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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간접광고계의 히트 메이커”…대한민국 PPL No.1 최충훈 대표

[=아시아뉴스통신] 박혜성기자 송고시간 2015-08-03 17:51

”바보같아 보여도 정도(正道)를 걸으면 진심을 알아줄 것”
 우리나라 PPL 최고 1인자 최충훈 대표를 만나봤다.(사진제공=어지니스)

 뽕뜨락 피자 직원인 "왕가네 식구들" 왕돈,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즐겨 먹었던 "굿닥터" 차윤서 선생, 본죽 알바생 "꽃보다 남자" 금잔디.
 
 이렇듯 드라마 등 방송 콘텐츠 속에서 특정 상품을 간접적으로 노출시키는 홍보 수단인 "PPL"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의 일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뿌리내렸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나라 PPL의 대부분이 특정 인물 한 사람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각시탈", "아름다운 그대에게", "후아유 - 학교 2015", "왕가네 식구들" 등 한국인이라면 한번쯤 들어 봤을 유명 드라마들의 흥행 뒤에는 항상 이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올해 상반기 KBS에서 나온 모든 드라마가 다 나를 거쳤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이 사람은 바로 드라마 마케팅 전문기업 "어지니스"의 총괄 마케팅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최충훈 대표다.
 
 최 대표는 드라마를 직접 제작하는 PD가 아니다 보니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 분야에선 이미 자타 공인 일인자로 통한다. 커리어에 대한 자부심이 확고한 만큼 그의 인상은 온화하면서도 단단한 느낌이었다.

 최충훈 대표가 히트시킨 대표적 드라마 PPL 사례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왕가네 식구들, 굿닥터, 왔다 장보리, 꽃보다 남자.(사진제공=어지니스)
 
 그가 방송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부터였다. 카메라 보조, 소품 보조 등의 알바로 방송계에 첫 발을 내디딘 그는 방송에 대해 알면 알수록 향후 PPL이 유망 분야로 떠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그렇게 그는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혼자 미국의 사례들을 공부하며 마케팅 분야에 뛰어들었다.
 
 지금이야 PPL이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매김 했지만, 최 대표가 처음 마케팅 일을 할 당시만 해도 PPL은 생소한 개념이었다.
 
 더욱이 제품 노출과 기업 홍보에 대한 연출자들의 부정적 인식 탓에 마케팅 사업자들은 좋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간접광고법이 시행되고 그간 음지에 있던 PPL이 합법화 되면서 상황은 변해갔다. PPL에 대한 방송계의 인식이 바뀜에 따라, 초창기에만 해도 많아봐야 1년에 2편 정도의 작품을 담당하던 그가 이제는 무려 6개 작품을 동시에 관리할 만큼 드라마 제작 분야의 핵심인물로 떠올랐다.
 
 시대의 흐름을 잘 따라가며 열정을 쏟아부었더니 자연스럽게 성공의 자리에까지 올라가게 된 것이다.
    
 최 대표의 직함인 마케팅PD는 방송인인 동시에 광고인이기도 한 독특한 직업이다.
 
 만약 여기서 방송에 치중하면 제작 프로듀서가 되고, 광고에 치중하면 광고 대행업자가 된다. 그렇기에 이 둘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드라마의 매출 증대를 도모하면서도 심의에 저촉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제품 노출 빈도가 낮으면 광고주를 만족시킬 수 없게 되고, 반대로 노출이 과할 경우 작품을 훼손시키거나 심의에 걸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만큼 철저한 연구와 끊임없는 자기개발이 필요하다.
 
 최 대표는 이미 업계 정상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들을 끊임없이 계속 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방송은 항상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예측할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최 대표는 "방송일은 수 많은 벽에 부딪치게 되는 힘든 분야"라며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힘든 기간을 잘 이겨내면서 경험과 인맥 등을 잘 쌓는다면 누구나 유능한 마케팅PD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물론 성공한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 최충훈 대표 역시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일과 함께 대리운전이라도 병행해야 하나 고민할 만큼 힘겨운 나날을 보내면서도 열정을 불태우며 역경을 돌파해냈다.
 
 얼마나 열심히 일했던지 16부작 드라마 안에 무려 80여번의 PPL을 소화시킨 적도 있었다.
 
 성공한 후에도 어려움은 끊이지 않았다. 마케팅 분야는 드라마의 손익분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지만 정작 겉으로 드러나지 않다보니 알아주지 않고 소외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연말 시상식 등의 행사에서도 마케팅은 제작 분야에 비해 기여한 만큼의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마케팅PD들은 매번 시상식을 볼 때마다 자신들끼리 상을 주며 자축하곤 한다고 최 대표는 전했다.
 
 그런 와중에 최충훈 대표는 올해 초 KBS로부터 공로상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는 "지금까지 고생한 것들이 다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며 "앞으로 다른 마케팅PD들에 대한 대우도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최충훈 대표는 과거 어려웠던 시절을 이겨내고 모두에게 인정받는 자리에 섰다.(사진제공=어지니스)
 
 한편 그는 최근 들어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다보니 PPL분야도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과거 기업들은 문화 콘텐츠에 대한 기여를 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고, 좋은 콘텐츠에 기업 이름이 자막으로 나오는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간접광고가 합법화되고 제품 노출이 많아지다 보니 기업들이 서로 자사 제품 노출에 더 많은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극 중 제품 노출이 어려운 사극이나 시대극 등의 작품은 예전에 비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울러 모험보단 안정적인 광고 효과를 선호하는 대기업들의 PPL 참여 저조 또한 고질적인 어려움으로 꼽힌다.
 
 이러한 상황의 타개책으로 최 대표는 중국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최근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중국이 한국 드라마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중국의 기업들을 유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자 표기 등의 문제로 아직까지는 거부반응이 있는 편이지만 중국 가이드 역할의 캐릭터를 투입 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 대표는 "장차 중국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찬을 성사시키면 침체된 국내 시장에도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충훈 대표는 성공비결을 묻는 질문에 "바보같아 보일 정도의 정직함"을 꼽았다.(사진제공=어지니스)

 최 대표가 PPL 분야에 갓 진출한 초창기 시절,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이 하나 있었다.
 
 어렵게 모 대기업의 핸드폰 광고를 성사시켰는데 방송에서 연출자가 CG 처리를 해버린 것이다.
 
 카드빚에 허덕일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최 대표는 방송을 본 후 바로 협찬사에 전화를 걸어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입금을 하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사실 최 대표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큰 액수의 계약금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그는 철저히 원칙대로 일을 처리했다.
 
 오히려 협찬사 관계자가 최 대표에게 "당신같은 바보는 처음 본다"라고 할 정도였다.
 
 비록 어렵게 성사한 계약을 돈 한푼 받지 못하고 끝내느라 생활은 더 힘들어졌지만 최 대표는 후회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바보같아 보여도 정도를 걸으면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이다.
 
 그는 "그때의 그 "바보" 소리가 약이 됐던 것 같다"며 "그 일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최 대표는 "협찬사 관계자의 그 말이 나를 지금까지 오게 만든 초석이 됐다"면서 "지금도 그 마음을 가지고 일을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다른 분야에 한눈 팔지 않고 계속 이 분야를 지키며 정직하게 일을 해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성공한 사람은 많지만 존경할만한 사람은 그리 많이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정직과 초심으로 한결같이 자기 분야를 지키는 최충훈 대표는 절로 존경심이 들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앞으로도 PPL분야의 새로운 성공신화를 써나갈 최충훈 대표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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