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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서병수 부산시장 “동남권신공항 입지선정, 비행기가 산으로 가는 일은 막아야”

[부산=아시아뉴스통신] 이시경기자 송고시간 2016-06-20 16:44

서병수 부산시장./아시아뉴스통신 DB
반갑습니다, 부산광역시장입니다.

신공항 입지 결과 발표를 목전에 둔 시점입니다만, 모든 관심과 초점이 국가발전이라는 큰 틀보다는 지역 간의 갈등만 부각하고,?왜곡된 정치적 이해관계로만 바라보는 안타까운 상황에서,?더 이상 시민의 뜻이 왜곡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를 자청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애초 김해공항 이용객 포화와 불안전성, 소음 문제를 해결하자고 시작한 신공항입니다.

그래서 한결 같은 입지요건이 “안전하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공항”이었습니다.

‘돗대산 트라우마’를 쉽게 지울 수 없는 부산시민들에게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이기도 합니다.

왜 수만 명의 시민들이 촛불로써 염원하고, 한 목소리로 외치겠습니까?

“주면 고맙고, 안주면 서운할 뿐인” 선물이 아닌 20년 묵은 숙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인식으로 출발한 신공항 문제가 지역 이기주의의 산물로 전락하고,?지방공항 하나 짓는 일쯤으로 폄하되는가 하면, ?급기야는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그야말로 폭발하기 직전의 힘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신공항은 정치논리와 이해득실로서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짓자고 하는 신공항은?인구 5천만·국민소득 3만불,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경쟁력을 지탱하고,?하나뿐인 인천공항을 보완할 제2의 국가 허브공항을 짓자는 것입니다.

또 철도와 항만, 항공이 결합하는 트라이포트(Tri-Port) 완성을 통해?대한민국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정치적 흥정과 지역안배의 명분이 끼어들 일도, 유치 경쟁을 벌일 일도 아닙니다.

모든 논란의 중심에 선 입지평가 용역 역시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고 있다는 의혹을 씻어내야만 합니다.

“높은 산봉우리도 잘 피하면 문제없다”는 항공학적 검토의 적용 여부,?‘첩첩산중 공항’을 검토하면서도 고정 장애물이 개별평가 항목에서 빠진 점에?대해 저와 부산시민은 강력하게 정부에 해명을 요구했지만,?어떤 명쾌한 대답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안전한 공항 만들자면서 ‘안전성의 핵심 잣대’를 송두리째 뭉그러트릴 수가 있습니까?

이는 결국 이번 용역이 특정 지역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반증이나 다름없습니다.

만일, 신뢰를 상실한 용역의 결과를 부산 시민이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생각이라면 지역 민심을 외면하는 안이한 발상이자, 명백한 직무유기입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극한의 대립과 갈등을 슬기롭게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대로 가서는, 영원히 치유할 수 없는 심각한 상처를 피할 방도가 없습니다.

‘모 아니면 도’식의 구도로는 영남권 분열이라는 파국적인 후폭풍은 물론이고,?신공항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도 결코 불가능합니다.

더 답답한 것은 그 누구도 선뜻 나서서 해법을 찾으려고 조차 하지 않는?‘진지한 고민의 실종’입니다.

어찌 국가백년대계를 일개 용역사에게만 일임할 수 있습니까?

신공항의 최종적인 결정과 책임은 바로 대한민국 정부에게 있습니다.?합리적 의사 결정과 함께 정부의 갈등조정 능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저는 그동안 김해공항을 존치하고, 활주로 1본의 가덕 신공항과 대구·경북이 필요로 하는 지역공항을 건설하자는 ‘상생방안’을 줄기차게 말씀드렸습니다.

이는 당초 정부 추산 건설비용 12조원 가운데 6조원을 가덕신공항에 투입하고,?나머지를 대구 군공항 이전과 대경권 공항 건설에 투입하자는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민자를 유치하고, 부산시민이 직접 나서서 부담을 분담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가 재정을 효율적으로 쓰면서, ‘대구?경북과 부산, 울산, 경남이 모두 살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어찌 이것을 부산이 불리해서 들고 왔겠습니까?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해결의 모범선례를 남기면서, 사반세기를 끌어온 신공항 문제를 이참에 말끔하게 털어버릴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民資(민자)를 통해서라도 신공항을 지으려고 했겠습니까?

‘지방공항 무용론’과 ‘국민혈세 낭비론’의 편견을 극복하는 데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까?

국내선, 국제선을 불문하고 발 디딜 틈 없이 미어터지면서, 날씨가 조금만 안 좋으면 착륙도 못하고 되돌아가는 것이 바로 국제공항인 김해공항의 민낯입니다. 북측 진입로를 가로막고 있는 산과 밀집된 민가 때문에 확장도 불가능합니다.?또 다시 무산돼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지자체가 공항정책을 주도할 수 없는 제도적 족쇄 때문에 해외 유수의 투자자들이 충분한 경제성을 자신하면서 제안해 온 신공항을 ‘상상 속에서만 지어보는 현실’이 갑갑하고 아쉽기만 합니다.

지금 부산시민들은?“우리 공항 우리가 이전하겠다는데, 무슨 말들이 그리 많냐”고들 합니다. 이 아우성이 바로 부산시민들의 솔직한 심정이고, 마지막 자존심입니다.

국가 경쟁력과 경제성만을 따르고, 신공항의 역사를 분명히 기억하는 한 사방이 확 트이고 소음걱정 없는, ‘24시간 안전한 공항’일 수밖에 없습니다.

편협한 억지 논리와 단편적 백지화 주장은 이제 멈춰야 합니다.?무책임한 정치공세로 ‘비행기가 산으로 가는 일’도 막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국가 미래의 큰 하늘 길을 여느냐 마느냐’의 중차대한 분수령입니다.?여러분께서 직접 ‘매서운 감시자’로서 냉철하고 객관적 판단을 이끌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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