 갈등하고 있다고 하소연했으며, 가정에서 위안을 찾지못하고 오히려 가족 갈등으로 괴로워하는 청소년도 많았다고 한다.

 청소년 자살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할 가정이 오히려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가정의 비극이다.

 이 협회장은 자녀들이 자살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면 윽박지르고 무시하는 부모들이 있다며 아무리 사소해보여도 자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행동 하나만으로도 자녀를 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청소년 자살은 성인과 달리 예방 활동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미디어가 10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자살을 언급하거나 다룰 때 깊은 고민이 필요하며 ,자살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자살을 묘사하는 방식을 지양할 필요가 있으며 유명 연예인이 아무 생각 없이 슬럼프를 겪을 때 자살도 생각했다고 한 발언도 10대의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미디어뿐만 아니라 물리적 환경도 중요하다.

 쉽게 접근 가능한 자살수단에 대해서는 사회적 통제가 필요하며 그 예로 지하철 투신을 획기적으로 줄인 스크린도어 설치는 자살수단 통제의 좋은 예이다.

 그러나 섬세하지 않은 자살수단 통제는 오히려 자살 충동을 자극할 수 있다며 생명의 다리 캠페인 생명의 전화 설치 등 다양한 자살예방 대책을 펼치고 잇는 마포대교에서 투신 시도가 오히려 늘어난 현상이 그런 예일 것이다.

 다양한 자살예방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마포대교가 아이러니하게도 자살명소로 알려지게 된 건 자살예방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상적인 방식은 지역학생들에 대한 주민들의 깊은 관심이며, 학생들이 건물 옥상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자물쇠를 설치하는 식의 일차원적 통제가 아니라 지역주민이 관심을 가지고 눈에 띄는 학생에게 말을 걸고 위기 상황때 도움을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부작용이 없는 방식일 것이다.

 의견 위기상황 때 아무리 말을 걸도 설득시켜도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결국 다시 자살시도를 하게 되어 단순히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보다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자살을 막는 길일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노력을 해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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